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니 전쟁을 다룬 대하 역사 소설.
당연히 주인공은 포에니 전쟁의 주역인 "한니발 바르카"와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다.
카르타고 3부작은 1부는 한니발의 시점으로 그의 아버지 하밀카르의 행적 1차 포에니 전쟁의 초반부터 한니발의 2차 포에니 전쟁까지.
2부는 스키피오의 시점으로 2차 포에니 전쟁.
3부는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가상의 서자(庶子)를 만들어서 3차 포에니 전쟁의 종결을 보여준다.
1,3부는 1권씩이고 2부가 (상,하)로 나눠어져 2권으로 되있어서 총 4권이다.
1부는 한니발이 말년에 비참한 최후를 맞기 직전에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시작되는데, 1차 포에니 전쟁의 종전 시절 아버지 하밀카르 바르카에게 끊임없이 로마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며 로마의 대한 복수의 화신으로 키워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물론 카르타고에게 로마는 반드시 쳐부셔야 할 적이였다. 집정관 레굴루스가 하밀카르 바르카에게 코가 잘리고 혀가 뽑히면서 한 말 "태양이 두개 일 수는 없다"처럼 어느쪽이던 하나는 반드시 사라져야 했다. 이제 막 이탈리아 대륙을 제패하고 대 제국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하는 로마. 지적인 그리스, 기술력의 에트루리아, 야만적이고 치명적인 켈트, 그리고 가장 부유했던 카르타고. 이들 모두 로마의 의해 말라가고 이미 이름만 남겨지려 하던 시대. 한니발은 자국 카르타고를 지키기 위해 로마를 칠 수 밖에 없었다. 가장 강성하던 도시국가 카르타고의 예견된 몰락과 더불어 한니발의 로마를 향한 증오는 당연한 것이였고, 그의 입장에서 로마를 칠 이유는 분명했다. 카르타고의 가장 위대한 가문 "바르카"의 이름을 걸고 카르타고가 살기 위해서 반드시 로마를 쳐부숴야 했다.
한니발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로마 서부 최대의 방벽 한 겨울의 알프스 산맥을 넘어 옛날 키로프가 그랬던 것 처럼 이탈리아 대륙을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칸나에 전투에서 대승을 한다. 하나 로마의 민족성은 칸나에 전투의 패배조차도 그들의 정신을 무너뜨리지 못했고, 결국 본국 카르타고에서 지원을 받지 못한 한니발은 다시 조국 카르타고의 본토가 위협을 받자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아들 푸아발을 잃었을때 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의 아내가 강간당하고 쇠꼬챙이에 찔려 죽였을때 그의 심정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이며 자신의 최고의 부하였던 기병대장 마하르발이 3주동안 천천히 썩어 죽어갔을때에는? 나는 카르타고의 <한니발>을 읽으면서 그의 너덜너덜해진 영혼의 울부짖음을 들었다. 특히 습지대에서 고름이 나오는 자신의 눈을 스스로 파버리고 아내에 죽음에 대한 괴로움을 이야기할때는 정말 씁쓸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대하역사 소설의 웅장함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영웅이였던 사내의 너무나도 약했던 다른면을 조명하는게 이 소설을 지루한 대하역사물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살아 숨쉬는 소설을 만들었다.
그의 열정, 노력, 자신의 모든것을 쏟아부운 로마에 대한 복수 그 모든것이 산산히 부숴져가는 모습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장면들이었다.
한니발의 아버지의 앞에서 한 맹세. 로마와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고 로마를 멸절시키겠다고 한 맹세를 지키지 못한 대가일가? 그의 최후는 너무 비참했다. 에필로그에 보면 자살한 한니발의 시체를 오물덩어리가 씻겨 내려가는 배수구에서 발견한 자가 로마 당국으로 보고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볼품없는 노인이 정말우리를 떨게 했던 한니발이란 말입니까?"라고 묻는다.
그의 증오심은 그를 좀먹었고. 최후에는 그를 지배해 그를 파괴했다.
하지만 한니발은 로마초기에 켈트족에게 로마가 점령당하기 전을 제외하면 로마에게 가장 치명적인 무장이였을 것이다. 카르타고는 로마를 이기지 못했지만 로마에 대한 그의 승리는 영원했다.
1부 <한니발>은 인상깊게 읽었지만 2부 <스키피오>는 한니발에 비해 굉장히 부족한 면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 로스 레키는 1부에서의 뛰어난 소설적 면모를 2,3부에서는 보여주지 못한다. 스키피오는 로마 명문가의 자식으로서 정해진 코스를 그냥 가는 그만의 숙명적인 무언가를 느낄 수 없었다. 한니발에 비하면 임팩트가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자마전투에서 한니발의 전략으로 한니발을 무찔렀고 '아프리카누스'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는 정복자였고. 역사는 그의 입장으로 쓰여졌다. 역사는 잔인한 것이다.
3부는 가상의 설정으로 한니발과 스키피오에게 서자가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카르타고의 멸망까지를 그렸는데, 1부 한니발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인지 별로 인상깊지 못했다. 3차 포에니 전쟁에서 카르타고의 치열한 항전을 잘 그려내지 못했다. 카르타고의 영웅은 한니발 뿐만 아니라 카르타고 국민 전부였음에도 불구하고 한니발만이 영웅이 되었다.
로스 레키의 카르타고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2권 한니발과 다른 점은 1권을 한니발의 입장에서 서술함으로서, 카르타고와 로마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시작하였다. 1권 초반부에 작가가 언급한다. 로마는 지금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제야 발돋움을 시작한 신흥 세력이였고 카르타고가 지배자였다고. 원래 자신의 것을 빼앗긴 카르타고의 입장에서도 포에니 전쟁을 봐볼 필요도 있다는 거다. 이점에서 로스 레키의 카르타고 3부작을 봐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