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른 분들도 항시 하시는 말씀이지만, 판 빼꼼만 몇 년 째..
두 번째 글을 이렇게 써봅니다. (첫 번째 글은.. 변태관련 글이었..-_-;)
이직 준비로 잠깐 시골 집에 내려와 있는 20대 중반의 여인네지요.
아무튼.. 저희 집에 엄마의 귀여운 스토커가 있어서 소개해드릴까 해서 데려왔어요 ^.^
사진도 상당히 많고, 아무래도 스압이 예상되오니..
스크롤의 압박에 치이기 싫으신 분들은 살포시 뒤로 가기를 =ㅂ=
먼저, 때는 2010년 5월 8일. 그러니까 어버이날!
효도는 못 하더라도.. 어버이날이라고 집에 내려갔어요.
냐옹냐옹- 냐옹냐옹- 주방 뒷문 쪽에서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뒷문이라서 좀 지저분하긴 하네요.
몇 년 전에만 해도 강아지를 꽤 많이 키웠었지만, 고양이는 키운 적이 없거든요.
'이 녀석은 무엇인고' 여쭤봤더니, 몇 달째 밥 달라고 찾아오는 녀석이라고 하더라구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서.. 그냥 쳐다보고 있으면 그러려니 하신다기에
제가 냉큼 치킨 한 덩어리와 바나나 빵 한 조각을 줬어요.
근데, 녀석의 반응이 이렇게 시큰둥 한거예요.
먹으라고 줬는데 도통 먹질 않아요.
이렇게 시큰둥하기만 합니다.
길 고양이가 사람을 피하질 않고 이래 쳐다보고 냐옹거리는 게 신기해서,
미친듯이 찰칵대며 사진을 찍어댔더니.. 녀석이 정색하는게죠.
음식을 앞에 두고 고사라도 지내나 했는데,
알고보니 치킨이 크다고-_- 엄마한테 치킨 잘게 찢어달라고 냐옹댄 거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엄마가 잘게 찢어 주셨더니.. 다 먹었어요 -_-;
뒷문 쪽이 제 방이라도 되는 줄 아는 녀석이예요.
저러고 엄마가 주방에서 일하시면.. 저러고 지키고 있어요.
벌써 몇 달 째, 녀석에게 밥을 주고 있다보니..
길 고양이임은 분명하지만, 녀석은 저희 엄마를 엄마 따르듯 따르고 있어요.
길 고양이들은 대체로 하지 않는다는 부비부비 신공도 보이구요.
뒷문께에 있는 모든 사물에.. 부비부비하며 엄마를 기다려요..-_-;
처음엔 저만 보면 요러고 정색을 하던 녀석인데,
제가 집에 잠깐 내려와 있으면서.. 밥 주는 일을 제가 맡았어요.
그러다보니 요즘엔 많이 정색 안 하더라구요 =ㅂ=
어느 날인가는 (5월 15일), 멸치반찬과 오뎅반찬을 밥으로 하고
(엄마 몰래) 날계란까지 하나 풀어서 줬는데 (엄마한테 걸리고 한 대 맞았죠-_-;)
녀석이 안 먹고 버티고 있는거예요. 어딘가를 보고 냐옹냐옹- 냐옹냐옹-
알고봤더니, 신랑인지.. 아가인지는 모르겠어요.
녀석보다 훨씬 큼직한 요 녀석한테 밥 먹으러 오라고 부르는 신호였어요.
저 노란 녀석은 정말 천상 길 고양이예요. 눈 마주치고 도망가서 밥 먹으라고 피해줬어요.
그러던 어느 날인가.. (6월 3일)
파리와 모기 때문에 뒷문을 살포시 닫아놓고 지냈어요.
하루에 한 두 번쯤 생각나면 밥 갖다놓고, 얼굴 빼꼼은 잘 안 했더니..
녀석이 가게 앞문으로 찾아온거예요 -_-;
급하게 우유에 오뎅반찬을 내다 줬는데.. 녀석은 저렇게 궁둥이만 부비다 가버렸어요.
다시 뒷문으로 와서 냐옹냐옹- 냐옹냐옹- 자기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알린거죠 -_-;;;
근데 저 날 느낀게,
사람이 많지 않은 밤시간대였는데도 불구하고
앞집에 왔다갔다하는 다른 사람들의 존재 때문인지
아무리 불러도 와서 밥도 안 먹고, 차 아래 숨어서 100M 달리기 신공을 보여줬어요.
'아.. 녀석은 어쩔 수 없는 길 고양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죠.
그리고 6월 8일,
이 날.. 상당히 더웠다고 많은 분들 기억하실 꺼예요.
밥을 갖다 줬는데도 시큰둥하길래..
밥이 문제가 아니구나 싶어서 종이컵에 시원한 얼음물을 가져다 줬어요.
녀석, 저렇게 얼음물을 꼭 껴안고 피서를 즐기다가 갔어요 -_-;
피곤에 지친 녀석의 표정 보이시죠?
저렇게 그늘에서 축 늘어져서 쉬다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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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녀석의 얘기는 여기까지예요.
반응 좋으면 요즘 녀석 근황 전해드릴께요 ^.^
글 쓰는데 또 냐옹냐옹- 엄마가 'xx아, 너 부른다-' 라고 하셔서 밥 주고 왔어요.
아참, 여기서 제가 녀석에게 스토 꼬양이라고 하는 건요.
녀석이.. 새벽이나 밤에 엄마가 잠깐 주방에 들어가시는 것도 칼같이 알아요.
일단 엄마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면 냐옹냐옹- 이예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밥 때가 됐는데도 안 와서 '냐옹이 밥 먹어야지-' 하면 냐옹냐옹- 대답도 잘 해요.
아마도 뒷문 근처에 사는 것 같긴 한데.. 녀석 도통 어디 사는지 가르쳐주질 않아요.
그리구요. 보시면.. 녀석이 배가 뽈록해요. 임신 중이예요.
이 더운 날 어디에서 아가를 놓을지 참 걱정 되고 그렇긴 하지만,
몇 달 전에도 엄마가 뒷문 께에 아가 놓으라고 집을 만들어 주셨었는데
다른 데 가서 놓고.. 아가들 데리고 같이 밥 먹으러 오더라구요.
날도 덥고, 조금 있으면 장마철도 다가오는데..
녀석이 무사히 아가들 놓고, 같이 냐옹냐옹- 밥 먹으러 왔으면 좋겠어요.
저한테도 경계를 많이 풀었는지.. 부비지는 않아도 만지게는 해주더라구요.
아, 이름도 지었어요.
괜히 어려운 이름 지어두면.. 녀석이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그냥 '냐옹이'라고 했어요. 녀석이 냐옹냐옹- 하면 저희를 찾는 거니까요.
사진이 띄엄띄엄 있는 건, 녀석도 스트레스가 말이 아닐텐데..
밥 줄 때마다 핸드폰 들고 가서 찰칵거리긴 싫어서 간간히 생각 날 때만 찍는거라서요 ^.^
자, 그러면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