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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스 줍는 할머니 도와드린 사연!

 

안녕하세요? 반갑습네다 저는 서울사는 21살  건강한(?) 청년입니다.

요새 밖에 자주 나가게 되서 자잘한 에피소드가 많이 생기더라구요ㅋㅋ

그중 하나를 적어볼까해서 톡을 쓰게됬습니다

그나저나 요즘 날이 상당히 더워져서 아침에 외투를 입을까말까 고민하다가

 입고나가면 낮에는 쪄죽을것같은 현상이 자주 발생 하더군요.

봄아 넌 어딨니..?  아 딴길로 새면안되..  정신차리고

 

 

 오늘 있었던 아주 힘들지만 보람찼던 일을 적어볼까 합니다.

 전 아침 일찍 3일전에 예약해두었던 병원을 갔습니다.

 

제가 얼마전에 폐기흉이라는 아주 심심한 질병에 걸려 고생좀하다가 퇴원하고

입대를 위해 병사용 진단서(에휴..)를 끊으러 가서 끊고 집에 오는길이었습니다.

집에 거의 다와갈 쯤 전봇대 옆에 한 허리가 굽으신 할머니가

 지치셨는지 맨땅에 앉아계신겁니다. 새벽까지 비와서 땅도 마르지않았는데 말이죠

옆엔 박스가 한가득 담긴 수레가 있었구요.  

 전 문득 작년말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도나고..   

마음이 짠해져  전 할머니를 도와드려야겠다 하고  다가가 말을걸었습니다.

 

 나: 할머니 땅도 젖었는데 맨땅에 앉아계세요~  박스라도좀 깔고 앉으시지..

 

할머니:  숨이차서 좀 쉬는겨(정겨운 충청도사투리를 쓰시더군요)   

 

 나: 이걸(수레) 끌고 다니신거에요? 힘드시겠네

 

할머니: "안그래도 지금 너무 멀리와서 걱정이여~" 하시며 한숨쉬시는

 할머니가 안쓰러워서 전 집까지 끌어다 드리기로 합니다.

 

나: 할머니 그럼 제가 집까지 끌어다 드릴게요.

        (이러면서 아~ 벌써부터 보람차구나~ 하고 뿌듯했습니다.)

 

할머니:  안그려도되는디~ 여기서 한참가야혀~

       (전 이때까지만해도  저희동네 사시는줄알았습니다.)

 

나: 아니에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길만 알려주세요~

      저 아주 건강합니다요~(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다짜고짜 제 가방을 수레에 싣고 수레를 잡았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아유~ 안그려도되는디~ 하시며 미안해하시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래도  전 밝은표정으로  "할머니 어디로 가면되요?" 하고 묻자

할머니는 아유~ 힘들텐디~ 하고 미안해 하시며 앞장스셨습니다

 남자인 제가 수래를 끌어도 좀 묵직했습니다. 대단하신 할머니!

 

한 5분 걸었나? 그때  제가 어디사시냐고 물어봤습니다.

할머니는 응봉동 사신다고 하십니다

이 묵직한 수레를 끄시고 뚝섬까지 오신겁니다.

전 할머니에게 "왜 이렇게 먼데까지 끌고오셨어요?" 하고 물어봤더니

할머니가 성수동에는 박스가 많다고 하셨습니다. 공장도 많고해서 그런가봅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거의 5분마다 돌아서 힘들재? 하셨습니다.

제가 좀 마른체격이라 좀 불쌍해 보이셨나봐요..

 

응봉동 다와갈쯤  할머니가 돌아서시며 저한테 말하시길

" 힘들재? 여 까지끌어줬으면 됬어~ 이제 거의 다왔어~" 하시며

이제 할머니가 끌고 가신다고 하시는데 응봉동은 응봉산이있어

동네 자체가 오르막이 상당히 심합니다.  누구 도움없이는

이 수레를 혼자 끌고 가실수없을거 같았습니다.(그만큼 묵직했죠)

 

전 "아니에요 집까지 끌어드린다고 했는데 여기서 갈수없죠~"하며 허세를 부렸습니다. 사실 전 땀도 비오듯하고  제가 평발이라 발도좀 아팠지만 집까지 끌어드려야겠다.

생각하고 왔기때문에 오르막을 올라갔죠.

드디어 할머니 집에 도착해서 수레도 예쁘게 파킹 시켜드리고 인사하고 나가려는데

할머니가 "뭐 줄건없고~" 하시며   제가 제일 사랑하는 

 립X 아이스티를 타서 얼음까지 띄워 주시는겁니다.

반샷을 즐기는 제가 완샷했습니다(자랑은 아닙니다;;)

할머니는 제 컵을 받으시고 . 수고했다며 안아주셨습니다. 정을 느낄수있었죠

그러고 인사를 하고 대문을 나와서 내리막을 걸어가는데 천천히 걸어내려가고 싶은데

다리에 힘이풀려 막 발소리 턹! 턹! 나면서 힘없이 빨리 내려가게되는거 아세요?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주택가를 내려와 얼른 택시타고 집에와서

샤워하고 밥도 못먹고 넉다운됬다는ㅜㅜ

 

오늘 너무 보람찬 하루였고

할머니가 타주신 아이스티가 생각나네요~

 

할머니가 수레 끌고다니시더라도 도로로는 안다녔으면 좋겠네요.

저도 끌어봤지만 옆으로 차가 쌩쌩 지나가면 움찔움찔 합니다.

암튼 할머니 건강하시고 담에 또 만나면 또 끌어드릴게요!!


 

추천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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