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에 '산부인과 인턴의 평범한 하루'와
http://pann.nate.com/b201043075
'응급실 인턴의 평범한 하루'를 써서 톡이 되었던, 20대 중반의 남자 입니다.
http://pann.nate.com/b201126870
이번에 2-2부랄까, 3탄이랄까 뭐...아무튼
응급실의 저녁 9시 언저리 부터 이어서 써볼께요~
1부에 환자본게 고작 5시간 ^^;;,헐~
이제 퇴근까지 11시간 남았네요 ㅠㅠ
여러분들은 토요일 저녁 기분좋게 한잔 하시나요?, 뭐 저도 그랬죠 가끔은,~
신입생 여대생쯤으로 보이는 한분이 눈썹 위가 찟어졌는지, 손수건으로 누르면서 들어오네요. 옆에는 굉장히 미안한 표정의 남학생이 서있어요. 얼굴이 좀 벌게요.
'남자친구가 술먹고 때린건가' 싶은데, 또 그렇게 친해보이지도 않고... 상처를 보니 피부정도만 살짝 찢어졌나봐요, 상처도 반듯하고,다행히 큰 흉터가 남진 않을것으로 보이네요.^^. 어쩌다 다친건지 어쭈어 봤어요.
동아리 술자리에서 술마시는데, 친구가 기분좋다고 츄파춥스를 잔뜩사와서 하나씩 던졌는데, 취한김에 좀 세게 던졌는지 그거맞고 얼굴이 찢어졌다네요.. 헐...
순간'풉'할뻔 했지만, 웃지못하고 얼른 나가서 얕은 상처지만 성형외과에 콜 했습니다. 여자분의 얼굴은 소중하니까요~
시간도 아직 이른데, 술이 좀 과하게 되신 아저씨가, 머리를 붙들고 들어옵니다. 상처를 보니 두피 열상인데 깊진 않네요. 근데 아저씨가 돈이 없다고 그냥 꼬메달랍니다. (술드실돈은있고.^^;;,) 그래서 원무과 접수하셔야지 꼬메드린다고 하니깐.
의사x끼들이 아픈사람을 치료해야지, 돈받아 쳐먹을려고 한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잘꼬메드릴테니깐 접수하고 오세요.
->돈없어. 아픈사람치료해야 의사지, 돈에 환장해서 아픈사람 무시해~ X10...
뭐... 꼬메나 안꼬메나 저 돈받는거 하나 없지만, 딴환자도 봐야 되니 일단 꼬메드렸습니다. 갑자기 감사하다고 존댓말을 하시네요 ㅡㅡ;;
다시 원무과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낫지만, 전 그냥 환자 봤습니다.^^;; 원무과 직원분 죄송합니다 ^^;;
이러고 나니, 이건 뭐 데자뷰도 아니고 비슷한 나이때의 술마신 아저씨가 또 머리를 붙들고 들어오십니다. 다행히 접수는 하셨나 보내요. 머리 찢어진거 일일이 신경외과 부르기 미안해서, 제선에서 꼬메서 보내드립니다.
또 머리찢어진 환자 옵니다. 또 꼬매줍니다... 또올까요? 또 올꺼같습니다. 술먹고 넘어지는 분들이 그리 많나 봅니다.
원래 응급실에 있다보면 같은환자가 몰려올때가 있습니다. 농담같지만 전 낫에 손배인환자 5명 연속오는것도 실제 봤어요 ^^;
배아픈 아주머니가 오셨습니다. 괜찮을것 같았는데, 간수치와 황달수치가 약간 올라가 있네요.(AST/ALT 100/100, T.bil 1.5), 내과에 노티드립니다. 내과 전공의 선생님은 굉장히 무서워서, 증상, 현병력, 히스토리, 바이탈, 이학검사, 랩검사, 영상검사, 임프레션 까지 막히지 않고 노티드려야합니다. 그래도 대답못할꺼 되물어봐서 깨지기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깨지는거 하루이틀도 아니고... 아무튼 이환자분은 이후 시행한 CT에서 총담관돌증(CBD stone)이 있어서, 내과쪽으로 입원했나보네요. ERCP하시겠네요.
젊은 여자 환자가 남자친구랑 말싸움하다가 갑자기 숨쉬기 힘들고 손발이 뻣뻣해지며 돌아가는 증상으로 응급실 내원합니다. 일견 굉장히 무서워 보이지만,.. 괜찬을꺼라 생각하며, ABGA를 시행합니다. pH가 높네요. 과호흡증후군인것 같습니다. 수액달아주고 비닐봉지 입에대고, 그안에서 숨을 뱉었다 마셨다 하라고 시킵니다. 환자는 서서히 증상이 좋아진다고 하네요. 다행입니다.
