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판은 읽기만 했는데, 읽다보면 알바얘기가 많이 나오더군요-
저도 편의점 알바를 미친듯이 오래하던 시절이 있어서
편의점 알바얘기 써놓으시는 분들 판을 읽다보면,
공감도 되고, 재미있기도 하고 해서
저도 그 시절 여러가지 에피소드들 함 써봐요-
1.
"물 좀 마실 수 있나?" / "여긴 뜨거운 물밖에 안나와요?" / "물 한 잔만 주실수 있으세요?"
컵라면 드시면서 물 찾으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으신데요..
죄송한 맘이 들기도 했지만 저는 항상 딱 잘라서 거절하곤 했습니다.
개념없다, 물 한잔 주는게 뭐가 어렵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 편의점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물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 음료수는 겁나게 많습...
- 그렇지만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2.
- 비엔나 소세지 안의 방부제 안 빼고 전자렌지 돌리고선,
방부제 터져서 못 먹는다면서 환불 요청하셨던 분,
술을 좀 드셨지만, 그렇다고 욕까지 할 필요까지야..
제 잘못도 아닌데 어쩌라는...뜨거운물에 씻어드시던가....
(손님과실이라서 환불 안됩니다라고 말했다가 그 소세지로 얻어 맞았음..
ㅠ.ㅠ 흑흑흑 냉큼 교환해드림.)
- 요거트 맛보고선, 이거 쉬었다며 환불 요청하셨던 분,
(이건 원래 맛이 시큼......하지만 무안해하실까봐 교환해드렸습니다.)
- 고가로 보이는 카메라 가져와서 배터리가 필요하다며 로케트 밧데리 4개들이
방전되었다고 3번이나 교환해가셨던 분,
아무래도 끝이 없을 듯하여 이번에 들어온 배터리들이 전부 불량인가 봅니다 하고선
마지막엔 환불해드렸지만... 소심해서 그때는 묻진 못하였지만...
아저씨.. 혹시 카메라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 밧데리 12개 몇달간 잘 사용했습니다..시계는 잘 가더군요..)
- 로또 복권은 교환이나 환불, 취소가 불가하오니, 가급적 신중하게 구입하셔야 하는데,
추첨일 지난 후에 번호가 마음에 안든다고 교환해달라고 하셨던 할아버지, 어쩔..
너무 화를 내셔서 결국 교환해드리긴 했지만, 평생 로또 1등 안되실겁니다.. 흥..
(취소해달라고 하시면 가끔 제가 그냥 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5천원짜리라도 되면 그야말로 올레-)
- 미친듯이 바쁜 퇴근시간대에 소주병 공병환불 해달라고 오셨던 분,
(공병환불을 아직도 하시는 분들 계시는구나에 약간 놀라고
밖에 나가서 자루보고 깜놀함. 세느라 허리 부러질뻔했...한 80여병 되었었죠..
환불하신돈으로 소주 사가시던데..건강을 위해서 조금만 드시와요-)
3.
- 맥주 2박스 샀으니 얼마에 맞춰달라며 가격 깎아달라고 했었던 중국인 손님들.
안된다고 하자, 서툰 한국말로 이 아가씨 장사할줄 모르는구만 안사요 안사 하시면서
맥주 두박스 얌전히 카운터에 올려놓고 나가버리신 아저씨..
편의점이란 곳이 원래 그렇습니다..
- 쓰레기 좀 버려달라며 카운터위에 쓰레기 곱게 올려놓으시는 분들,
저희 가게는 쓰레기통이 가게내부에 2개, 바깥에 2개씩 비치가 되어있습니다만..
친절한 저는 버려드립니다..
4.
- 맥주값이 비싸다며 맥주 집어던져서 깨뜨렸던 분. 진심 화났었습니다.
술은 좀 곱게 드시지... 거의 대부분의 상품에 튄 맥주 닦는라 정말.. ㅠ.ㅠ
새벽시간 몹시 피곤했는데, 맥주냄새가 진동해서 덕분에 기운내서 일하고 갔습니다...
- 어떤 여자분이 제 전화를 빌려쓰시고는 감사하다며 천원을 주시고 가셨는데,
(괜찮다고 안주셔도 된다고 분명 말했습니다..)
나중에 씩씩 거리며 전화한통에 천원이나 요구하냐며
뭐 이런 x 같은 경우가 다있냐고 소리지르시던 여자분 남친분..
진심 당황했습니다.
나중에 바깥에 내다보니 여자분한테 엄청 꾸사리 들으시는것 같던데.. ㅎ
- 물건 계산하려고 했더니,
누가 내 물건에 손대는거 싫다며 만지지말고 계산해달라고 하셨던 분. 진심 깜놀.
그런데 계산하기 전까지는 저희 물건이라는거...
- 교복입고와서 당당하게 담배달라고 했던 소년. 너의 용기가 부럽더구나...
- 음료수냉장고에서 소주한병 꺼내서 카운터까지 걸어오시는동안
원샷하고는 항상 빈병 계산해달라고 내밀던 아저씨.
요즘엔 안오시는 듯 하던데, 건강하신지..
- 빵이 어딨냐고 물으시길래, 저기 거울 맞은편에 있습니다 했더니
거울 속으로 걸어들어가려던 할아버지.
그 모습을 보고 멍하니 보고 있는데 한마디 하셨지요. "여긴 어떻게 들어가는거야?"
(0_0;; 글쎄 저도 모릅니다...)
5.
- 로또 한 십만원어치 사시면서, 천원짜리 한장 뽑아주시거나,
1등 되면 천만원은 아가씨 줄께 하셨던 분들.
천만원 받으면 머할까 진지하게 고민까지 했었다는;;
그나저나 우리가게는 대체 왜 1등이 안나오는거야- 몇년간 판 로또가 억은 되겠구만- 역시 로또 1등은 어렵습니다...
- 수고한다며 음료수 사주셨던 분들 감사합니다.
가끔 환불하고 다른것 먹기도 했습니다... 죄송... -_-;;;
- 가끔 돈 흘리고 안 찾으러 오시는 분들 감사했습니다.
일용한 양식이 되곤 했습니다.
- 인사 같이 받아주시거나 웃으면서 계산하셨던 모든 분들.. 행복하게 사실 겁니다~
쓰다보니 몹시 기네요... -_-;;; 재미없으셨던 분들 죄송..
이쯤에서 줄여야겠네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