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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스페인 여행기. 그 첫번째 이야기. 길 위에서 길을 잃다.

방랑자 |2010.06.18 10:04
조회 1,413 |추천 0

 

안녕하세요. 영국에서 활동 중인 캠퍼스 리포터 7기, 스마일홀릭입니다.

한동안 기사가 뜸했습니다. 그동안 뜨거운 태양이 비치는 아프리카, 모로코와 정열의 나라, 스페인을 다녀왔기 때문이죠.

 

이번 여행은 저에게 주는 선물이었습니다.

여행이란 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이번 여행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네요.

14일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함께 웃고, 즐기며... 나도 다른 사람에게 미소를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구요.

이제 그 이야기들을 한 올, 한 올 풀어보겠습니다.

 

 

모로코까지 가는 여정은 참 길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화이트해븐(Whitehaven)에서 오후가 되서야 기차에 올랐습니다. 영국 국내 이동 비용보다 저렴한 항공권이라면 공항에서 새우잠을 자는 수고는 견뎌야 하겠지요.

 

예전 우리네 비둘기호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 Northern Rail을 타고 칼라일(Carlisle)에 도착했습니다. 런던행 기차가 오기 까지는 30분 정도가 남았더군요. 사람이 많은 관계로 의자에도 앉지 못하고, 플랫폼 근처에 서 있다가 런던행 기차를 탔습니다. 환승한 기차는 칼라일에서 런던까지 3시간 30분 안에 주파하는 초고속 열차라죠. 저녁에 공항에서 잘 것을 생각해, 미리 눈을 붙여봅니다.

 

 

런던에 도착하니, 밖이 깜깜했습니다.

화이트해븐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5시간 넘게 걸린 걸 생각하면 당연한 이치지요.

조금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루턴행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빅토리아 역으로 이동합니다.

 

빅토리아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 공항버스가 정차하는 Stop 6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간은 10시. 내가 미리 예약한 버스는 11시. 혹시 몰라 시간 여유를 조금 두었는데, 너무 많이 예상했나 봅니다.ㅡㅡ;;

단돈 2파운드에 구입한 표인 것을 생각하면 1시간 더 기다릴 수도 있었지만, 버스에 타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 운전기사에게 말이나 해볼 심정으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운전기사 왈, "너는 11시 버스잖아. 그럼 그 버스를 타야 돼."

순간, 표를 구입할 때 본 안내 문구가 생각 났습니다. "항공기가 예정보다 일찍 도착하거나, 늦게 도착할 경우 1시간 정도는 커버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그러자 운전기사 아무 말 없이, 표에 볼펜으로 체크를 하고, 들여보내줍니다. 역시 아는 것이 힘입니다.^^

 

버스에 오르니, 옆 좌석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큰 배낭을 짊어진 것을 보니, 배낭여행자 같았습니다.

단,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을 제외하면. 알고 보니 이모와 조카로, 유럽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영국에서 10일 정도 머물고 이제 프랑스로 넘어간다더군요. 어린 조카와 함께 유럽여행이라... 참 멋진 이모 아닌가요?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서로 피곤한 상태라 곧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1시간 남짓 후에 버스가 루턴 공항에 도착했죠.

잠깐 자고 나니 어찌나 몸이 더 무겁던지. 터벅터벅 공항 대기실로 향합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밤에 도착하는 비행기편이 있어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물론 다음 날 새벽, 또는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비행기편을 타는 사람들도 저마다 의자를 하나씩 차지해 불편한 잠을 청했습니다.

 

 

Check-In Desk는 보시다시피, 텅 비어 있었습니다. 3시간 후나 되어야 열기 시작하겠죠. 

사실, 여행을 떠나는 당일날 까지도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 폭발한 화산의 여파로 화산재가 유럽의 하늘을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4월 말에 폭발했을 때는 유럽 대륙의 하늘이 막혀 많은 항공편이 결항되었죠. 그 때 추가 폭발 우려가 있다고 했으나 제가 휴가 갈 즈음엔 제발 안 터지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허나... 결국 휴가 1주일 전 화산이 재폭발합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한 때 아일랜드 및 스코틀랜드 등의 공항이 폐쇄되기도 했고, 점차 화산재의 영향이 커지면서 여행 전 날에는 제가 가기로 되어 있던 스페인과 모로코 일부 공항이 폐쇄되었습니다. 이렇게 내 휴가가 끝나나... 하고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이번 휴가를 위해 4개의 비행기편을 예약해 놓은 상태라 하나가 틀어지면 전부 계획을 수정해야 되기에 골머리 좀 썩었습니다.

체크인 하기 전까지 항공편이 결항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죠.

 

그러나 그 시간, 상황판에 제가 타고 갈 비행기편이 표시되어 있다는 사실이 조금 위안을 줬습니다. 

 

 

의자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3시 30분 넘어서 일어났습니다.

