지난 1월의 정기검진 중, 혈액에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5 ng/mL로 나타났다.
서둘러 pet-CT를 찍어보았더니 한 쪽 겨드랑이와 전립선 양 쪽에서 발암 소견이 나왔다.
혈액종양과에서, 겨드랑이 쪽은 악성림프종이 재발한 거고 전립선 쪽은 새로운 암이 병발한 것 같다며 일단, 비뇨기과부터 먼저 가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발에 따른 후속조처는 몇 개월 정도 더 지켜본 후에 할 건지 말 건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다른 림프종 4기 환자들에게는 대부분, 조혈모세포이식과 같은 근치적인 치료를 권장하는 추세인데 반하여, 나에게는 그에 대해, 주치의가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다.
나 역시, 그 이유를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물어보지도 않는다.
오늘 아침, 전립선암 확진을 위한 조직검사 결과를 보러 병원에 갔더니 ‘암이 틀림없다.’고 한다.
한 개도 지긋지긋한데......
그 별을 이제, 두 개나 달게 됐다.
혈액종양과와 마찬가지로, 비뇨기과에서도 '방사선 조사나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미, 그보다 더 치명적인 지병이 있기 때문에 완치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암이 빨리 진행되지 않게, 약물투여와 같은 제한적인 치료만 해도 5년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성생활이 불가능해 지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요법을 굳이 감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지병이 향후, 5년 이상 가지 않는다는 것 아니냐?”
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냥 담담히, ‘그럴 것이다.’라고만 했다.
사람의 일생을 24시로 잡고, 주치의의 견해를 그대로 대입한다면 지금, 나의 생명시간은 몇 시 몇 분에 와 있는 것일까?
앞으로 5년을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 시각은 10시 10분이고, 날수로는 1,800여일이다.
그렇지만 지병(악성림프종)이 있어 아마, 그보다는 더 빨리 끝날 것이다.
설사 좀 더 산다 해도, 스스로 거동을 못할 기간을 제외하면 아무리 희망적으로 보아도, 11시는 이미 넘긴 것 같다.
'기껏, 한 시간도 남지 않은 나의 마지막 삶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이것이 오늘, 내가 온종일 붙들고 씨름하는 화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