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가치라는 것이 전통과 관습을 중요시 여기면서 한편으로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입장에 가깝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물론 보수주의에 관한 많은 오해가 있지만 일단 우리 국가사회연합에서 가지는 정체성이 좋은 해답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보수 우익적 가치가 공공과 안전, 국방과 의무, 성장과 효율, 그리고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 기초한 입장에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것이 인권과 복지 같은 진보적 자유주의적 가치를 훼손해야 한다거나 배척해야 한다는 취지는 결코 아닙니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 앞서 말한 진보적 가치에의 추구가 결국은 마르크스주의에 기초한 비현실적 낭만주의를 동경하거나 혹은 그것이 북한 정권과 주체사상에 관한 긍정론으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는 입장에 서 있었을 뿐입니다. 인권과 평등에 관한 논리를 코뮤니즘의 부활을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려는 일부 진보·좌파 계열의 시도는 반드시 제어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 노동자의 권익과 근로 환경의 개선과 같은 사회 문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역설적으로 보수 정당과 단체라면 더더욱 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서민층을 지켜내는 방패로 역할 해야 합니다. 보수주의가 결코 신자유주의에 기초하는 것은 아니며 기업의 이윤 논리보다 국가적 결단과 민족적 당위성에 우선하는 사상적 기조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마치 보수주의가 글로벌리제이션, 즉 영미식 신자유주의를 국가 경영의 필수 과목으로 채택해야한다고 주장하며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투기를 미화하려는 뉴라이트 계열의 거짓 신보수주의와 동일한 맥락에 있다는 선입견이 생겨난 원인이 무엇인지 우리는 침착하게 살펴야 할 것입니다. 국가 경제를 이만큼 끌어올린 것은 분명 구 보수세력, 산업화의 주역들이 이루어낸 공과임에 분명하고 우리는 그 것에 감사해야할 도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당시 시대를 구했던 구원투수는 이제 은퇴를 해야 함에도 계속해서 마운드 위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무리한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결함이 발견된 시스템을 전통으로 지켜 나가려하는 낮은 수준의 맹목적 보수적 경향을 정당의 논리로 채택하는 구 보수 정당의 생각과도 분명히 결별해야겠습니다.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안에 관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4천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위한 건강보험 수혜 범위의 확대가 그 골자입니다. 물론 그 4천만에 해당하는 계층은 아시아계, 히스패닉계 등의 이민자와 서민층 노동자가 대부분입니다. 혜택을 받지 못하던 비주류 미국인을 위한 건강보험의 확대 실시는 분명 부유층의 세금 부담을 높힐 것이며 국가 재정상의 브레이킹이 예상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미국 공화당 계열의 의원들과 인사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 보험 개혁안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국가 재정 부담과 대외적 전쟁 수행 등 굵직한 목돈 지출 계획 앞에서 초보적인 실수라고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가올 6.2 지방선거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무상급식의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각 지자체의 보유 예산과 무상 급식이 재정상 얼마나 타격을 줄 것인지에 관한 언급보다는 우선적으로 초, 중, 고생 시절에 동등한 조건에서 안정적인 교육과 환경을 제공받을 국민의 권리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복지를 굳이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어 가며 반대하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목소리는 아닐 것이라고 감히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현 정권과 집권 여당이 보여주는 국제 외교력과 비즈니스적인 성과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것들이 많다고 봅니다. 아세안 10개국과 유럽 연합을 넘어 인도와 사실상의 FTA를 체결하면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국면과는 다른 향후 수년간 국익에 기여할만한 협상 내용도 제법 확보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복지 부문에서 특히 아마추어적이라고 하기에도 낯 뜨거운 민망한 행보는 꿋꿋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분명 불편하지만 또한 인정해야할 사실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가장 큰 목소리를 가진 서민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탄탄하게 지켜줄 방패의 구실을 하지 못하는 보수는 가짜입니다. 우리는 분명 우익적 가치를 우선으로 지켜나가야 할 한국의 희망입니다. 그러나 또한 우리는 다소 반항적인 진보의 따끔한 지적 역시 포용할 수 있는 넓은 가슴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웹상의 단지 토론만을 즐기는 클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국가와 사회를 변화시킬 주역들이 모인 곳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저 역시 다소 경직되어 있던 보수주의를 더욱 진일보하는 그것으로 가꾸어나가며 회원님들과 많은 공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부디 우리 국가사회연합이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여느 정치 클럽과는 다른 격조를 가질 수 있도록 우선 저부터 실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