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웃겨볼려고 올린거에 논란이 심각해 졌네요.
생명경시라...
전 수렵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멸종위기의 동물을 잡아서 뭐 웅담이니
녹용이니 먹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소시민일 뿐입니다.
그런데 가다가 내차에 치어 죽은 꿩을 묻어주라...
미국에서도 사냥이 금지된 구역에서 치어 죽인 동물은 집에 들고가서
먹어도 됩니다. 그게 생명을 경시해서 그런가요? 어차피 죽은 동물이고
도로에 있으면 그것으로 다른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으며
동물에게는 인간에게 고기를 제공해 줌으로써 '쓸모없지 않은' 존재가
되는 것일수도 있죠.
견해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냥 놔두면 그건 개죽음이고, 그렇다고 제가 성인군자가 아니라서
묻어주기도 뭐하네요. 들고와서 먹는게 (비록 제가 먹진 못했지만)
꿩에게도 저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장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28세 2달 남은 방위산업체남 (직장남이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군인이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나보다 입니다.
예전에 도둑과 하룻밤을 보낸 사연으로 30만이 넘게 읽은 톡을 쓴 후 엊그제 겪은 일로 다시한번 도전해 봅니다.
일단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 위한 꿩님의 면상!
때는 5월 2일 일요일.
아침부터 날씨는 화창했고, 몇일전 일본 바이어 접대 때문에 찌뿌등한 몸을 일으켰습니다.
아침겸 점심을 먹고 치우려는데 아뿔싸...
손이 미끄러져 그릇이 3개나 깨졌네요.
그 후 운동을 좀 하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출발하였습니다.
차를 몰고, 용인서울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동탄에 도착하기 1Km 쯤 전...
저 멀리 약 10시 방향에서 무언가 저공비행하는 물체가 포착되었습니다.
'어... 새? 아... 꿩이구나...'
그런데...
'어... 어... 어.....!!!! 쾅!!!!!!!!!!'
그림은 항문의 3번 주름으로 그렸으니 알아서 보셈.
(박살난 앞유리... 위엄하신 꿩님의 유유한 흔적 깃털)
꿩이 날라가다가 제 차와 충돌해 버렸던 것입니다.
순간 저는 '아... 이렇게 갈순 없어~' 하며 핸들은 무조건 고정시키고
브레이크만 밟았습니다. 약 100키로 정도 였지만 아래로 경사라
자칫 심하게 꺾었으면 차가 전복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나중에 한거지만; 어쨋든 순간적인 판단에 그렇게 했고,
일단 비상등을 켠 후 차를 갓길에 댔죠.
상황설명 들어갑니다.
이번엔 2번 겨드랑이 털로 그렸더니 좀 낫나요?!
약 3분정도 쿵쾅대는 심장과 떨리는 손을 진정시킨 후 차에서 내렸습니다.
(절대로 제 존슨이 놀라서 일어난게 아닙니다. 그냥 옷이 저렇게 구겨진것인뿐....)
차 유리는 박살났고, 흩날리는 꿩의 깃털과, 저 멀리 살포시 누워계신 꿩님...
일단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접수를 하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나 꿩 박았어요'
'응?'
'꿩 박아서 앞유리가 박살났어'
'어?! 안다쳤니 우리아들?!'
'네 안다쳤고 보험사에 접수해서 금방 온대요'
'아 그래?' 뒤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남...
'아들. 근데 꿩고기가 비싸다는데 그거 들고와'
'... 네??$%!?#'
곁에 계시던 어머니 친구분들이 꿩고기가 비싸다고 했고,
음식점을 하시는 분이 요리를 해준다고 부추겨서 어머니는... 저에게 그 꿩을
들고 오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저는 눈치를 보고 꿩을 들고 왔고, 사실 좀 어이없으면서도 열받는 상황이라
(내차ㅜㅜ 내 앞유리ㅜㅜ 내돈ㅜㅜ 내시간~~~~ㅜㅜㅜ) 막 꿩을 앞에 놓고
욕을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측은한 생각이 들더군요.
얘는 죽었는데 그래도 나는 살았으니...
잠시 한 3초간 애도의 묵념을 하고 비닐 봉지에 싸서 렉카를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오신 어머니가 그걸 보고는 원래 스스로 요리하실 생각이었는데
징그러워서 못하겠다고 하시고는 친구에게 부탁한다고 가져나갔고,
결국 저는 꿩고기를 못먹었네요. 흑 ㅜㅜ
다음날 공업사에 가서 앞유리 가격을 알아보니, 보통은 25만원이면 되는데
빗물 센서 때문에 34만원... 그래도 만원 깎아서 33만원에 했습니다. ㅜㅜ
33만원짜리 꿩을 잡아서 결국 못먹고...
아무튼 저런 상황에서 안다친게 천만 다행이네요.
아침에 그릇깬걸로 액땜하고, 여자친구도 좋은 꿈을 꾸었다고 하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 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