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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민물장어 |2010.03.21 00:54
조회 118,636 |추천 65

 

지붕뚫고 하이킥은 정말 오래간만에 한회도 빠지지 않고 챙겨본 '드라마'였다(장르는 시트콤이었지만 내가 왜 드라마라고 표현했는지는 이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다 알것이다). 그렇게 즐겨보던 드라마가 어제 끝이나 버렸다. 이에 내내 아쉬워하다가 그 맘을 좀 달래보려 몇자 끄적여 본다.

 

희극을 통해 현실의 비극을 표현했던 찰리 채플린처럼 김병욱 PD는 시트콤의 외피를 통해 현실의 비극을 표현해냈다. 한국사회에서 점점 고착화되어가는 계층간 계급의 문제가 그 핵심에 자리한다.

 

아버지가 사채를 잘못써서 도망다니다 남에 집에 얹혀사는 세경과 신애는 부유한 가정의 정음과 해리에 대비된다. 세경과 신애는 늘 위축되어 있으며 정음과 해리는 늘 발랄하다. 그러나 정음의 경우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고 집안이 어려워지자 세경처럼 위축된 모습으로 변화한다.

 

황정음 캐릭터는 두가지의 모습을 대변한다. 집이 부유한덕에 철없이 커서 된장녀가 되버린 그녀지만 서운대밖에 가지 못한 그녀에게 학벌은 늘 자신이 당당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여기서 학벌 계급문제가 등장한다. 서울대 그리고 받침하나 틀린 서운대를 대비시켜 그녀가 이 학벌계급사회에서 상당한 약자임을 희극의 방식을 빌려 지속적으로 표현해냈다.

 

 

사랑에 있어서도 그렇다. 이지훈 캐릭터는 우리사회가 전형적으로 엘리트라 부르는 사람의 모습을 대변한다. 그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으며 머리도 상당히 비상하며 외모도 준수하다. 무엇보다 그의 스펙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대학병원 의사다. 전형적인 엄친아 캐릭터인 그가 서운대생 황정음과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세경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다. 애초에 용납되기 어려운 러브라인이다. 아니나 다를까 세경은 자신의 처지때문에 이지훈에게 당당히 좋아한단말 한번 하지못하고 정음은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고 자신도 취직을 하지 못하자 스스로 이지훈을 떠난다. 이 계급 사회가 만들어낸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다.

 

인나와 광수의 러브스토리도 그렇다. 같은 처지로 오랫동안 사랑을 나누었지만 인나는 가수로 크게 성공하고 광수는 그 자리에 남겨진다. 인나가 성공하자 광수는 마음대로 그녀를 볼 수 없다. 인나가 일본으로 떠나며 6개월 뒤 보자는 말을 남기지만 둘 사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를일이다.

 

계급사회의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아름답게 포장되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신세경은 신분의 사다리를 올라가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자신이 누구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또한 그녀는 이지훈을 정말 사랑하면서도 자신이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힘들어했다는 고백도 했다. 김병욱이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지속적으로 던졌던 이 현실의 비극에 대해 모두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냥 이 순간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신세경의 바램처럼 시간은 멈췄고 그들의 현실도 함께 멈춰버렸다.

 

사람들은 엔딩신에 대해서 허탈하고 허무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난 상당히 인상깊은 엔딩이라 생각한다. 결국 현실의 비극은 우리네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이게 단순히 비극적인 엔딩일까? 솔직히 전체적으로 보면 다소 급마무리한 감이 없진 않지만 그 동안 지붕뚫고 하이킥이 이야기한 계급 문제를 더욱 가슴절절히 전해준 최고의 엔딩이 아닌가 싶다. 결국 김병욱 PD는 계급사회의 비극적 현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표현해왔고 그 결말을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마무리지었다.

 

글을 마무리하다가 지붕뚫고 하이킥 어느 에피소드에 나왔던 찰리채플린의 명언이 생각난다.

'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가벼운 외피를 둘렀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보여준 지붕뚫고 하이킥은 나에겐 큰 여운이 남는 시트콤으로 남게되었다.