이렇게 몇몇 환자분들 더보다 보니 12시...밥먹을 시간 입니다. ^ㅡ^ 헤헤
전 점심시간에 잠을 자므로 한끼를 더 먹어야 합니다.
피자, 치킨, 족발, 파전 같은류의 야식을 시키죠^^ 그나마 바쁠땐 시키지도 못하지만.ㅠ
환자비는틈을 타서 간호사선생님들이랑 다같이 모여서 사다리 타기를 합니다. 메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등이 2만원, 2등이 1만원 정도 선에서 마무리합니다.
아~ 오늘은 2등이 걸렸네요ㅠㅠ 하지만 제가 많~~이 먹을테니 괜찮습니다.^-^(어짜피 한달동안 돈쓸곳이라곤 야식비랑 바나나우유 값정도 밖엔 없어요...좋은건지 나쁜건지;;.)
야식을 기다리며 신나게 환자들은 봅니다^^참 친절한 의사로 보일꺼에요, 이땐.ㅋ
드디어 야식도착, 환자가 밀리면 돌아가면서 먹지만, 다행히 환자가 끊겼습니다^^
치킨에 피자~ 으흣~ 죽여줍니다 ^^b
맛있게 먹었으니, 또 환자봅니다. 젊은 여자환자 아랫배가 아프다고 왔습니다.
12시가 넘어서 온것보니, 많이 아프신것 같습니다.
눌러보니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군요. 땔때도 좀 아프고... 젊은 여자환자는 남자보다 의심할 병이 많습니다. 열거해보자면.....
-급성 충수돌기염(acute appendicitis)
-대장 게실염(colonic diverticulitis)
-복막주렁염(epiploic appendagits)
-골반염과 동반된 난소농양(PID with tuboovarian abscess)
정도가 Physical이 비슷할테고... Physical 이 좀 다르지만 가능한 범주를 넣으면.
-골반염(PID without tuboovarian abscess)
-난소낭종파열(Ovarian cyst rupture)
-난소낭종염전(Ovarian cyst torsion) 정도이겠네요.(더있나요? atypical ureter stone?)
어떻게 구분하냐면... 히스토리, 랩, 그리고 CT가 있으면 되겠네요.
Lab에서 WBC, neutrophil count, CRP가 올라가있고, CT상 충수돌기가, 1cm정도로 통통해져있고 물이차있고, 주변 지방이 지저분하네요. 많이 아프겠어요. 얼른 외과에 연락드려서 입원시켜야 겠네요.
그후 또 술마시고 쓰러져서 실려온 환자를 머리 꼬메로 들어갑니다.. 이분은 술때문에 별로 정신이 없으신데 상처가 x자 모양으로 찢어졌네요.. 뭐에 부딪히면 이렇게 되지는지...신경외과 콜할까 하다가.. 삼각형 하나 잘라네고 flap 모아다가 꼬멨습니다. 옆에서 도와준 응급구조사 선생님이 잘꼬멨다고 하니, 기분이 좀 좋습니다.^^ 그래도 이분 뇌 CT는 찍어봐야지 않나 싶습니다.
구급차 소리가 들립니다. 밤에 구급차 소리가 들리면 무섭습니다.ㅠㅠ. 딱 보기에 많이 아파보이는 중년 남자분이 침대체로 내립니다. 시골에 있는병원에서 환자 상태 않좋다고 그냥 쏜거 같은데... 환자는 술많이 드시는분으로 배가 많이 아프답니다. 췌장염이나 천공의심하에 환자를 보았는데... 동맥혈가스검사(ABGA)상 pH 6.9....헐...alcoholic ketoacidosis인가봅니다(맞나?). 보통사람은 ph 7.4정도, 7.1정도만 되도 목숨이 위태롤수 있다고 수년전 배운 기억이 납니다. 두말할거 없이 내과에 노티 합니다. 랩다안나왔을때 노티하면 왕창 깨지지만,.. 그래도 환자가 위중해 보여서 빨리 노티합니다. 내과 전공의 선생님 오시더니 전해질 교정하고, 중심정맥관(C-line) 삽관하고 ICU로 올라갑니다.
환자얘기 쓰다보니 참~~ 길군요... 머릿속환자는 아직도 많지만 그만 쓸께요.
