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새벽까지 간만에 강남을 한바퀴 돌았다.
이 "천(賤)"한 도시의 외로운 중생들은,
애써 합리화한 자기만의 이유로,
"퀄리티" 떨어지는 불빛아래 방황하고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먹이를 찾는 것이다.
그런것은 나쁜것이 아니다.
남자는 여자를 찾고 여자는 남자를 찾는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처절하고 치열한 중생의 밤이다.
그러다가,
가로수길에 있는 큰 커피숍에 들렸다.
모든 커피숍에는 여자가 많이 있다.
커피숍에 앉아있는 여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무엇일까?
당연히 남자다.
내일이 빨간날인데,
늦은 시간까지 커피숍에 있는 여자들은 무조건 싱글이다.
애인이 있다고 해도,
배신을 까러 나온것이다.
원래 강남의 밤은 배신의 밤이다.
그렇게 늦은 시간에,
커피숍에서 개기는 여자들은,
남자친구와 초저녁에 사라진 여자들보다 수준이 떨어진다.
같이 나와서 놀아주는 친구도,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그 여자들의 절반 이상이,
주로 연예인루머를 가지고 대화를 한다.
그러다 시간이 남으면 "아는 오빠" 이야기를 한다.
이런것은 그 여자들의 정보력의 전부다.
이런 여자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다음과 같은 특징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
1 그 커피값 이상의 저녁을 먹지 않았다.
2 울리지 않는 핸드폰에 무지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3 남자와 같이 온 여자에게 상당한 관심이 있다.
4 대체로 집이 멀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하다,
집이 멀기 때문에 한번 나오면 뽕을 빼고 들어간다)
그런데,
저 쪽 건너편 구석에,
나의 이러한 상식을 무너뜨리는 괜찮아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최소한 그 커피숍의 퀸이었다.
그 여자는,
거리쪽으로 난 테라스 자리에 앉아서,
기둥에 몸을 기대고 팔장도 끼고 다리를 꼬고 있었다.
나이는 20대 후반으로 보였는데,
스타일이 꽤 좋았다.
그 여자는,
딱 계절에 맞는 고급스런 푸른빛이 도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러나 그 원피스는,
인터넷에서 구매 대행한 카피옷이 분명했다.
진짜 제대로 된 명품을 입는 여자는,
그렇게 기둥에 기대지 않는다.
그 여자는,
하이힐을 반쯤만 걸쳐 신은것으로 봐서,
도보생활을 주로하거나,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족발이 피곤한 중생이 확실했다.
그 여자는 구두가 주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그런 패션과 행동은,
스스로 중산층 이하라는 것을 말한다.
부자는 발과 신발이 퍼펙트하다.
그 여자의 헤어스타일은,
"웨이브가 강한 조금 긴 단발"이었다.
단발머리로 그렇게 멋을 내기는 어려운데,
그런것은 그 여자가 좀 노는 여자라는것을 말한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그 여자는 "중산층 이하의 좀 노는 여자"다.
당연히 남자친구는 없거나 시시하고,
연봉과 교육 수준이 낮다.
이 부분에서,
교육수준을 언급하면,
"왜 그럴까?"생각할수도 있는데,
몸이 뒤로 기우뚱하고 팔장을 끼고 있으면,
대표적인 성적불량의 자세다.
이런 자세의 인간들은 이해력이 떨어지고 "난독증"이 있다.
신경 쓸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가족성도 상당히 떨어지는 여자다.
웬만한 집의 미혼여자는,
그런 시간에 그런곳에 있지 않는다.
그러나 그 여자는,
감각은 뛰어나고 인물은 꽤 있는 편이다.
그러므로 상당한 가능성이 있을것으로도 보인다.
그런데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그 여자에게 있었다.
그 여자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 여자의 건너편에 멀쩡한 남자놈이 있었다.
그 남자놈은 그 여자에 비해 상당히 "단정한 모습"이었다.
단정한 머리에,
깔끔한 남방을 허리띠 안으로 집어넣고,
단정한 자켓을 걸치고,
단정한 스니커스를 신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그 여자와 비교되는 바른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단정맨"은 표정도 참 순해 보였다.
그 여자는 담배를 피웠지만,
그 "단정맨"은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그 "단정맨"은 중산층 이상으로 보였다.
가정이나 소득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얼굴이 참 편해 보였다.
그런 여러가지가 안정된 자세와 표정에는 "적당한 우월감"도 있었다.
중생은 여기서,그 "단정맨"과 그"단발 웨이브녀"의 관계를 생각해 봐야 한다.
다음의 세가지는 기본적으로 짚을줄 알아야 한다.
1 두 사람이 만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 한명은 강남에 살고, 한명은 비 강남권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3 두 사람은 좀 따로 논다.
자, 그럼 여기서 부터 문제로 풀어보자.
다 맞추면,
일단 눈치는 된장이다.
[문제 1] "단정맨"과 "단발 웨이브"의 관계에서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1 단정맨
2 단발 웨이브
정답은 "단정맨"이다.
왜 그럴까?
"단정맨"수준에서 그 정도의 된장은 수없이 널려있다.
만난지 얼마 안되니까,
먹을때 까지 좀 참고 있을 뿐이다.
"단발 웨이브"가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그 여자는 그 늦은 시간에,
그런곳에 있는것 자체를 즐기는 여자다.
"단정맨"이 좀 쎄게노는 놈이라면,
그 늦은 시간에 어디 와인빠라도 데리고 간다.
"단정맨"은 돈 안쓰고 그 "단발 웨이브"를 꼬시려는 마음만 있다.
"단발 웨이브"는 그런것을 짐작조차 못하고 있다.
[문제 2] 지금의 상황에서 단발 웨이브의 치명적인 "생각의 약점"은 무엇일까?
1 자기는 예쁘니까, 저 정도의 남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
2 자기는 예쁘니까, 저 남자가 자기를 좋아 하리라는 생각
정답은 1번이다.
2번은 충분히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1번은 착각이다.
남자의 입장에,
예쁜것과, 사귀는것과,
먹고 싶은것과 결혼하는것은 아주 크게 다른 이야기다.
그 "단발 웨이브"가 그 "단정맨"을 사귀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단발 웨이브"는 상당히 예뻤지만,
남자를 보는 눈이나,
남자를 대하는 태도가 문제가 많았다.
"단정맨"같은 스타일은 그런 여자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단정맨"입장에서는 그런 수준낮은 된장은 널려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데,
괜찮은 된장들을 다 모아놓고 비교해 보면,
"패션과 자세"는 거의 치명적이다.
그 "단발 웨이브" 스타일의 여자는,
운명의 개선이 상당히 어렵다.
그 여자는 자기 주제에 상당히 괜찮은 남자를 건진것이다.
그러나 그 남자의 마음과,
남자의 처리방법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자기가 받아야 하는 마땅한 대우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위장을 하거나, 연기를 하거나,
아니면 사기라도 쳐야 한다.
그따위로 늦은 시간에 커피숍에서 다리꼬고 앉아서 담배나 빨면서,
자기 얼굴하나 믿고,
비슷한 수준의 양아치에게 한 눈 팔다가는,
"단정맨"에게 먹힌 바로 그 날 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