'제발... 열려라...' 라는 심정으로 체크인 데스크로 향했죠.

야호! 비행기가 운항 한답니다!!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체크인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 만으로도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습니다. 

 

 

비자 체크를 하고, X-ray 판독을 거쳐 면세점이 있는 공항 내부로 들어옵니다.

밖을 보니 아직은 어두웠지만, 한쪽에서 희미하게 동이 터오더군요. 

 

 

이게 저를 모로코로 안내해 줄 비행기입니다.

푸른 창공을 날아 뜨거운 아프리카, 모로코를 향해 말이죠.

 

 

 

예정 시간보다 30분 지연되기는 했지만, 드디어 영국을 떠나 모로코로 향합니다.

전 언제부터인지, 비행기가 활주로를 떠나기 전 급가속을 할 때의 엔진 소리가 좋아졌습니다.

여행의 설렘, 하늘을 나는 긴장감이 묘하게 공존하는 순간이기 때문일까요.

 

노오란 유채밭이 펼쳐진 영국 대륙에게 인사를 하면서 달콤한 잠에 빠져듭니다. 몇시간 뒤, 아잔이 울려퍼지는 모로코 거리를 거닐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3시간여의 비행시간 끝에 모로코, 마라케시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씌여 있는 아랍어를 보니, 모로코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실감나더군요. 

 

  

모로코 입국 심사는 꽤나 오래 걸렸습니다.

한 사람 입국 심사를 할 때마다 많은 질문을 해대는지 기나긴 줄은 쉽게 줄지를 않았습니다.

한 시간 여의 기다림 끝에 제 차례가 왔습니다.

입국심사관은 내 여권을 보더니, "South or North?"를 묻습니다.

남한이라고 하자, 'Seoul'을 외칩니다. 그에게 환한 미소와 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습니다.

그는 몇가지 질문 끝에, 도장을 꽝! 찍어주더군요.

 

공항에서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공항 입국장을 나섭니다.

모로코가 관광국가이기 때문일까요? 마라케시 공항은 벌집을 연상시키는 듯한 디자인에 굉장히 현대적이고 세련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로코에서 첫 난관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어보다는 프랑스어가 더 잘 통하기 때문이랄까요?

 

그래. 난 모로코에 와 있어!! 영어가 안 통하면 어때? 내가 여기에 와 있다는 게 중요한 거니까. 

 

 

공항버스를 타고, 제마 엘피나 광장으로 향합니다.

이국적인 디자인의 문에, 야자수, 그리고 히잡을 쓴 여인네들을 보고 있자니 여기가 모로코라는 사실이 더욱 실감납니다. 

 

 

처음에 탈 때, 제마 엘피나 광장에 간다고 얘기했더니 운전기사는 친절하게도 광장 앞에서 저에게 내리라고 얘기해 줍니다.

낮에는 코브라쇼, 원숭이 쇼 등 각종 공연이 광장 곳곳에 자리를 잡고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 잡고, 저녁이 되면 시끌벅적한 야시장으로 변한다는 제마 엘피나 광장. 마라케시에서 빼 놓으면 아쉬운 명소 중의 하나입니다.

날씨가 조금 덥기 때문인지, 광장에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우리네 시골 장터를 생각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갈증도 나고, 잠시 쉬어갈 요량으로 광장에서 오렌지 주스 한 잔을 시킵니다.

이 곳, 오렌지 주스는 순 100% 오렌지 주스입니다. 오렌지 과즙을 직접 짜서 만들어준다죠.

달콤하면서 시원한 오렌지 주스 한 잔은 마라케시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단, 유리컵에 주기에 그 자리에서 마시고 돌려줘야 한다는 사실!! 

 

 

오렌지 주스도 한 잔 했겠다. 메디나 탐험을 해야겠지요.

미로 같이 얽혀진 메디나에서 길을 잃어보는 것도 괜찮아요. 매일 같이 마음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는데, 보물 찾기하는 심정으로 출구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나요? 

 

 

마라케시는 '붉은 도시'라고 불립니다.

예전부터 이 주변에 적황토가 많이 있기도 했고, 더위도 식히고, 눈의 피로도 덜어주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건물들이 붉은빛을 띄고 있습니다.

 

메디나 깊숙히 들어온 어느 골목에서...

순간 집 들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에 눈에 들어옵니다. 구름을 따라가 보기로 합니다. 

 

 

순간, 제가 어디쯤에 와 있는지 방향 감각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그저 보이는 것은 집들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곳곳에 널려있는 카페트, 임자가 있는 듯한 자전거뿐.

 

단 몇 시간만에 또 다른 세상에 들어와 있는 듯한 경험.

낯선 곳에서의 두려움보다는 누군가의 시선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유로움과 그들의 삶 속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마음 한 켠을 채웁니다.

