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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지금알았습니다.

형아 |2010.02.11 17:02
조회 15,520 |추천 32

뭐 다른건 각설하고

군복무중 저희아버지께서는 암투병중이셨죠

 

그리고 제가 전역한후 한달남짓만에

 

저희 가족곁을 떠나시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남짓 지났네요

 

집에서 여러가지로 몸을 추스리고 있던중

 

저보다 조금 나이가 많으신(중고등 애들이 있는)분들과

 

술자리를 몇번 갖게 되었습니다.

 

그 술자리에서 빼놓지 않고 나오는 얘기가

 

그분들의 자제분 애기가 나오곤 했죠

 

아무리 사고를 치고 뭐를 해도 결론은

 

좋은 아들 좋은 딸이다

 

자랑을 하시곤 하시지요.

 

그러던중 문득 한가지 기억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몇년전 집에 일이 있어서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가

 

있었는데 제가 일때문에 조금 늦게 참석하게 되었고

 

그러던중 제또래에 친척동생 하나가

 

동생曰 : "오빠 큰아빠가 술드시고 오빠 자랑 얼마나 하는줄 알어?

            우리 아들은 어쩌고저쩌고(쑥쓰러워서 쓰기 뭐하네요;;) 좋겠다?ㅋㅋ"

 

저曰 : "그래? 아빠가 그럴사람이 아닌디-_- 이상하네;;술 많이 드셨나?"

 

하던 기억이 나는것입니다.

 

그리고 속으로

 

"우리 아빠도 이렇게 친구분들 모인 자리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 자랑 많이 했겠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잘난 아들이 아닙니다.

 

학생시절 공부를 엄청 잘한것도 아니였고,

 

친구들과 사고만 치고 다니고,

 

명문대학교를 간것도 아니였고,

 

그렇다고 군대가기전에 대기업에 취직한것도 아니였고,

 

그저 평범한 아들이였고

 

저희 아버지는 저에게는 칭찬같은거 인색하셨지만,

 

다른분들에게는 제 자랑을 하시고 다녔겠지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끝자락까지

 

잘나지 못한 못난 아들로 기억하시고 떠나신걸

 

이제알았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비록

 

열심히 살며 진짜 잘난 아들이 되기위해 노력하는

 

제모습을 이제는 옆에서 못보시고 하늘에서 남아

 

지켜봐주시겠지만,

 

저두 언제가는 제 인생에 끝짜락에 서있을때

 

"아빠! 아니... 아버지 나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서

 이정도까지 와써 이정도면 아빠아들 자랑스럽지?"

 

라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을때를 위해

 

이제는 제앞에 있는 길을 열심히 걸어 보려 합니다.

 

 

이제 명절인 설도 다가오고 하다보니

 

혼자 생각에 잠겨

 

죄송한 마음도 느끼고,

 

열심히 살아겠다는 힘도 얻은거 같습니다.

 

 

가족들과의 정말 소종한 시간임을 잊지 마시고

 

즐거운 명절되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 또는

 

한 아버지의 아들 딸이신 분들

 

뒤에는 언제나 표현은 안하지만

 

항상 여러분들 응원하고 계시다는걸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떠나신 후에 알고나니 너무 많이 늦었네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음... 오늘 네이트온알림으로 간판톡이 됬다는 알림을 보고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머지...했는데 제목이 변경되서 올라갔네요

뭐 어찌됬던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좋은 말해주신거

감사드립니다.

 

지인분께서 말씀해 주셨죠.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일을 넌 조금 빨리 겪은거 뿐이라고"

그때는 약간 섭섭한 말처럼 들렸지만

지금 리플들을 보니깐 저같은 분들이 많은걸 보니

이게 사람 사는 인생인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모두들 저같은 실수 안하시길 바랍니다

 

 

 

 

번외로

오늘 명절 마지막날

 

친척들을 다 보내고 집에 있는대

 

왠지 기분이 씁쓸해서 술한잔이 먹고 싶어

 

티비를 보면서 혼자 맥주를 먹으면 생각해보니깐

 

이제 성인이 되어서 아버지랑

 

부자지간으로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술한잔 할 수 있는 것인대

 

아버지가 제가 20살때 암에 걸리셨기때문에

 

해보지 못한게 많이 아쉬워 지더군요

 

그러면서 문득 아빠가 그리워져서

 

아빠사진을 찾던중에 아빠랑 최근에 같이 찍은거라곤

 

고등학교때 찍은 가족사진밖에 없더군요

 

그리고 작년에 제가 휴가 나왔을때

 

가족셋이서 안면도 꽃박람회를 갔드래죠

 

아빠가 자꾸 같이 사진 찍자고 했는데

 

군인이다 보니 머리도 짧고 얼굴도 검고 해서

 

계속 싫다고 하면서 안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한숨이 푹~ 쉬어 지더군요...

 

정말 왜그랬을까요...

 

이렇게 빨리 떠나실줄 알았다면

 

안그래는데...휴...

 

그때 어리석었던 제가 많이 한심해 지네요.

 

그래서

 

조만간 어머니랑 사진한장 찍으러 갈려고 합니다.

 

 

 

 

추천수32
반대수0
베플아흐|2010.02.11 17:05
멋지다 ㄱㄱㅆ
베플........|2010.02.14 10:10
요세아이들은 아버지가 다 지친구고 무시하고 용돈타먹는 기계인줄알지... 있을때 잘하라고..
베플자일|2010.02.15 16:47
죽지도 않을것처럼 살더니 살지도 않은것처럼 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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