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뺑뺑이 돌리는 ‘아모레 퍼시픽’
화장품 부작용을 일으킨 마몽드 고탄력 크림
화장품에는 적게는 수십 가지, 많게는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예민한 피부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하면 화장품 부작용은 ‘치료비, 경비 및 일실소득을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화장품 부작용이 생겼을 경우 진단서와 치료비 영수증을 제출하면 해당 화장품의 반품은 물론 치료비도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런데 (주)아모레퍼시픽(http://corp.amorepacific.co.kr)이 화장품 환불 과정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억지스런 증빙자료를 요구해 원성을 사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이 모(여, 33)씨는 얼마 전 친구에게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 고탄력 크림을 선물 받았는데,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 이 씨는 이런 사정을 아모레퍼시픽에 알리고 환불을 요청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증빙할 수 있는 병원자료를 제출하라더니 거기에 ‘꼭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병원 확인서’를 받으라고 요청했다. 또한, ‘병원진단서는 추가비용이 발생하니 절대로 하지 마라’고 강조까지 했다.
피부 발진이 일어난 화장품 부작용
그러나 사실은 진료확인서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씨는 할 수 없이 영수증만 아모레퍼시픽에 보냈다. 아모레퍼시픽의 고객센터장은 “진료확인서라는 것은 추가비용도 없으면서 증명자료도 될 수 있는데 소비자가 이해를 못 한다”며 이 씨를 탓했다.
그러나 정작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이었다. 진료확인서가 증명자료로 유효하려면 진단명이나 치료내용이 적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진료확인서라는 것은 모 환자가 모일부터 모일까지 진료를 받았다는 내용만 있는 것으로 진단내용은 환자의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적지 않는다.
실제로 진단명이 포함된 진료확인서의 작성여부에 대해서 지난 2006년 의사회가 보건복지부에 질의한 결과 보건복지부는 “진료확인서나 소견서 발급 요구에는 응할 필요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서 아모레퍼시픽 홍보담당자는 “진단명이 포함된 진료확인서를 무료로 발급해 주는 병원도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요구했다. 진료확인서도 비용이 든다는 것을 몰랐다”라고 둘러댔다.

이 씨가 발급받은 진단서
결국 아모레퍼시픽은 상식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진단명이 포함된 공짜 진료확인서’를 소비자에게 요구한 것이며, 의사가 진료확인서를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 씨는 결국 2만원의 비용을 내고 진단서를 발급받고 화장품 부작용을 인정한 아모레퍼시픽 측으로부터 환불을 받았다. 그러나 이 씨는 “대기업의 횡포가 심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환불 과정이 정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길었고, 고객을 무시하는 태도에 화가 난다”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또한, “어떻게 고객센터에서 수년간 근무한 분까지 진단서, 진료확인서, 소견서 등에 대한 개념을 모를 수가 있나. 이런 잘못된 요구로 지금도 나와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고 아모레퍼시픽의 무지를 탓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