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태어나서 처음 톡이란 곳에 글을 적어 보는..
올해 서른살의..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이자...!!
신임 순경 OOO 이라고 합니다.
이런곳에 글 적는것도 무슨 양식이 있나요...?
혹시 양식에 맞추어 적지 않으면 욕 먹는거 아니죠? 하하...
워낙 무서운 인터넷이라...
그냥 어제 아침에 있었던 일을..
몇자 끄적여 보고자 이렇게 글을 쓰네요.
뭐 대단한 사건이 아니고..
그냥 자그만 일상 생활속의 이야기를 써내려 갈까 합니다...^^
그저께 저녁부터 어제 아침까지의 고단한 야간 근무를 마치고..
아침 10시경..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퇴근하는 길 이였습니다..
그저께 새벽까지 다양한(?)주취자들과 가정폭력,폭행사건에 출동해
밥먹듯이 욕 얻어먹고, 멱살 잡히고...몇대 맞고(?)
또 그분들을 달래드리고...
뭐 그런다고 몸이 정말 물에 젖은 스펀지 처럼
무거운 상태 였습니다.
그래도 아직 신임이라... 비록 피곤하지만 이 모든것이 재밌고
나 자신이 조금 힘들더라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사명감에 충만한채...하하
아무튼 지하철에서 내려서 계단을 올라가려고 하는데
앞에서 할머니 한분이 커다랗게 둘둘말린
장판을 가지고 서 계시더군요.
장판을 들고 계단을 오르시려고 하는거 같은데
쉽게 안되시는지 한계단 오르시고
끌어올리고 하는식으로..
하시다가 장판이 계단을 타고 쭉~밑으로 미끄러지는...
그런 모습이 두어번 정도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몸이 정말 피곤했지만...
아직은 정의감에 불타는 신임순경 인지라!!
바로 달려가서 도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할머님은 처음엔 괜찮다고 하셨지만
전 죄송하지만 그런 할머님의 말씀을 과감히 쌩까고(!)
장판을 어깨에 짊어졌습니다.헉...C바.... 무겁더군요....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라 나름 체력에는 자신이 있는 편인데..
야간근무로 바닥난 체력때문인지...
암튼 젊은 사람이 들기에도 버거울 정도의 무게였습니다.
(이걸 대체 할머님께서 어떻게 들고 여기까지 오셨나...
그게 궁금했지만 후에 댁에서 출발하셔서
여기까지 중간중간 시민분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어쨌든...장판을 들고 다리는 후들거리지만...
계단을 하나둘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우라질노무 지하철 계단은 왜이리 높은지...
가도 가도 끝이 없구만...ㅡㅡ;
어쨌든 이를 악물고 정상(?)까지 올라왔습니다.
할머님께서는 " 총각 고마워"를 연발(?)하시더군요...
전날 주취자와 각종 피의자들에게 시달렸던 피로들이
할머님의 그 한마디에 싸그리 다 날라가는거 같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더 가셔야 된다는 소리를 듣고...
생각같아선 댁까지 모셔드리고 싶었지만..
집으로 가는 방향도 정반대 방향이고...거리도 꽤 멀었고...
할머님께서도 극구 만류하셨기에..정류장 까지만 모셔다 드리고
그중 시민 한분께 상황을 설명드리고
" 할머님 버스 타실때 짐 좀 잠깐 들어주시겠습니까~~"
라고 물어본후 ok사인을 받고
할머님께 배꼽인사를 한후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습니다.
근데 느닷없이 할머님께서 한손으로는 제 손목을 낚아 채시며
나머지 한손으로는 바지춤에서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지폐 두장을 꺼내시더군요.
할머님께서는
"여기까지 오면서 사람들이 도와주긴 했지만
그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도
자기들 길 가기 바빳지 이 노인네
스스로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내가 참다참다 힘들어서 젊은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하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도와주더라...
심지어는 쌩까거나 바쁘다고 한마디 던지고
그냥 가버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라고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총각처럼 자진해서 도와주고..깍듯하게 하고 친절한 사람은
여기까지 오는동안에
한번도 보지못했다.. 너무 고맙다...내가 줄건 없고
차비빼면 수중에 돈이 이게 다인데
이거라도 받아라..늙은이 성의다...제발 받아줘라...."
고 말씀 하시더군요.
뭐 대단한 일 한것도 아니고...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한건데...
버스정류장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의
할머님과 저에게 쏠렸습니다.