이렇게
술마시고 유리창 쳐서 팔 찢어진 환자도 오고, 뺑소니 당한 환자, 술먹고 싸우다가 서로 진단서 끊겠다고 오는환자(근데 응급실에선 진단서 안끊어줍니다, 참고하시길.), 열나서 경기하면서 온아이... 정도 왔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6시쯤 해가뜨네요...(이땐 여름이라 해가 빨리떠요.)
환자가 끊긴틈을 타서 냉장고에서 우유하나 빼들고 나가 뜨는해를 보면서 마십니다.
이럴때 담배라도 하나 물어주면 제법 어울릴테니만, 제가 담배를 안피니, 패쓰~
휴 긴 밤이 지나갔구나...하는데... 구급차 싸이렌이 멀리서 들려옵니다...아...바밤바.
할아버지인데...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길, 갑자기 코를 심하게 골았답니다...아침에 깨워도 안일어 난답니다... 고혈압있냐니까, 있다고 합니다
뇌 CT를 시행하였습니다. 뇌실질출혈(ICH)과 거미막하출혈(SAH)이 있습니다. 고혈압성 뇌출혈인지, 실질내동맥류 파열인지 잘모르지만, 관계없습니다. 잽싸게 신경외과에 콜합니다. 별 이야기 필요없습니다. 큰 ICH와 Diffus SAH가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수술방 잡아야 할꺼 같습니다.
7시50분...이렇게.. 제 하루 근무가 끝났나 보네요.
오늘은 환자가 많은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왠지 몸이 찌뿌둥둥 하네요.
여담이지만, 응급실 간호사선생님들중 유명한 환타(환자가 많이 타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그런분들 다모이면 그날은 대박이죠(박샘, 이샘, 김샘 ㅋ 이거 보실라나?)
땅,불,바람,물,마음이 모이면, 캡틴플레닛이 오듯이... 박샘, 이샘, 김샘 이 근무 같이 하면 환자분들이 대박 밀려 옵니다. 그런날은 근무가 끝나면 왠지 눈물이 날꺼 같죠 ㅋㅋ
여담하나 더, 여긴 제가 본환자만 썻는데, 친구들 모여서 응급실돈얘기하는데 심했던 환자가 더 많더군요. 교통사고후 왔는데 팔이 뼈랑 근육은 끊어져있고 피부만 붙어서 흔들거리던 환자도 있었다고 하고요. 둥근 전기톱이 튀어, 얼굴에 밖혀서 온환자도 있었다고 하고, 배아프다고 들어오다가 갑자기 쓰러져 돌아가신 환자도 있었다하고(AAA rupture) 참...무섭다 싶은 환자도 많이 들었습니다. 다행이 제가 안만났나봐요. 아, 근처 고속도로에서 24중 추돌사고가 난적있는데 그땐 참... 힘들었다고 하더라구요.
8시, 이제 있는 환자를 자고온 친구한테 인계해주고...
편의점으로 으로 가서 빵하고 '바나나는 원래 노랗다'우유를 삽니다. 식당에 가도 되지만, 이상하게 일끝나면 밥맛이 별로 없어서...
빵을 먹고 여관으로 돌아가는길에 한번 '씨익'하고 웃습니다. 아마도 "오늘도 무사히~"이런 의미겠죠? ㅋ
들어가서 개운하게 샤워를 합니다^^~ 아~ 개운해 하며, 티비를 틀어요. 별로 볼껀없어요. 아침이라.
바로 누워도 졸릴테지만,
일->잠(기억안남)->일->잠(기억안남) x15 를 하면 왠지 한달동안 안쉬고 일만 한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지쳐요. 정신이.
그래서 뭔가 일이아닌, 다른기억을 중간에 넣어줄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티비를 좀 봅니다. 재미없습니다. 잠을 청합니다.
PM 3:40, 알람이 울립니다.
이상 글 마칠께요.^^
참, 이건 인턴때 여름이야기를 쓴것이구요. 전지금 레지던트입니다. 산부인과도 응급의학과 의사도 아닙니다~
그땐 그런생각 별로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간호사 근무로 치면 (이브닝+나이트) 근무를 30일간 하루도 쉬지않고 한거니...토할만 한거네요... 웩~야근수당 100원 못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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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톡째, 인턴 시리즈로 헤트트릭인가요? ㅋ~
제 버려졌던, 톡하나 더 소개합니다.
http://pann.nate.com/b200774235
그리고 홈피
읽어주셔서 감사^^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동계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