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의 대학시절은 독서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입시준비로 원하는 책들을 읽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나는 책을 읽는 주체인 ‘나’에 대해서 바로 인식하고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목표가 없는 항해는 위험천만한 것처럼, 우선 ‘나’를 정립하고, 나의 인생에 목표를 세우고 난 뒤에, 필요한 독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철학서를 읽어야 될지 몰랐다. 그냥 ‘철학’이란 표제가 있는 책들 무조건 읽었다.
우연히 세계철학사(출판 녹두)를 읽게 되었다. 당시 나 혼자 읽기에는 난해하고 어려웠다. 마침 철학학습세미나의 모임이 있어서, 기꺼이 가입해서 참여를 했다. ‘나’를 찾기 위해 시작된 철학은 ‘세계’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바로 그 세계 속에 ‘나’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철학을 이해하면서부터 더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나의 단순한 지적욕구가 굉장한 사치였다는 것이었다. 즉, 실천이 없는 지식은 아무리 많아도 쓸모없는 것이었다.
나는 오래전에 읽었던, 그 책(세계철학사)을 다시 펼쳤다. 정성껏 밑줄 친 부분을 다시 읽어 본다. 그리고 그 옆에는 나름대로 스스로 반론을 제시하며 작성했던 나의 필적의 글도 읽어본다. 당시 나는 참으로 행복했던 나날이었다. 지적 갈증을 마음껏 해소하던, 그 시절의 열정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자본주의, 사회주의, 유물론, 관념론, 사적유물론, 노동생산성, 상하부구조, 혁명, 진보, 변혁, 대중, 민중.......
나는 그 책에 대해 100% 공감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나는 하나의 중요한 잣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책을 중심으로 다른 책과 비교하여,......쇼펜하우어의 ‘자살론’이나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공자의 ‘논어’, ‘맹자’, 노자의 ‘도덕경’, ‘성경’, ‘금강경’ 등 철학을 비롯한 종교 사상에 공통점과 차이점을 점검하는 기준이 된 것은 분명하다. 책이란 무턱대고 읽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가 있다는 선배의 가르침은 정확한 것이었다.
그동안 나에게 보이지 않았던, 분명한 선(線)이 구분되었다. 어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단순한 그 만남 자체가 아니라, 사람의 운명을 좌우지 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어디 사람뿐인가, 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책 속에는 스승이 있고, 인생의 길이 있다는 말이 새삼 실감된다. 벌써 2010년 5월의 중순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올해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많은 책을 읽지 못했다.
그럼에도 인상 깊었던 책은 ‘수학의 역사’와 차우현의 ‘짜이찌엔 하얼빈’(상,하), 김진명의 ‘하늘이여, 땅이여’ (1,2권)은 나름대로 읽을 만 했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전 32권) 중 11권 읽는 중이지만,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깜박할 뻔했다. 월탄 박종화의 ‘여인천하’(상,중,하)도 20년대의 작품답지 않게 문체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그 외 조정래의 ‘그림자 접목’과 ‘마술의 손’도 추천할만하다.
책을 소개하는데, 잠시 인색했다. 특히 올해는 많은 책을 소개하지 못했다. 그리고 대부분 소설 문학책들을 소개하다보니, 기타 철학서와 역사를 알고 싶다는 분들도 많다. 시간이 허락하든 대로 하나씩 소개해 올리겠다. 하지만 세상에는 좋은 책이 참으로 많다. 물론 개인사에 국한하는 시간과 감정적 요소가 많은 책들도 많지만, 요즘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많이 본다. 참으로 흐뭇한 정경이다.
추천글 : <전쟁기념관에서 만난 전쟁의 진실>입니다.
- 개념 있는 인터넷 소설, 수필, 시,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