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물 네살이고 여자에요
가끔 한번씩 보기만 했지 글을 쓰는건 처음이라 어색해요^^
저는 5년째 타이로신 혈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어요
2년전에 간이식을 받았는데도 경과가 좋지 않아 계속 일반 병동에
침대만 축내다 지금은 집에서 요양중이에요
저에게는 고등학교 시절 쪽지편지로 시작해서 6년째 곁을 지켜주는
진짜 멋진 남자친구가 있어요~~
정말 좋은 친구라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남자친구가 저한테 여기에 올라온 글을 소개해준적이 많은데
제가 잘못한것이 있어서요
이글을 보게된다면 조금이라도 위로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죽어서 귀신이 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해요..
친구가 문병을 와도 걱정을 할만큼 얘기를 많이 하는데
죽어서도 남자친구를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친구들은 기겁을 해요
저보고 맨날 그런 생각만 하다가 진짜 귀신이 되면
나중에 남자친구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혼하는거 당연할텐데 그런거
보면서 힘들꺼라고.. 제발 좋은 생각만 하라고 해요
그런데도 저는 곁에 너무 있고 싶어서요..정말 살고싶어요
남자친구는 고등학교때 운동을 하고 지금은 체육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정말 성실하고 남자다운 사람인데 요즘 저때문에 많이 힘들어 보여요
학원에 새벽반이 생겨서 일찍 나가야 하는데도
아침마다 저희집에 와서 아침을 챙겨주고 가요(자랑이에요 제가 조금 팔불출^^)
두달 전에는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제가 병원에 있을때는 금식아닌 금식으로 물같은 죽만 먹어야 했는데
집에 오니까 간간한 오이무침이나 이런것들도 먹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쌀밥이 먹고 싶다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밥을 질게해서 아침을 챙겨줬어요
오랜만에 맡은 밥냄새에 크게 한숟갈을 물었는데
밥알을 씹을 수가 없고 분명히 이가 있고 죽도 먹었었는데
한톨도 씹는게 힘들었어요 그래도 남자친구가 일부러 한건데
웃으면서 내색않고 반공기를 삼켰어요
근데 그게 문제였는지 그날 낮에 복수가 차서 응급실로 실려가고
한달동안 또 중환자실 침대를 축내게됬어요
남자친구가 너무 미안해했어요..
제 잘못인데도
저를 죽일뻔 했다면서 고개를 숙이는 남자친구한테 정말 미안했어요
저는 내가 왜 어떻게 아픈지 왜 이렇게 힘이 없는지 가끔 이해가 안되거든요?
어느날 갑자기 코피가 멈추지 않아 찾은 병원이었고
검사를 하고 통보를 받았을때도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한 병이라 실감도 안났어요
이런얘기
말로도 안하던걸 쓰려고 보니 말이 길어질수도 있을거같아요
저는 병원에서 성년의 날을 맞았어요
치료를 시작하면서 겨우 출석일수만을 채워서 다니던 학교를 졸업했고
병원에서 티비를 보며 학교를 다니는 여대생들이 부러웠어요
그래서 계속 우울함에 빠져있다가
남자친구에게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는 한 여학생을 보고선 편지를 썼어요
대체 왜 나같은 애한테 있는거냐면서
김명민씨가 영화에서 했던거처럼 저도 몸보다 정신이 더 피폐해진건지
대학생활을 비롯해 친구들에 관한 얘기까지도 비틀고 비틀어
따져묻는 편지를 써서 학교에다녀온 남자친구에게 불쑥 내밀었어요
그랬더니 그자리에서 몇번을 읽어보던 남자친구가 나가더라구요
핸드폰에 남자친구 이름을 보면서 울고 또 울었어요
다음날 일어났는데 제 머리맡에 종이꽃이 있었어요
생화를 만질수 없는 저에게 남자친구가 종이로된 장미를 접어준거에요..
성년의 날 축하한다며..
그런 남자친구에게 너무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그래서 세상에 미련이 더 남는거 같아요
얘기가 많은데 일일이 다 쓰려니 힘이 드네요^^
저는 오늘 새벽에 모 사이트에 질문을 하면 답을 얻을 수 있는 공간에
죽으면 귀신이 될수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질문을 했었어요
자살로 또는 다른사람에 의해 죽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의도 타의도 아니게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으로 살면서
남자친구와 헤어지는게 두렵다고 하면서요..
살면서 귀신을 본적이 없지만 케이블 프로그램을 보면
어쩌면 귀신이 되는 방법 있어서 남자친구 곁에 머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아는 사람 있으면 방법좀 알려달라구요..
