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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갈래 그때 그시절로...

나나 |2003.07.07 17:14
조회 391 |추천 0

 지난 토요일 남편과 강릉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너무 힘들때라 여행같은거 꿈도 꿀 형편은 아니지만 저의 우울증이 심각해보였나봅니다. 펜션을 예약했다며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하더군요. 마지못해따라나섰으나 막강 가서보니 기대이상이었습니다. 그림같은 풍경에 아름다운 집에서의 하룻밤이 지친 현실에 조그마한 위안이되더군요. 고생시켜서 정말 미안하다고 앞으로 1년만 더 고생하면 거의 정리된다고-우린 운수업을 하고있습니다. 경기가 안좋은데다 일년전쯤 다른 사업까지 손댄탓에 여기 저기서 빚독촉에 사무실 인건비까지 줄이느라 이년전부터는 제가 경리까지 맡아서 보고있습니다.- 조금만 더 참아달라며 너무 너무 사랑한다고하더군요. 대충 들어보면 감동적이기까지 할수있겠지만 사실 저에게는 짜증만 나는 소리였습니다. 다른 사업에 손대겠다고할때 얼마나 말렸는지 그때 들었던 소리 여자가 뭘 안다고 남자하는일에 나서나며 자기 일에 상관말라며 싸웠던 일들. 그와중에 시누이  혼수 장만때 53인치 tv랑 가죽쇼파랑 5부반지등등.. 원하는 혼수안해주면 결혼못한다며 억지쓰는 시누이랑 시어머니때도 자기는 뒷짐지고 구경만한 사람입니다. 니가 알아서 하라며... 결국은 다 빚으로 원하는 혼수해간 사람들입니다. 빚은 우리에게 고스란히 남았고..

 

그나마 둘이 살땐 목소리를 높여서라도 내 할말 다했고 조금이나마 후편했읍니다. 지난 겨울 시어머니가 재혼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혼자된지 20년이 다되신분이 갑자기 재혼을하신다고 하여 다들 놀랬는데 알고보니 만난지 이십일만에 -그동안에 세번 만났답니다-내린 결정이라고하여 다들 반대했습니다. 다만 몇달이라고 사귀고나서 그래도 변함없으면 재혼하시라고. 그땐 이러시더군요  그남자랑 하루라도 살다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오죽하면 그럴까 같은 여자로서 이해도 되더군요.

남편이라 시누이는 계속 반대했지만 제가 밀어드렸읍니다. 한눈에 반하는 사랑도있으니까 그럼 한번 살아보시라고. 그리고 우리는 시어머니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정확히 55일만에 집싸갔고 들어오더군요. 성격차이라나 도저히 같이못살겠다고. 그렇게 말릴땐 하루만 살아보고 죽어도 좋다고 하신분이 그때 제가 떠밀어서 그랬다나요. 참 기가 막힐노릇이었습니다. 그때는 경제적으로도 이미 최악이된때라 다시 분가해나올수가 없었읍니다.

그냥 같이 살게되었지요. 우리 시어머니 밥말고는 할줄아는 음식이 하나도 없는 사람입니다. 시아버지 제사도 제가 결혼해서 제사상 차리기시작했구요 그전에는 제사도 안지냈대요. 상차릴줄 몰라서..

반찬이 김치빼고 세가지만 넘으면 난리납니다. 돈이 어디서나서 그렇게 반찬이 많냐고. 그러면서 화장품은 이삼십만원짜리 삽니다. 피부노화방지를 위해서라나.

 

다 좋습니다. 뭐 누구나 다 제멋에 사는 거니까

전 원래 낙천적인 성격이라 그리고 내가 시어머니때문에 사는건 아니니까 시어머니 문제는 그냥 넘길수있었습니다. 문제는 남편이죠

이 사람 나랑 부부싸움이라도 할라치면 언제나 나오는말 너 당장나가 이럽니다-전 사실 고아나 다름없이 혼자입니다. 무남독녀인데다가 오래전에 엄마가 재혼해서 거의 연락을 안하고 살거든요- 그런 처지를 다아는 사람이 갈데없는줄 뻔히 알면서 그럽니다 나가 버리라고. 좋은 소리도 한두번이면 짜증나는데 가슴 아픈말을 계속 듣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 심정이 어떨지. 처음엔 폭력도 많았습니다. 처음엔 무조건 때리는 대로 맞았는데 이년전부턴가 저도 같이 때리고있습니다. 죽기살기로하면 아무리 힘에서 차이나도 일방적이지만은 않더군요.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여자라고 왜 맞아야합니까 그인간이 한대때리면 전 두번 꼬집고  두대 대리면 다섯번 물어뜯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더 이상 폭력은 없더군요. 지도 맞아보니 아팠나봅니다.

 

사람이 사는데 돈이 참중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면 어느정도는 견딜 수 있기도 합니다. 저는 이민 사랑을 잃어버렸읍니다.동시에 믿음도 신뢰도 다 없어졌습니다. 단지 그동안의 정-미운정도 정이라니까-때문에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습니다. 다들 그러더군요 사랑보다 정이 더 무서운거라고. 하지만 그것때문에 발목잡혀서 낭떠러진줄 뻔히 알면서 떨어져야하나요?

 

지금은 워낙 어려우니까 내 눈치보면서 살지만 자기 말대로 1년쯤후에 형편이 나아지면 옛날로 돌아갈사람입니다. 제 버릇 누구주겠읍니까

아 정말 인생이 이렇게 피곤한걸줄 몰랐읍니다. 타임머신이 정말로 있어서 되돌아갈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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