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하고도 아홉이예요.
제 나이요.
고졸에 자격증 없고...
스팩 완전히 딸리는 찌질이.
그런 사람이 2개월전...
근 4년 다니던 직장에서 짤렸습니다.
별거 아닌 사무원이었고... 별거 아닌 유통회사였어요.
왜 짤렸을까? ㅡㅡ^
이유는 인원감축.
그러나 사실은 그게 아니었지요.
회사의 계열사무실이 있었어요.
저희 사무실 부장님은 그 계열사 출신이셨구요.
그런데 그 계열사의 사장님의 자금척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일종의 비자금?
무려 5억이었죠.
그래서 본사에서 법적소송에 들어갔고 아마 그 계열사는 효력정지를 당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장은 잠수탔구요.
여기서 부터 곤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11월 1일.
월례조회라는게 있어요. 저희 회사였던 그 회사는 매월 각 지방 사업부의 직원들까지 다 본사 교육장으로 불러서 회의를 하거든요.
그러나 저는 하찮은 여직원이라 안갑니다.
11월 1일... 여느때와 다름없는 월례조회날이라 "오늘은 혼자 근무하겠군."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해서 다른 분들이 없으니까 라디오 켜고 대충 업무 정리를 하고 있는데
그 계열사 분들이 하나 둘 씩 저희 사무실로 출근하는게 아니겠습니다.
사정이야 알고 있으니까 그럴려니 했죠.
사무실에 들어갈수 없게 되어서 이쪽으로 온다고...
그런데 그날 이후 서서히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군요.
부장이 계열사의 직원들을 본사로 입사 시켰다고 하는 겁니다.
정말 좋은 부장님이셔요,
예전의 정을 떼지않고 계속해서 신경을 써주는...
그러다 보니 한 사무실에 사무원,경리라는 입장의 두처자가 생깁니다.
저와 그 계열사의 여직원이죠.
11월 중순...
엎친데 겹친격...
사무실이 이사를 합니다.
시내 중심에 있던 사무실에서 저희 집에서는 대략 두시간 걸리는 공단으로 들어가죠.
근 4년 근무했던 저니까요...
사무실 집기 전화회선 이동 사무실 관리비 정리
별의 별 이사에 관련된 잡다한 일 제가 다했습니다.
해야되고 사무실 사정을 제일 잘 아는게 저니까요.
그리고 이사를 가고...
부장이 일도 안시키고 어느 순간 제 눈치를 봅니다.
거의 한달을 그랬던거 같습니다.
저도 어느 정도 눈치는 챘지만
저는 고졸이라 완전 말단입니다.
새로운 직원 뽑아오는 것 보다 월급 훨씬 적게 받습니다.
그 여직원은 저보다 호봉이 높게 입사가 됐더군요.
스펙은 저하고 비슷한데...
그래도 말단이니까... 하는 생각에 제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나봅니다.
눈치를 채고도 아무 준비도 안했으니까요.
그러다 12월 말...
부장이 조용히 저를 부르더니
"아쉽게 생각말고 TO가 없어져서 니 자리가 없어졌다. 내가 본사에 잘 말해서 실업급여는 받도록 해주겠다."라고 하는겁니다.
그때 든 생각이...
그 여직원은 부장이 계열사에서 근무할때 뽑은 아이입니다.
둘이는 거의 3개월 같이 일했습니다.
저와 부장은 2년을 넘게 일했죠.
그러다 보니 그 사람은 여기 저기 제 욕을 하고 다니더군요.
제가 일처리가 못마땅 하니까 욕을 하고 다녔겠죠.
하지만 다른 지방에서 일할때도 그렇게 그 지방에 있는 여직원 욕을 하드라구요.
아쉬운건 돈밖에 없다는게 문제네요.
그리고 인간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는거.
나름 큰 회사인데...
나 나가고도 회사는 잘 돌아가요. ^^
어차피 중요한 사람 아니었다는거?
부장님의 은혜로우신 성의 덕분에 실업급여 받으며 실직자 교육을 받을수 있으니 얼마나 행운이지... ㅡㅡ;;
에휴...
눈물 밖에 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