답변자 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냐고 기적을 믿고 꼭 나으라고 말해줬어요
저도 기적을 믿고 싶은데 이제 몸보다 생각이 더 아픈건지 자꾸만..자꾸만
죽음이 내일인것 같아요
저는 아무것도 할수 있는게 없다고 썼어요
들어주는 것도 어느순간이 되면 잠이 들어 있고 말도 오래하면 힘이 든다고
그런데도 한결같은 남자친구를 보면
또래와 다른 깊은 마음씨에 그 유별난 마음 씀씀이에 지금도 쓰면서 눈물이 나요
그런데 새벽에쓰고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서
아침에 온 남자친구가 제가 올린 질문을 보고 말았어요..
소리내서 운적이 없었는데 놀라서..깼어요
사실은 실감도 나지 않는데 자려고 눈을 감으면 내일은
저에게 문병와서 건네는 사람들의 말처럼 어떤 노력을 하면 기적이 생길 것 같아요
살기위해 노력을 하라고 저에게 말하는데
제가 기적을 바라고 살기위해 할수있는 거라곤 좋은 생각을 하는 것 뿐인데
그게 잘 되지 않아요..현실에서 좋은생각을 한다는게 쉽지 않은데 어떡해요
저를 위해서 머든 해주려는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게 힘이들어요
엄마는 물질적이지 않으니 마음을 받고 마음을 나눠주라고 하시는데
심적으로 많이 피폐해진건지 마음을 나누기도 힘이들고
의사선생님도 운동도 해보고 좋은 생각을 많이 하라고 하시는데
저는 죽으려 해도 천장에 줄하나 매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움직이는 건 침대 리모컨으로 올려지는 상체와 인터넷이라도 하라면서
선물해준 노트북의 키보드를 만지는 밀랍같은 저의 손..
다리는 굳지는 않았는데 힘이 안들어가서 누운 상태로 조금씩 자세를
고치는거 뿐이에요..
병원에서 지난 겨울에 저에게 앞으로 반년을 선고했는데
겨울까지 있고 싶어요..
우리가 겨울에 처음 만났거든요 남자친구 생일도 겨울인데..
지식인에 답변달아주신 분들 말처럼
저도 무엇인가를 하며 보람되게 그날을 맞으면 좋겠는데
남은 시간동안 좋은생각만 하고 싶지만 힘이들어요
그 질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말이 있어서 지우려고 수정하려고 했는데
이미 답변이 달린 질문은 삭제가 안되서 마음이 아파요
보게 될지도 모르는 남자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그리고 엄마께서도 아마 보실지도 모르겠어요
사랑하는 성목아, 그리고 엄마
이렇게 나한테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감사한지 몰라
가끔 생각으론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 이대로 죽었음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도 많이 있었는데
사실은 언제까지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더 더 커..내마음 알지?
그리고 나는
엄마랑 성목이 때문에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생각한 적도 많아
함께하는 시간, 순간 순간들이 지나가는게 너무 아까워서..
성목아 글쓴거 보고 많이 속상했지..
니가 내앞에서 우는거 정말 드문데 미안해
근데 거기에 답변 해준 사람이 그러더라
내가 그런생각을 하는건 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배신하는 거라고..
안그럴께 배신하지 않을께 너와 사람들 진심
좋은 생각만 하는거 어렵지만 노력해볼께
어느 간암말기 환자는 그렇게 노력해서 완치했다고도 하더라
몇일전에 내가 고기 먹고싶다고 했더니 너 또 울었지..
나는 그때 니가 요즘 왜그렇게 우나 이상하게 생각했어
그런데 니가하는 말이 맛있는거 먹고 싶다고 할때마다 불안하다고..
내가 생각나서가 아니라 내가 마지막으로 먹고싶은거 먹고서는
떠날꺼같다고.. 근데 그때는 왜그러냐고 그런생각 왜하냐면서 웃었는데
나는 니가 그런 생각하고 있는줄..전혀 몰랐거든..
그렇게 속상해 하지마 내가 아프니까
엄마랑 성목이랑 내 작은 말 하나하나에 민감해지는거 같은데
안그래도돼 안그래도돼요 나 괜찮으니까!
짐작했던 6월 달력이 또 넘어갔어 7월..이제 여름이다
꼭 한번은 소원이라던 태권도시합 꼭 보러가자
그리고 힘들면 나한테 기대..꼭 어깨가 아니어도 힘이되어줄게
마지막으로
엄마~~그리고 우리 성목이!
마우스 선에 달린 장미가 웃는다 나도 웃고있어^^
힘내자 이길수있어!
그리고 엄마 혹시 이글 보면
정말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
엄마가 혼자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거..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로
다 안갚아지는거 알아서
평소에는 미안하다고도 못하는데..
미안하고 사랑해
엄마도 성목이도 모두 모두
이글 읽어주시는 몇안되는 분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