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1호커플. 혜정과 동욱이의 일기 -119일째

주동희 |2010.05.04 12:29
조회 497 |추천 0

 

혜정의 일기

 

혜정- 오늘은 내가 하자는 대로만 다 하는날. 알지?
동욱- 알았어~ 뭘할라구 그래? 무섭다 무서워

내가 하고싶은대로 다 하는날. 그가 하자는 대로 다 하는날.
가끔씩 그렇게 날을 정해 움직이기로 했다.
오늘은 그가 얌전한 소년처럼 졸졸 따라와 주기로 했다.
나는 오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를 이쁘게 다듬어 주기로 마음먹었다.
네일샵도 예약했고, 내가 다니는 미장원에 가서 
늘 맘에 걸리던 그의 구렛나루도 정리해줘야지

혜정- 손 이쁘게 정리하고 발 각질 제거 하는거야. 이거 하면 기분 되게 좋아~
혜정- 선생님. 제 남자친군데요, 머리 깔끔하게 다듬어 주시구요~ 구렛나루가
 너무 무성하니까 세련되게 정리해주세요~

늘 허연 버즘이 피어있던 그의 손톱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나란히 앉아서 발을 담그고 노는 기분도 생각보다 더 즐거웠다. 그의 발뒤꿈치
애기 궁뎅이처럼 말랑말랑해졌다.
게다가 머리! 살짝 손댄 것 뿐인데..이렇게 잘생겨지다니! 정말 보람차다!
그는 내내 어색해했지만 거울속에 자기 모습이 꽤 맘에 드는 눈치다.
말 잘듣는 막내아들처럼 졸졸졸 나를 따라다니는 그의 모습도 귀여웠고..
아까와는 다르게 빤짝빤짝 빛이나는 그의 모습은 ..완전 섹시하다~ 
내 남자의 구석구석을 어루 만져주고 변신시켜 주는 기분. 이렇게 좋을줄 몰랐다.

 

동욱의 일기

 

혜정- 오늘은 내가 하자는 대로만 다 하는날. 알지?
동욱- 알았어~ 뭘할라구 그래? 무섭다 무서워

오늘은 그녀가 정한 일명 ‘혜정데이’다.
토 달지 않고 따라가 주기로 약속은 했는데...이렇게 고단할줄은 몰랐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평생 못해봤을 경험을 왕창 했다.
손톱 만지는데 한시간. 양말벗고 발 관리하는데 또 한시간.
미장원에서 머리감고 자르고 파마하고 드라이하는데 자그마치 세시간.
그저 시키는대로 가만히 앉아있었을 뿐인데...마라톤 완주한거보다 더 피곤하다.
평생 모르고 살았던 여자들만의 월드에 들어갔다 온 기분이다.
네일샵에도 미장원에도 온통 여자만 바글거렸다.
나처럼 여자친구를 따라온 남자가 딱 한명 있었는데..그 친군 그냥 가방을 들고
모든 과정이 끝날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었다. 눈이 잠깐 마주쳤는데...
짧은 순간, 동병상련의 고통을 말없이 주고받았다고나 할까.
가만히 앉아서 하루 종일..자세히 안보면 티도 안 나는 곳을 가꾸는데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다니...아름다워 지기 위한 여자들의 길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멀고도 험하다는 걸 실감한 하루였다.
게다가 그녀는 손톱을 만져주는 언니와.. 가족들 얘기며 직장 얘기,
벼라별 고민을 다 털어놓으며 수다를 떠는데...그녀가 스트레스를 어디다 푸는지도
깨닫게 됐다.
뭐..어쨌든 ..깔끔해진 손톱이나 발뒤꿈치도 맘에들고
머리도..집 앞에서 8천원주고 하던 스타일이랑은 확실히 다르긴 하다.
무엇보다 그녀의 표정이 세상을 다 얻은 듯 밝고 보람차 보인다.
그래...니가 그렇게 즐겁다면 가끔 이거 못해주겠니.
지금껏 몰랐던 그녀안의 또 다른 세계를 한발 더 이해하게 된 기분이다.
그래도....집에가면 곧바로 쓰러져 뻗어버릴거 같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