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오늘 안나오셨는데요...]
[지금 장난하는거야? 어제도, 그제도...똑같은 말만 날리는거 벌써 일주일째야]
[그렇게 말씀하셔도...]
우빈은 극도로 예민한 상태였고, 당황한 웨이터는 움찔거리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무슨 일이야?]
[매니저님....그게...]
살짝 귓가에 말을 전한 그는 뒷일을 부탁하고 서둘러 불편한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다.
우빈은 그를 알고 있다.
승주와 같은 지붕아래의 룸메이트...동거인...
애초부터 그를 통하면 승주의 행방을 알아내긴 쉬웠을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자신보다 승주를 잘 알고 있다는듯한 그의 눈빛이 맘에 들지 않았기에....
그러나... 이렇게 꽁꽁 숨어버리면...어쩔수 없는건가?
[어디 있는 거지?]
[듣기 거북하군요. 초면에]
건영은 초조하고 불안해 보이는 이 남자의 모습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었다.
통쾌한 기분.
울그락 불그락하는 그의 표정이 고스란히 눈에 보인다.
[....화나게 하지 않는게 좋아...어디있어? 한 승주!!]
[여행갔어. 나도 위치는 모르고...]
반말이 터져 나오자 우빈의 미간이 움찔거리며 시선이 그를 올려다 본다.
[주는만큼 받는거 아닌가?]
[호오? 매니저의 태도가 아닌데? 설마...뭐야..그녀석 너랑도 그런거야? 엉덩이가 가벼운!!!]
" 콰 당~~"
우빈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은순간, 건영의 주먹이 그의 얼굴을 후려친다.
그 반동으로 의자에 앉아있던 우빈은 테이블 밑으로 굴러 떨어졌고, 입가를 닦으며 쓴웃음을 짓는다.
[다신 이곳에 오지마라. 두번다시... 그 녀석 찾지 않는게 좋을꺼야. 미리 말해두는데, 네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하고 있는지 정돈 알고있어. 꽤 파장이 클꺼야...교사가 이런곳에 드나들고 있다는건....그리고 이건 그 녀석이 너에게 남긴거야. 무슨 의미인지 알겠지?]
건영은 주머니속에서 무언갈꺼내 테이블위에 던져 놓고는 룸을 빠져 나갔다.
우빈은 이미 반 취한 상태의 몸을 일으켜 세워 테이블위에 놓인 물건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그동안 자신이 승주에게 건넨 돈이든 통장이었다.
[하?....뭐야...이거....한 승 주...뭐하잔거야...지금....]
우빈의 손에 쥐어진 통장 아래로 하얀 종이 한장이 힘없이 떨어졌다.
( 미안해. 이제 그만 하고 싶어...
돈은 받지 않을께. 처음부터 액수가 너무 컸어.
나도 같이 즐긴거니까 일방적인 계산은 사양하고 싶어.
그건 허락해 주라...내 마지막 자존심이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
우빈은 충격이 큰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고 헛 웃음만 소리내어 내뱉고 있었다.
그 웃음은 어찌 들으면 작은 흐느낌처럼 서글펐고, 원망스런 울부짖음 같았다.
[형....괜챦아요?]
[.....갔어?]
[예...미친 사람처럼 한동안 웃고 있더니.... 그 통장말인데요...여기...]
그는 승주에게 찢어진 통장을 건넸다.
[한방 먹었어요. 매니저가 열받아서...복싱선수라더니...참을성없게...]
그는 승주의 힘없이 떨어진 어깨를 보며 핀잔을 주듯 입을 삐죽거린다.
[괜챦아... 퇴근해야지?]
[홀에 나가려구요? 혹시 또 올지도 모르는데?]
[안올거야...이제....]
승주는 주방옆에 위치한 물품창고에서 지금까지 미뤄두었던 재고정리를 시작했었다.
일주일 전부터 오늘까지....
그는 자신의 맨션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그가 유일하게 자신을 찾을수 있는곳은 여기 한곳뿐.
어쩌면....혹시나...했지만, 승주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아마도.
그는 더이상 이곳을 찾지 않을것이다.
갈기갈기 찢어진 통장을 바라보며 승주는 화가났을 우빈의 모습을 그려봤다.
그 모습까지도 그리웠고, 간절했다.
참아낼수 있을까? 견뎌낼수 있을까?
너와 만나지 않은 일주일
내 몸은 이미 너를 미친듯이 원하고 있다.
내 눈은 너를 찾아 수 없이 헤매고,
내 귀는 너의 소리를 쫒아 방황하고,
내 입술은 ... 더이상 너의 달콤함을 느끼지 못해 메말라 가고 있다.
너는 알고 있을까?
너의 향기를 맡지 못한 내 코는 이제 그 어떤 향기도 느낄수 없다는것을........
가슴이....
심장이....
조금씩 죽어가는...
이 고통을 .....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