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그 옛말을 이제는 바꿔야 할 듯 싶습니다.
[착한 일을 하면 멍청이바보쪼다 소리 듣고 돈도 뜯긴다]로 말입니다..-_-;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퇴근하고 약속이 있어 백화점 근처로 가던 길-
앞 쪽에 어떤 남자가 서성대고 있었는데,
뒷모습이 꼭 우리 중1짜리 제자랑 비슷해서 그 녀석 형인가...하고 슬쩍 보고 지나가려는데...
말을 걸더군요.
"저기...(첨엔 도를 아십니까인줄 알았죠;;) 고속터미널 가려면 어디로 가야돼요?"
"아..(휴...다행) 이쪽으로 주욱 가셔서 병원 보이시죠? 거기서 오른쪽 방향으로 다시 주욱 가시다보면 보일거에요; 버스들 많이 들어가니까 금방 찾으실거에요~"
"아...고맙습니다...저기 근데...."
하고 뒤에 이어진 그 남자의 말...-_-
젠장;; 들어주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하지만 정말..들으면 들을 수록...저는 그 남자의 말에 홀라당..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사연인즉, 자기가 프리랜서인데, 부산에서 혼자 전주로 사진을 찍으러 왔는데, 어쩌다가 카메라랑 지갑이 든 가방을 잃어버려서, 핸드폰도 배터리가 다 나간 상태고, 수중엔 돈도 없고, 해서 나더러 부산까지 가는 차비만 어케 도와줄 수 없냐는 거였지요.
후덜덜.
마산까지 가는 버스비가 15000-16000원인데;; 부산이면 그 이상이라는 얘기...-_-;;
결국....
저는 생판 모르는 총각을 도와준답시고 지갑에서 이만 이천원을 꺼내 주었답니다.
전주에서 엊그제까지 소리축제를 했으니..한참 먼 외지에서 왔을 가능성도 있겠다 싶었고,
그 총각 말투도 이 쪽 말투가 아니었던데다가,
어디 외지 가서 어려운 일 생긴 사람을 모르는 척 하고 지나가자니 있는 듯 없는 듯 한 양심에도 찔렸기에....결국....-_-;
그러곤 그 총각이 낼 열 한 시 반쯤 전화할테니 연락처를 가르쳐달래서 친절하게 손바닥에 볼펜으로 번호를 적어주고 왔지요.
사실 낼름 돈 건네주고 터미널 위치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딱........뒤돌아서서 오는데 드는 생각;
.........................과연 전화가 올까? 나 이거 떼먹히는거 아닐까?-_-;
막상 도와준답시고 돈을 건넬 때는;;
아 나 착한 일 하는구나;; 분명 복받을거야...나름 만족스러워 했는데..
이게.....
멀어져 가는 그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니....어쩐지......
'적선해줘서 고마워...이젠 쌩...이젠 쌩......이젠 쌩.................' 하고 자꾸 환청이 들려와서.......
후딱 잊어버리기로 했습니다.
'뭐 날 새고 보면 알겠지;'하는 생각으로 말이죠...
돌려 받으면 좋은 일 하고 좋은 기분 드는거고,
연락 없이 못 돌려 받으면..................
우씽;ㅁ;;;;;;;;;;;
두번다시 길바닥에서 누가 도와달래면 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 아는 척도 안하고 도망가버릴테다!!!!;ㅁ;
라고 맘 먹었습니다.
그...그런데....
약속한 시간이 지났는데...아무 연락이 없군요-_-;
생각해보니 옛날에도 요 비슷한 일을 톡에서 읽었던 듯 한데....
이거...제가 순진하고 멍충하게 쌩판 모르는 사람한테 돈 뜯긴거 맞죠?ㅠ.ㅠ
아...정말....
착한 일 하면 복받는다는 거 다 뻥인가봅니다...
착한 일 하려고 해봐야 이런 식으로 당하는건가요....ㅠ.ㅠ
이젠 길바닥에서 누가 말 걸면 무조건 도망부터 갈랍니다........
한참 먼 외지사람이래도, 아니, 어디 외국인이 와서 헬프미 헬프미 외쳐도....
앞으론 절대절대 도와주지 않을겁니다....흑....
전주 분들 혹시...
멀쩡하게 생긴 총각이 와서 부산 가야된다고 돈 빌려달라고 하면..
절대 믿지 말아버리세요....사기꾼인겁니다...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