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 대구 국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였다.
매번 TV를 틀면 나오는 마라톤.
그걸 누가 보겠는가.
아마 96년 아틀랜타 올림픽에서 영웅 황영조의 인기를 업고
이봉주가 은메달딸때 잠깐 봤었던가.
그래서 얼마나 참가할까 싶었다.
하지만 엄청난 인파에 깜짝 놀랐다.
물론 대구시의 은연중의 압력아닌 압력과 기업체의 홍보전으로
많은 인원이 의지와 상관없이 참석했을 지라도
커플 ,가족 그리고 수많은 마라톤 동호인들의 참석이 어우러져 축제의 장이 되기에 충분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날씨가 꽤나 쌀쌀했다.
하지만 그 축제의 장을 더럽히는 것도 있었으니
행사를 주관하는 MC는 연일 시장 , 구청장 , 시의원 등의 이름을 외쳐댄다.
행사를 열심히 진행하는 건 좋지만 그렇게까지 그들이 주인공인가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탕! 탕! 드디어 시작 됬다.
사람이 많다보니 출발점을 통과하는데만 10여분이 걸렸다.
3KM까진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뛰었다.
하지만 너무 오버페이스했던 탓일까.
걷기 시작했고 그다음부터는 계속 달리다 걷다를 반복했다.
옆에 지나가던 회사 사람 왈
"친구야! 걸으면 다시 뛰지 못해. 매우 천천히 가더라도 뛰어야 된다.
난 이번에 목표가 한번도 걷지않고 지속적으로 뛰는거다 그러면 1시간 안에 들어온다."
지속적으로 뛴다.... 잘 뛴다라기보다 끈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랬다.
" 아 힘들어. 이번은 처음이니까 1시간 30분은 넘기지 말자."
그러면서 가다가 과장님과 한 조(?)를 이루어 천천히 달릴 즈음
여러명을 기차처럼 엮어서 한조로 달리는 DTRO(대구지하철공사)의 행렬에 뒤쳐지면
마라톤을 뛰었다기 좀 민망하다 싶어 한참 달리고 다소 거리가 멀어지면
걷는 것을 반복한 끝에 간발의 차로 골인할 수 있었다. 휴~
너무나 상쾌했다. 하지만 그 상쾌함은 급 불쾌함으로 바뀌었다.
도착점을 지나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데 이번 지방선거 입후보자인 것 같은 사람이
파란색 띠를 쳐매고 골인하고 지나가는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인사하는것이 아닌가
홧김에 발에 걸리는 척 하면서 확 부딫혀 버렸다.
그는 황당해 하며 연신 죄송합니다 를 외쳤다.
난 말하고 싶었다
"당신처럼 선거철에나 바짝 나와서 인사하는 그런 철새 같은 존재는
비록 Km는 정규 마라톤 길이는 아니지만!
그 주어진 구간에 최선을 다해서 달려온 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 더러운 고개를 치워라.
우리의 숭고한 메달이 너를 보면 녹이슬까봐 걱정된다.
내 말에 반박하고 싶으면 당선과 동시에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마라톤 선수처럼 꾸준하게 달려라
너희들만 제대로 달려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G7은 문제없을꺼다.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너희들에게는 존대의 가치가 없다.
그게 현실이다. 이번만큼은 달라져라.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는 것처럼 뽑아줬으면 긍정적인 성과를 내라.
달리면서 받은 스폰지로 더러워진 눈을 닦으며 정화시킬즈음
학생들이 봉사활동인지 아르바이트인지 모르지만 아주 자기일처럼
"물 드세요 수고하셨습니다"를 목터져라 외치는게 아닌가.
그 열정적인 모습에 물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도로통제가 덜풀려서인가
남부정류장까지 아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풀코스는 진행되고 있었는데
오늘부터는 내게 아주 위대한 그들, 풀코스 선수들이 달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아름다운 것은
꽤 오랜시간이 흘렀음에도 끝까지 남아서
풀코스 선수들을 흰색 방망이 풍선으로 응원하고 있는 시민들이었다.
진정으로 이들이 대구 국제 마라톤 대회의 주인공이 아닐까
P.S : 마라톤 대회를 진행하느라 교통통제에 진땀을 흘린 경찰 관계자 분도 빼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