밤샘근무를 마쳐서 워낙 피곤하기도 했고..
어서 집에가서 한숨자고...
저녁 일찍 출근해야 했기에...솔직히 조금은 그자리가,
상황이 부담이 되더군요.
저는 " 어르신 됐어요.그돈은 어르신 저금하세요^^
전 이제 집에 가볼께요"
라고 말하고 서둘러 그자리를 빠져 나오려 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님 계속 제손을 잡으시며
"내 성의니까 받아달라고..나도 총각같은
손자가 있었는데 고마워서 그렇다.."
하시며 갑자기 눈물을 흘리시면서 꼭 받으라 하시더군요..
옆에 시민분들도 " 총각 어른이 주시는건데 그냥 받어"
라고 하셔서..
결국은 꼬깃꼬깃 접혀있는 그 2천원을 받고서야
할머님께서는 저를 보내주셨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뭐가 그렇게 서러웠는지(?)
버스를 타고 오는도중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계속 났습니다.
'좋은일 해놓고 돈까지 받고 갑자기 왜울어, 미친넘아냐?'
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네 저도 왜 울었는지 자세힌 모르겠지만
할머님께서 제 또래의 손자가 있었는데...
아마 그 손자분께서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울었는지도 모르겠고...
저역시 할머니,할아버지를 저의 아버지께서 모시셨는데...
두 분께 살아생전에 너무나 악동스러운 짓을 많이 해서...
아침의 그 할머님을 뵈며 아마 저희 할머니,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을겁니다..
매일 국민들과 가까이 지내며
주취자.피의자.피해자를 상대하지만..
아직은 신임 순경이라 의욕이 앞서고
어렵고 힘든 일을 당한 분들을
내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도와드리고 싶은 맘이 굴뚝같고..
또 실제로 항상 공정하게 시민분들을 대하며,
제가 조금 손해보더라고 항상 그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편에서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오늘도 경찰관을 무시하고 비난하며..
욕하고 때리는 피의자들,주취자들을
상대 하면서 조금씩 말라가는 내 감성을 느꼈었는데...
간만에 저에게는 초심을 생각나게 하는 하루였습니다.
이제 밥먹고 한숨자고 야간근무 출근준비 해야겠씁니다.
오늘도 끊임없는 주취자,피의자들과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을꺼고..
또 멱살잡히고, 욕들어먹고, 구타(?)당하겠죠....
세상은 변하지 않지만...그들도 변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15만의 경찰관들은
오늘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발로 뛰고 또 뜁니다.
경찰...더이상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국민의 봉이죠..
몇일전엔 초등학교 5학년 여자 두명이
절도 사건으로 잡혀왔는데 저희 경찰관에게
"ㅈ 같은 ㅅㄲ", "ㅈ 빨아라" 등등...
입에 담을 수 조차 없는 말을
아주 거침없이 하더군요...
초등학생들 조차 무서워 하지 않는..
이제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어버린 경찰이요,
바닥에 떨어져 버린 공권력 입니다...
물론 나태하고 국민들에게 욕들어 먹을 짓하는
경찰관들 분명히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다른 어느조직에서도...
학교든,회사든, 아님 다른 공무원이든..
모든 조직 어디에서나 좋은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다만 경찰이라는 특성상 항상 국민들과
가까이 위치해 있고 다른 직종에 비해
언론에 노출이 심하고 비판의 강도도 세기에..
유독 경찰관들만 잘못 하고 있는거 처럼 비춰지죠....
오늘도 식사 한끼 못하고, 집에도 못들어가고
국민들에게 욕이란 욕은 바가지로 얻어먹고
주취자와 피의자에 헌신짝처럼 이리 채이고 저리채이며
피의자의 인권은 신과 동등한 위치에..
경찰관의 인권은 바닥을 기는 실정이지만..
그래도 국민을 위해..그들이 편히 발뻗고 잘 수 있도록
발로 뛰는 경찰관들이 있다는걸...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별 재미있는 이야기도 아닌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범죄가 없어지는 그 날을 꿈꾸며.....
모두 오 늘하루 마무리 잘 하시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ps: 길다가 어르신들 보면 도와 드립시다!!
그리고..길 가시다가 경찰관들 보시면
죽일듯이 째려 보시거나
죄인처럼 눈 돌리시지만 마시고
가볍게 인사 한번 정도만 해주시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경찰관들 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