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톡톡을 즐겁게 보고 있는 스무살 대학생입니다.
오늘도 재밌는 사연을 읽다보니,
저에게도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가 생각나네요.
저희 어머니는 무좀이 좀 심하신 편이었습니다.
원래는 없었는데 아버지께 옮았다고 하더군요 ......ㅠㅠ
평소에 무좀약도 발에 많이 바르시고, 무좀 치료 하러 병원도 다니시고 하셔서
요즘엔 많이 나아지셨답니다.
때는 제가 초등학교 4학년쯤,
저에겐 두살 차이나는 언니가 있었고,
여섯살 차이나는 여동생이 있었지요.
그때 어머니는 한창 무좀이 심하셔서
식초물에 무좀 걸린 발을 담그면 무좀이 나아진다고 하는 말을 듣고
날마다 대야에다가 식초물을 만들고 거기에 발을 담그고 계셨습니다.
저는 비위가 약한 건 아니었지만 유난히 식초 냄새를 싫어했어요.
그래서 엄마가 식초물에 발담근다 그러면 방으로 쏙 들어가서
이불안에 숨어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냄새가 온집안에 퍼졌었거든요 ㅠㅠ
사건은 어머니가 우리에게 저녁을 차려주시고 교회를 나간 날이었습니다.
언니와 저, 그리고 어린 다섯살짜리 여동생은 같이 어머니가 차려주신 저녁을 먹고
물을 먹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원래 주전자에 물이 있어야 하는데 그날따라 물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언니가 저한테 냉장고에서 물을 찾아오라고 하더군요.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생수통 1.5L같은 병에 보리차를 넣어둔 게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걸 가져와서 컵에 따랐죠.
나름대로 어린 동생 배려한다고 동생부터 마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그걸 마시더니 맛이 이상하다고 그러는 겁니다.
저희는 또 투정부리고 제멋대로 구려고 하는 줄 알고
동생에게 면박을 주고
그다음 제가 마셨습니다.
근데 진짜로 이거 맛이 이상한 겁니다.......
그래서 저도 "언니, 이거 진짜 이상한거 같애 " 그랬더니
언니가 이제 막 화를 내면서
니들 왜그러냐고 그러는 겁니다 .그러더니 내 컵을 탁 뺏아서 꿀꺽꿀꺽 마시더군요.
그리고 나서.....
꿀꺽꿀꺽 마시던 언니가 갑자기 막 맛이 이상하다고 싱크대에 물 웩 뱉어버리고...
그 보리차같이 생겼던 병을 심문,추궁 해보니
엄마가 바로 발담근 식초물이었던 거죠.
엄마는 그걸 한번쓰고 버리기가 아까워서 다시 쓰려고 페트병에 넣어 냉장고에 넣어두셨던 겁니다.
우린 그걸 보리차로 알고 마신거구요 .....
엄마가 돌아오시자 저희는 식초물 마셨다고 불평해대면서 그러니
아버님 왈
위장까지 소화되고 장청소까지 했겠다며 ........
앞으로 병걸릴 일없이 건강하게 장수할거라네요 ......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회상해보니 참 재밌는 추억이었네요 ^^
그때 식초물로 인해 .. 제 위장은 지금도 튼튼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