 

 

질레바를 입고 돌아다니는 모로칸들의 모습과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아치형의 문을 보고 있노라니, 어릴 적 보았던 아라비안 나이트 동화 속으로 저를 이끌고 온 것만 같습니다. 

 

 

그 미로 속에서 친구를 만났죠.

"안녕, 나는 마라케시에 살아. 넌 이름이 뭐니?"

"난 스마일홀릭이야. 만나서 반가워."

 

마라케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고양이들은 제 친구가 됩니다.

어린왕자와 여우의 만남이 그러했듯, 내가 그를 길들이면 그는 나에게 있어 하나밖에 없는 고양이가 될까... 그를 보기 위해 마라케시에 다시 방문하고 싶어질만큼 그리워하는.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애써 수확한 농작물을 보따리에 이고 와 쌈짓돈이라도 마련하려는 아저씨의 어깨도 축 쳐집니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있어 길고도 긴, 기다림의 연속일 것이리라. 

 

 

이내 장사꾼들의 호객행위가 들리는 수크로 들어갑니다. 현지인들보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더 많은 곳이라 금새 식상해져 버리기도 하죠.

그러나 시원하게 쳐져있는 발이 더위를 조금 식혀주기에 좀 더 걸어보기로 합니다. 

 

 

한 작업장에서 연세 지긋이 들어보이는 할아버지 두 분이 수작업으로 주걱과 수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저와 같은 여행자들이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펴보고 있었고... 

 

 

이리 저리 얽힌 수크 안을 돌아다니다, 순간 하늘이 보이는 탁 터진 장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도 어김없이 장이 서고 있었죠. 각종 모자를 비롯해, 오일, 화장품 등 다양한 물건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시골 장터를 봄 직했습니다. 

 

 

한동안 헤매였던 메디나를 빠져나와 마라케시의 주요 상징물 중 하나인 미나레 쪽으로 향했습니다.

예전에는 도서관으로도 쓰였다는데, 현재는 기도 시간을 알리는 미나레로서의 기능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야자수. 내가 쉬어갈만큼의 그늘도 허용하지 않는 야속한 나무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죠. 

 

 

다시 제마 엘피나 광장으로 돌아오니, 야시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광장이 시끌벅적합니다.

수레에 온갖 음식이며, 탁자, 냄비, 솥 등을 싣고 하나 둘씩 광장으로 모여듭니다. 

 

 

사람들도 꽤나 많이 모여듭니다. 광장 한쪽에서는 야시장 준비로 어수선하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여러 공연들이 펼쳐집니다.

전통 복장을 하고 춤을 추는 여인네 근처에는 관광객들보다도 모로칸들이 더 몰려들구요.

 

 

저도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지인들이 먹는 식당에 비해 비싸기는 했지만, 오늘 하루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망설임없이 들어갔죠. 영국 물가에 비해 싸니까 가능했지만.

치킨 따진과 오렌지 주스를 시키고, 점점 불을 밝혀오는 광장을 바라 봅니다.

음식을 만드느라 연기가 자욱하게 광장을 메우고, 곳곳에서 들려오는 프랑스어와 아랍어의 향연 속에서 전통 악기의 쨍쨍 거림이 묘하게 어우러집니다.

 

 

뜨끈뜨끈하게 달궈진 화로 속에서 방금 꺼내온 듯한 치킨 따진이 제 식욕을 자극합니다.

올리브는 제 취향이 아니지만, 따끈하게 익혀지니 제법 먹을만 하네요. 광장을 바라다보며, 중간 중간 글을 쓰며, 모로칸 빵과 함께 따진 한 접시를 거뜬히 비워냈습니다.

 

 

주변이 어둑어둑 해지면서, 제마 엘피나 광장은 노란 불빛의 향연 속으로 빠져듭니다.

향긋하게 퍼지는 음식 냄새, 사람들의 떠들썩한 이야기 소리, 손님들을 호객하는 점원들의 모습... 이 모두가 제마 엘피나 광장을 밤의 향연으로 초대하고 있는 것이죠.

그 흥겨움 속에 모로코에서의 첫번째 밤이 지나갑니다. 

 

 

 

 

 

스마일홀릭의 인크레더블(Incredible) 모로코 & 스페인 여행은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이국적인 모로코의 풍경과 전 세계에서 모여든 친구들과의 사하라 여행, 페즈에서의 잊지 못할 수크 탐험, 스페인에서의 흥겨웠던 축제 등을 연재할 계획이니, 계속해서 지켜봐 주세요~

더욱 흥미진진한 여행기!!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다음 기사에서 만나요!!

 

 

 

 

[원문] [스마일홀릭☆36] 스마일홀릭의 INCREDIBLE 모로코&스페인 여행기. 그 첫번째 이야기. 길 위에서 길을 잃다.

출처 : 당신의 열정지지자 영삼성닷컴(www.you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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