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도권에 사는 28세 남자입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들중에 낙태에 대한 이야기도 가끔올라오고하던데..
거의 여성분들의 이야기더군요..
저는 남자지만, 저에게도 아픈기억인 낙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합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전쯤인 제가 24살때였습니다.
그당시 저는 대학생으로 졸업반이라 취업준비를 하고있었고 친구와 술자리에서
저보다 3살이 어렸던 여자애들과 동석하게되었었는데, 그중에 한명이 저를 맘에 들어해서
연락처를 받고 연락을 하게되었습니다..
참 우습게도 그여자는 제가 고등학교시절 아침에 등교길에 가끔마주치던 여자였습니다.
그냥 "저얘 이쁘장하게 생겼네.."하며 지나다니던게 기억나 알아볼수있었죠.
아무튼 연락을 하고지내다 사귀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3살이나어려 그당시 21살이었던 전여친은 고졸에 백조였고 술마시고 노는걸 참좋아라 했고, 술취해서 새벽에 돌아다니는 날이 많아 저랑 많이 다투기도했었습니다.
25살이되어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하게된 저는 직장생활하며 여친달래가며 만나느라
참 힘든시절을 겪었습니다. 첫직장에 적응도 안된상태에서 10일간 출장을 가게되었는데
저녁만되면 전화해서 안온다고 징징대는 여친을 달래느라 직장상사 눈치봐가며 통화했던
제얘기는 그회사사람들을 가끔만날때면 지금도 가끔하곤할정도죠...
그리고 전여친은 아버지가 일찍돌아가셔서 어머니만 계셨고, 저는 전여친네 집에
자주놀러가고 여친어머니께서는 저를 사위라고하시며 잘 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여친네 위에 누나가 한명있었는데, 누나역시 여친과같이 백조에 놀기를 좋아했고,
이분 역시 동생남친이라고 저를 잘 대해줬었습니다.
그러면서 가끔 여친네 집에서 외박을 했었고, 그때마다 성관계를 자주 했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했던저는 여친과 놀아줄 시간이 많이부족하였고,
여전히 놀기를 좋아했던 여친과 다툼이 더 잦아지게되고, 결국 사귄지 8개월정도가
되었을때 여친이 저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하더군요..그당시 제가 많이 매달렸습니다.
많이좋아했었으니까요..근데 여친는 냉정하더군요.
전화도 받지않고 집앞으로 찾아가면, 너땜에 집에 안들어간다고하며 만나기를 거부했었고
결국 시간이 약이란말처럼 2달여가 흘러, 저도 이제 마음정리를 하고 새출발을 해야겠다
싶을무렵, 전여친에게 연락이왔습니다.. 공원에서 보자고 하더군요.
나갔습니다. 여친이 말을꺼냈습니다. "오빠아이를 임신했어"라고..
어떻게 하겠냐고 제가 물었습니다. 지우겠다고하더군요, 자기는 돈이없으니
돈만주면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더군요..그래서 집에 들여보낸 후
은행에서 돈을 찾아 40만원을 주고왔습니다.
그당시에는 3개월된 태아를 낙태하는 것에 대한죄책감이 크지않았던것같습니다.
그렇게 여친과의 아픈기억이 마무리가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4개월여가 지났을 무렵 다시연락이 왔습니다.
그여자..그때 제가준돈으로 낙태를 하긴커녕 친구들과 술마시고 노는데 돈을 다써버리고
대책없이 4개월을 보냈더군요, 참...어의가없기전에 두려웠습니다.
잊어가고 있던 아픈기억이 10배 100배가되어 제앞에 나타났으니까요.
저는 화를 냈습니다. 그때 준돈으로 뭘 했고, 왜 이때까지 대책없이 보냈으며,
이제와서 왜 나한테 연락을 해서 이러느냐고... 그러자 그여자도 저에게 화를 내더군요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말고 잘먹고 잘살라더군요..
하루하루가 무서웠습니다..참 답이없더군요 막막하기만하고
그러길 몇일이지나 다시연락이 오기시작했습니다. 저는 연락을 회피했죠..
문자가 오더군요 집으로 찾아와 우리 부모님께 말해야겠다고..거짓말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와 제가 집에있는데, 벨이울렸습니다..그리고 화면을 보니
전여친 얼굴이 보이더군요.. 제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당황했던 순간이었을 겁니다.
저는 엄마손을 잡고 빌었습니다. 제발 그냥 모른척해달라고..문열지말아달라고..
엄마는 제게 물었습니다. 무슨일이냐고..다 괜찮으니까 엄마가 다 해결해 줄꺼니까
걱정하지말라고...결국 저는 제방에 혼자틀어박혀있고, 엄마가 문을 열어
전여친과 얘기를 했습니다. 엄마는 그여자가 들어오는 순간 많이 놀랬다고 하더군요
한눈에 보기에도 임산부임을 알수있었기 때문에..
내용을 파악하고 전여친을 돌려보내고 엄마는 저를 설득했습니다.
그냥 전여친과 결혼해서 저아이 낳고 살아보라고..
전 이일로 인하여 전여친에게 눈꼽만큼의 정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죽어도 싫다고,
차라리 저아이 낳으면 데려와서 저혼자 아이를 기르겠다고 했습니다.
전여친에게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기낳는 병원비는 내가 내줄꺼고,
나혼자 기를테니 낳아서 달라고...
엄마를 통하여, 아빠, 누나 우리가족 모두가 이일을 알게되고 집안은 난리가났습니다.
입양을 보내야한다, 결혼을해라, 난 내가 혼자 기르겠다..
그러던중 전여친 누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어떤병원에서 낙태수술을 하겠다고...이제 8개월이된 아이를 낙태를 해준다더군요...
제가 250만원을 주고 낙태수술을 했습니다...결국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얼마지나지 않아 전여친에게 문자가 왔습습니다..
아기 귀가 오빠귀랑 너무 닮았다고...
저는 이제 다시는 연락하지도 보지도 말자고 했습니다.
한동안 이일이 있은 후 집에서는 저를 벌레보듯이 보는 듯했고,
그보다 8개월된 아이를 낙태했다는 사실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3년이 지난지금도 가끔 이일을 생각하면, 아이에게 너무 큰죄를 지었고,
나중에 결혼을 하게되면 부인에게나 아이에게나 죄스러운 마음이 들것같습니다.
물론, 직접 수술을 하신 여성분들에 비하면 제고통은 1/10도 비할바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일은 앞으로 일어나지 않길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