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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그여자의 군입대이야기

남자이야기.

얼마나 좋아했었냐면

 

길가다가 니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꼭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뒀었다 하다못해 냉장고가 꽉 차던 날에는

친구네 자취방에 찾아가 냉장고 좀 빌려달라며 그 좁은

냉장고에 너한테 먹이려던 음식들을 넣어두고 그랬었다

얼마나 미련한 내 방식의 사랑이냐?  

 

니가 좋아할만한 노래를 가득 엠피쓰리에 넣어서 듣고 다녔다

그러다가 니가 노래듣고싶다 라고 하면 한곡한곡 들려줬다

이 노래 불러줘! 라고 했을때 못 부르면 쪽팔리니까

내가 음치여도 너한테 불러줄 노래는 다 외워서 다녔었다

 

그러다가 니가 나한테 너는 그노래 왜 이제 안들어?

나는 이제 그노래 밖에 안 듣는데 라고 말했을때 나 한마디도

못했었다. 나는 당연히 너 들려주려고 노래 외우느라

한곡당 아마 사백번은 더 들었을거다. 가사 잘 까먹는거 알잖아

그래서 난 이제 그 노래들이 지겹다.

 

요리 못하는데 요리학원도 다녔었다 너한테 밥은 해먹이고

살아야지 싶어서 시작한 요리였다. 그러다가 취미가

직업이 되고 어쩌다보니 내 생업이 되어버렸다. 이것도 니 덕이네

 

신발끈은 이쁘게 매라고 한 날부터 친구한테 등짝 후려맞아가며

신발끈 이쁘게 매는 법 배웠다. 그래서도 안되면 너 만나러

가는 길에 자꾸 풀리는 신발끈한테 욕하다가 신발가게로 가서

찍찍이 운동화를 샀었다.

 

그리고 너 키 큰 사람 좋아한다길래 키 크려고 우유도 엄청 먹었다

너 그거 아냐 나 우유 싫어한다. 그래도 니가 좋아한다는데

어떻게 하냐? 시금치도 막 먹었었다.

 

너 주려고 커플링을 사려고 했었다. 니가 잡지보다가 이쁘다고

했던 거, 너 화장실 간 사이에 그 부분 찢어서 가지고 갔었다

보석가게 다 뒤졌는데 없길래 백화점가서 그 종이에 씌여있는

매장으로 갔었다 어마어마한 가격이더라

넉달동안 저금하고 인력소가서 일해서 번 돈으로 반지 해줬다.

 

사실 너한테 사정사정 하려고 이렇게 글 쓰는거다.

나 곧 군대간다. 너한테도 말했었지?

네가 그게 뭐? 라고 말하길래 화나서 연락안하고 나 혼자

집에서 고민했었다. 다음달이면 머리도 밀어야 하는데

 

너야 민둥머리라고 좋아하겠지 그런데 난 그게 아니다

2년넘게 널 못보는거다. 휴가때야 널 보겠지만

2년 넘게 널 못볼 수도 있는거다. 고무신은 내가 신은게 아니니까.

 

니가 날 기다려줄 수 있을까? 하다못해 사람은 일년 안에도

많이 변한다. 2년이 지나서 제대하고 나면 너는

내가 모르는 사람처럼 변했을 수도 있는데

난 그걸 견뎌낼 수 있을까. 고민이다. 

 

근데 웃기게 이거 쓰고나서 다시

읽어보니까 어쨌든 너한테 해주려고 요리 배웠는데 그게

결국 내 생업이 되고, 너한테 멋있어보이려고 키크려고 그래서

우유먹고 그랬던건데 편식도 다 고쳤다는 얘기네. 

노래연습한 게 있으니 군대에 가서도 노래불러보라는

고참한테 얻어맞을 일은 없겠다. 신발끈을 예쁘게 매는 방법을

적어도 알고는 있으니 군화 끈도 잘 매겠지.

나는 너한테 커플링을 사줬지만

넌 그게 아니여도 나에게 충분한 마음을 줬다.

 

너무 고마워. 그런데 한번만 미안해하자.

미안한데, 나 2년만 기다려주라. 정말 남자가 되서 돌아올게.

 

 

사랑한다. 죽을때까지 사랑할게.

 

 

여자이야기.

 

군대라는 단어와 거리가 먼 연애를 할때는 그랬습니다

내사람이 군대에 가게되더라도 헤어지고 가는 것이 맞다고

전역을 한 후에도 서로가 그립다면

그때 다시 만나는 것이 맞다고 말이죠

 

하지만 군대에 갈 나이의 연애를 하게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2년이라는 시간동안

태어나서 처음겪는 일들을 견뎌내야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을 때 내가 힘이되어 줘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어요

왜기다리냐고도 하고 기다려봤자라고도하고

더 좋은 사람 많다고도 말하고

 

하지만 전 알아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사랑하는 사람이 입대를 하게되면

헤어지지 못합니다

분명히 그래요

 

누가 더 힘이든지는 가리기가 힘들겁니다

대한민국에 있는지도 몰랐던 이상한 이름의 지역에서

지독하게 추운겨울과 지독하게 더운여름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힘들 그사람과

수많은 기념일과 반짝이는 날들과 서럽게 아픈 날을 혼자 버티며

전화기 하나에 매달리며 있어야 하는 기다리는 사람도요

 

세상 모두가 그대로인데 너 하나만 없는 내 세상과

세상 모두가 바뀌고 너하나만 그대로인 너의 세상중에

누가 더 힘들고 덜 힘들지 가리기는 힘든일입니다

 

남자친구의 군입대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로맨틱하지 못하죠

한밤중에 열이나고 아파도 달려와줄 수 없고

아무리 보고싶어도 휴가나 면회는 아직까지 부족하기에

자대 받지않은상태라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수없이 버스안과 버스밖에서

눈을 마주쳐야하고 억지로 웃어야 하고

다시보자고 말해야하고 나도 모르게 온 부재중전화는

다음전화를 받기전까지 안절부절하게 만들기도 하구요

 


 

항상 하루한번 티격티격거리면서

싸우면서 소리치고 그랫던모습을

입대하는 날 만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디데이를 세어가며 휴가를 기다리고 외박을 기다리고

내 정신세계가 온갖방해를 무릅쓰고 너 하나에게 집중되며

아주 빈번히 핸디캡이 많아지는 생활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행복한 일도 많았어요

 

매일보던 그사람의 부재가

소중함이라는 단어를 다시보게 해주었고

새삼스럽게 전화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발명품인지도 알았고

평생 해보지 않았을 우표붙여 보내는 편지도 지겹도록 써봤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가슴깊이 들어본 장소가 없습니다

보고싶다는 말을

그렇게 눈물나게 들어본 전화는 없었습니다

 

이 사람을 사귀면서

내게 최고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얼마나 사랑하는지 심장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경험을 언제 다시 해볼까요

피하지 못하는 2년이라면

잊지못할 추억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노력했고 매일을 함께할 수 있는 날이

드디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절대로 안올것 같은 날이 드디어 다가옵니다

 

 

잊지못할거예요

단 하루도 평범한 하루가 없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일것입니다

 

 

멋진사람이 되어 돌아올

내가 사랑하는 내 남자친구가

자랑스러워요

 

수고했다고 안아주겠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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