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뭐 별거 아니라면 아닌건데, 친구들한테 말하기도 좀 자존심도 상하고, 그냥 답답한 마음에 끄적입니다. (친구들은 시댁이 다 잘 살아서 도움 많이 받거든요)
전 결혼 5년차인데 불임부부였습니다.
남편의 정자가 평균치에 많이 못 미쳐서 산부인과에서 바로 시험관을 권유하더라구요.
남편이 나이도 좀 많아요. 저랑 나이차이가 좀 납니다. (전30 초반)
그땐 시험관같은거 하고싶지도 않고 둘이 사는 것도 좋다고 판단해서 그냥 맘편하게 우린 둘이 사이좋게 살자라고 잘 살고 있었죠.
뭐 물론 제 맘이라고 늘 좋았겠습니까..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친구들 둘째까지 낳고, 직장 동료들 하나둘씩 육아휴직 가고.. 뭐 심적으로 사람들 만나는게 불편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왜 애 없으면 인사가 그런거잖아요. 왜 애를 안 낳냐.. 나이를 생각해야지.. 등등
시부모님도 워낙 자식을 늦게 봐서 시아버님이 80후반이십니다.
시어머님은 70중반...
시어머님은 저희 사정을 아시니까 자식 얘긴 안하시지만, 시아버님은 맨날 절 볼때마다 애 타령을 하셨어요. 남편이 아무리 자기 때문이라고 말 해도 믿질 않으시더라구요.
그러던 중 제가 5월에 덜컥 임신이 됐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해외여행도 가고 암튼 예상치 못해서 당황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늘 저희집에 면목없어 하던 남편이 가장 기뻐하고 워낙 자상해서 저에게 너무 잘 해주고 있습니다.
임신 소식을 가장 먼저 친정에 알리고 그날 시댁에 가서 시부모님께 말씀 드렸죠.
뭐 저희 부모님, 언니 누구보다 정말 좋아하고, 저희 아빤 엽산도 사주시고 뭐 먹어야 하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하십니다.
그런데 저희 시댁은.. 반응이 정말 의외더라구요.
시아버님은 뭐 워낙 고령이라 인정합니다. 그래도 감동받으셨는지 악수하시면서 "고맙다"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시어머님은 시아버님과 사이도 좀 안 좋으시고 두 분이 저 연세에 최근엔 육탄전도 했다는 얘길 들었죠. ㅜㅜ 뭐 저희 시부모님 스토리 다 말하려면 이 판 모자라겠지만, 두분이 싸우시고 자식들한테 번갈아 울면서 전화도 해대고 암튼 좀.. 최근에 제가 그런일로 시부모님께 질린 면도 없지않아 있네요.
저희 남편이 "엄마 놀라지 마세요. XX이 임신했어요" 말했더니, "응. 잘했다" 한마디..
좀.. 서운했습니다.
나중엔 본인도 좀 그랬는지 먹고싶은거 있음 꼭 바로바로 먹어라. 저희 남편에겐 XX이 잘 도와줘라 말씀하셨지만.. 정말.. 너무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서운한 맘이 계속 남네요.
직장 동료도 먹고싶은 거 있음 말해. 사줄께.. 인사라도 그렇게 말해주고 친정부모님은 직장 다니는거 힘들지는 않은지 여러가지로 신경 많이 써주시는데, 정말 저희 어머님 그런 말 한마디도 안하시는데 은근 마음에 상처 받았습니다.
남편이 밑으로 남동생이 있는데 남동생은 벌써 애가 둘에 이번에 초등학교 입학까지 했습니다. 늘 시부모님 손주들 얘기만 하셔서 그런거 내심 서운했는데, 그래도 장남인 남편이 이번에 애기 생겨서 누구보다 어머님이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제가 너무 소심한 건지.. 애 갖은거 유세도 아닌데 유세 떠는지 모르겠네요.
뭐 앞으로 더 서운한 일이 많을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남편도 자기 부모님 반응에 저한테 좀 미안한지 부모님이 못해주시는 만큼 자기가 더 잘하겠다고 하지만..
저 연세에 두 분이 툭하면 싸우고 울고 전화하고.. 어휴.. 그냥 하소연 좀 늘어놓았네요.
그냥 기대를 말아야지..하면서도 주변에서 챙겨주는거 보면 남보다 못한 시어머님 무관심에 문득 욱 하기도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