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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진학. 후회합니다.

10학번女 |2010.05.06 10:39
조회 303 |추천 1

안녕하세요.

솔직히 저는 수능채점을 마친 순간부터 재수결심을 했었어요.

뛰어나게 공부를 잘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점수에 맞춰가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은 놀러다니고 옷사러다니고 살뺀다고 운동다니는 겨울방학에

혼자 재수종합반에 다녔어요. 정말정말정말 너무너무너무 힘들었죠.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습니다. 사람사는 게 아니다 싶지만 이게 사는거구나 싶은..

그리고 저는 수다떠는 걸 너무 좋아해서 재수학원에선 친구를 사귀지 말자 결심했었죠.

그래서 정말 아침 6시에 나가서 저녁11시30분에 집에 돌아올 때까지

잡담은 거의 한마디도 하지않았어요.

가끔 애들이 말걸면(애들은 서로 금방 친해졌고 자기들끼리 나름 저를 챙겨주려고 했어요. 착하고 좋은 애들이었죠.)

웃으면서 "응" "아니" "고마워" 이정도? 같이 떠들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참았어요.

그리고 다시 공부에 집중했었죠.

그런데 독서실을 운영하시는 엄마친구분이 제가 재수결심했다는 걸 알게되셨어요.

그리고......정말 최선을 다해 말리시군요...

재수한다는 애들 많이 봤지만 다 원래 성적나온다고...

문제는 제가 저 때 지쳐있었다는 거에요.

엄마는 이제 재수 절대 못시킨다는 쪽으로 완강히 돌아서셨고

그걸 핑계삼아 저는 대학진학을 하게됬죠.

(고3때 수시로 담임선생님과 틀어진 사이가 수능 끝난 후 겨우 회복되었어요.

선생님과 다시 멀어질까봐 그냥 생각 없이 원서는 넣었었어요._조회시간에 재수하는 걸 절대 인정 못하신다던 선생님 재수할거면 자기한텐 말하지 말라고...하지만 존경스럽고 아이들을 많이 생각해주시는 좋은 분이세요!_졸업도 하는 마당에 선생님과 또 틀어지고 싶지 않아서 선생님이 안정권이라 하시던 대학에 그냥 넣어버린 원서가 화근..)

저도 알아요.

결국 제가 결정한 문제란걸요.

그땐 너무 힘들어서 그래 인서울이면 됬지 생각했고 그 마음 유지할 줄 알았어요.

저도 기왕 이렇게 된 거 즐겁게 생활하자 했고요.

다니다보면 학교에 정도 들고 점점 만족하게 될거야 했어요..

그런데...너무 힘들어요.

학교에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선배들이 구박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그냥 사는게 너무 힘드네요.

뭐라고 해야하나 제가 사는 게 아닌 것 같다고 해야할까요?

그냥 다른 누군가의 삶을 지켜보는 기분이에요.

항상 공허한 마음에..

기뻐야 할 순간에도 항상 가슴한켠이 무거워서 마냥 좋지 못하고

혼자 있을 때면 눈물이 흐르고...

솔직히....만약 제가 죽는다고 생각하면 예전만큼 안되!! 싶지도 않네요.

처음엔 매일 웃고다니던 저였는데 지각한번 없이 꼬박꼬박 수업에 들어가던 저였는데..

이제 가족,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외에는 잘 웃어지지도 않고

수업도 아~~~~~~주 잘 빼먹고 있습니다.

중간고사요? 전혀 준비하지 않았죠.

시험시간 바뀐 공지를 챙기지 않아 못 본 시험도 있고

레포트를 내지 않은 과목도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전혀, 정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거에요.

고등학생때는 그 흔한 지각,땡땡이도 해본 적 없는데..

그럼 정말 큰일나는 줄 알았는데..

이제 그냥...그러려니 싶은 마음 뿐이에요.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사네요...

차라리 놀아버렸음 좋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술을 마시면 근심걱정 잊어진다기에 마셔봤지만...쓰기만 하더군요.

여대생스럽게 꾸미고 외출하면 뭔가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 좋다가도

남의 옷을 입은 듯 불편한 기분이 들고요.

미팅이니 소개팅이니 들어와도 어쩐지 다 나가지 않게 되더군요.

그러면서 남자친구하나 없는 내 자신을 보면 잘하는거 하나없구나 싶어서 슬퍼지고...

얘기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네요.

그냥...10학번의 넋두리였습니다.

엄마에게 다시 재수하면 안되겠냐며 얼마나 졸랐는지 모릅니다

처음에는 계속 안된다고만 하시더군요...

그래서 내가 가고싶었던 대학이 아니고, 내가 가고싶었던 과가 아니라고

그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고 정말 힘들다고 계속 졸랐습니다...

그러자 엄마는..사실 집안 형편이 안좋아져서...안되겠다며...

우셨어요...

제가 얼마나 불효자식인지 새삼 깨달았고

그후로 엄마아빠께 얘기도 꺼내지 않고 학교 잘 다니는 척하고 있어요.

시험도 잘 본 척....학교생활도 재밌는 척...

어쩌려고 이러는지...

솔직히 말하면 저는 휴학할 수 있는 기간이 되면 그순간 휴학을 하고

재수할 생각이에요. 학원을 안다니고라도 말이에요...

철없는 생각인 거 알지만 항상 답답하기만 한 이 가슴을.. 저도 어찌할 수가 없네요.

횡설수설이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모두 좋은 하루되세요.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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