추천수65
반대수0
베플김병욱PD|2010.03.23 09:54
어느 악기점 한켠에 낡은 바이올린이 하나 있었다. 하루는 중학생정도 되는 한 학생이와서 그 바이올린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 바이올린은 낡고 싸구려였지만 소리하나는 일품이었다. “이 바이올린은 얼마인가요?” 하고 소년이 물었다. 주인이 가격을 말했다.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였지만 학생은 “많이 부족하네…. “ 하곤 고개를 숙이곤 실망한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이내 학생은 밝게 웃어보이며 “꼭 돈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하곤 되돌아갔다. 몇일 후 주인은 그 학생이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을 알게되었다. 학생은 자기 체구보다 훨씬 커보이는 신문뭉치를 실은 자전거를 타곤 비탈길을 오르고 있었다. 학생은 이른 새벽부터 열심히 뛰어다녔다. 주인은 그런 학생의 모습을 말없이 가만히 보곤했었다. 시간이 얼마가 흐른 후 주인이 가게를 보고 있을 때 부유해 보이는 어느 신사가 가게를 찾아왔다. 신사는 이것저것을 보다가 바이올린을 가르키곤 “이건 얼마요? 주인장.” 하지만 주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것은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그러자, 신사는 고급 바이올린에 해당하는 가격을 주인 앞에 꺼내놓았다. “어떻소,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게 넘기는 것이.” 그러자, 주인은 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래도 안되겠습니다.손님, 죄송합니다.” 그러자 결국 신사도 되돌아갔다. 그렇게 몇일 후.. 상기된 표정의 그때 그 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제가 그때 본 그 바이올린 있어요?” 학생은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가게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렸다. 학생의 눈에 바이올린이 들어왔다. 그러곤 학생의 표정이 밝아진다. “이 바이올린 말이냐?” 주인은 바이올린을 집어들고 학생의 앞으로 걸어갔다. “기다리고 있었단다” 그러더니 주인은 갑자기 바이올린은 집어 던지고 밟아버렸다. 바이올린은 산산조각이났다. 망연자실하게 서있는 소년을 보고 주인은 소리내어 웃으면서 말했다. “이것이 나의 즐거움” 그 주인이 바로 김병욱pd이다.
베플미친|2010.03.24 00:25
시트콤주제에 심오하고 지랄이야
베플..|2010.03.23 08:49
잊고있었던건 지붕킥의 주인공은 세경이와 신애였다는거. 준혁이와 정음이는 조연에 불과한거였죠
베플23女|2010.03.23 09:43
아무리그래도 죽이는건 너무했엉 ㅠㅠ 시트콤인데에.. 정말정말궁금한건 풀어주고 끝냈어야지이 ㅠㅠ 보석은 정말 3대 부자가되었나? 광수와 인나는? 묵찌빠 3단계 비법? 정음과 현경의 갈등 해리동생은 ?등등....
베플네이년|2010.03.23 11:51
내생각인데, 지붕킥이 쌔드엔딩이라서 시청자들이 흥분하는게 아니다. 앞에서 이어져온 이야기들과 전혀 무관하게 결말을 맺은 것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 아닐까. 시트콤이란게 연속극이랑은 달라서 극 전개에 있어서 사건의 개연성이 약간 줄어들수 있음을 고려할순 있다. 하지만, 상황극의 설정을 극단으로몰아가서 왜저래? 라는 전혀 공감대를 형성할수 없는 결말은, 시청자로 부터 외면받고 나아가서는 제작자의 자질까지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시트콤도 일종의 "개연성있는 허구"일텐데, 유치원생의 앞뒤 상황분간못하는 헛소리작렬이 아닌, 시청자들로부터 "역시, 멋진반전이야"라는 호평, 그러니까, 아~그래서 저런 반전이 생겼구나 라는 공감을 얻을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든다. 감독과 작가는 본 시트콤을 동시대인들로부터 외면받는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은건가? 고흐와 같은 수많은 시대적 예술인들이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하고 수십년 혹은 수백년이 지나서야 그 가치를 인정받은 사실을 떠올리면서, 김pd는 자신의 시트콤을 그런 "명작"으로 평가해주길 바라는건가? 우리들은 이해할수 없는, 그래서 자신이 우리들보단 일단 우월하고 고흐처럼 시대를 앞서가는 예술인??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면서 희열을 느끼는건가? 근데, 시트콤은 유행가처럼, 한시대를 누리고 말 바람같은 tv프로그램아닌가. 시청률에 연연하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장르아닌가? 해바라기와 같은 명화와는 다르지않는가. 김pd는 자신이 반전의 미학을 시트콤에 결부시키면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반전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가? 어쩌면, 어떠한 이유에서든 형성된 본인의 사회적 반감이,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반전으로 매듭지어버리는 습관으로 고착된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일명 뒤통수 치기의 미학에서 오는 짜릿한 복수감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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