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오늘 정말 열받는 일이 있었어요.
그 동안 묵혀놓은 빨래 하려고 오전 10시 10분 전에 빨래 들고 갔거든요. 물론 세탁기가 멈춰 있는 거 확인하구요. 그리고 세탁기에 넣으려고 보니까 다른 사람 빨래가 들어 있어서 꺼내 놓고 제 꺼 넣었어요.
그 다른 사람 빨래는 대야에 담으려고 했는데 비어 있는 대야가 없어서ㅠㅠ 할 수 없이 근처 세면대 위에 올려놨습니다. 세탁기 가까운 쪽 세면대는 사람이 잘 안 쓰니까 깨끗할 것 같아서요. 근처에 빨간 고무 대야도 보였는데 그건 안에 뭘 담았는지 뭐에 쓰는지 좀 의심스러워서 그냥 넘겼는데... 제가 이 일을 후회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20분 넘어서 빨래 잘 돌아가고 있는지(설정을 36분으로 해 놔서ㅎㅎ) 보러 갔는데 웬걸, 제 빨래가 다 되지도 않은 채로, 탈수도 안 된 채로 세면대 위에 얹혀 있는 겁니다. 세탁통 안에는 물이 끝까지 차서 다른 사람 빨래가 돌아가는 중이었구요.
하도 당황스러워서 다른 데 가서 잠시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다시 세탁실로 가서 제 빨래 넣으려고 세탁기 뚜껑 여니까, 근처에 있던 여자분이 화를 내더라구요. 왜 남의 빨래 손대냐면서.
네. 제가 세면대에 얹어 놨던 빨래 주인이더라구요. 화내는 요지가
1. 왜 남의 빨래 손을 대느냐.
....그럼 제 빨래 해야 되는데 어쩌라구요? 그리고 안 가져간 님 잘못이지.
2. 내가 한시간 기다리게 한 것도 아니고 *&^(*&(#*&($
....한 시간 놔뒀는지 아닌지 알게 뭡니까. 빨래 해야 하는데. 그리고 누구는 시간이 남아서 끝나기 2분 전에 와서 들고 가는 줄 아나 보죠?
3. 왜 빨래를 세면대에 놔두냐.
대야가 없어서 그랬다고 하니까 하는 말이 가관인 게,
4. 그럼 저기 저 빨간 고무 대야에 넣으면 되잖아! 세면대 더럽다고!
+왜 내 속옷 남의 눈에 보이게 하는데?!
어머나 시발.
참고로 저 여자가 빼놓은 제 빨래에는 제 속옷도 들어 있었답니다^^ 뭡니까 이건? 같이 죽자는 병림픽인가요?
이쯤 되니까 열받는다기보다 어이가 없고 재수가 없어서 그냥 자리 피했습니다. 몇십 분 있다가 확인하러 가니까 자기 빨래만 쏙 빼서 들고 갔더군요. 제 빨래 넣어주고 그딴 거 없이요. 이쯤 되니까 어이가 없는 걸 넘어서 맥이 빠졌습니다.
그냥 맥이 빠지는 줄 알았는데 쓰면서 보니까 눈물이 납니다. 억울해서.
재수없다고 피할 게 아니라 머리채 한 번 잡아줬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번 학기에 룸메들도 다 괜찮고, 착하고, 밥도 맛있어서 좋았는데 이런 이상한 여자 때문에 기분이 팍삭 나빠지네요.
고담시 KY대학교 H로 시작하는 여자 4인기숙사 1층에 사는 안경 끼고 머리 기르고, 오늘은 분홍색 스트라이프 롱셔츠에 검은 스타킹 신고 있던 여자분. 멀쩡하게 생겨서는.... 평~ 생 그렇게 사세요. 이번 학기 올 C- 맞고 나중에 이명박 같은 남자랑 결혼해서 이명박 닮은 딸 아들이나 낳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