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밤 하루를 다행히 온전하게 보내고
멕시코만에 대량으로 뿌려진 기름 유출 사건에 대해 잠시 고뇌하다
아 일단 잠이나 쳐자자 싶을때 네이트온으로
아주 반가운 제안이 들어왔다
오래도록 아는 동생중에 한명이 바이올린을 하는
참한처자 (아..참했던가..?) 동생이 디토페스티벌 표를!!
초대권을 주겠다는거다!! 아아아!! 가고는 싶었지만
혼자 사는 20대 남자가 어디 그럴 여유가 쉽게 생긴단 말인가!
냅다 별 다른 말도 없이 그 표를 캄사 ㅋ 하면서 받아들였고
나는 공연날인 일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마지막으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본것은
지난 5월 말쯤에 부천시향 공연을 봤었는데
부천시향 나름 평이 좋았지만 그날 객원지휘자와 궁합이
잘 안맞았던걸까? 심지어 베토벤 5번 6번 심포니를 하는데
내가 잠들었을정도로! 뭔가 이상한 기분이여서
깨름직함이 십이지장 어딘가를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느낌이긴 했다
그래도 디토페스티벌이라면 아니 '디토' 라는 이름이 들어가있는것
자체만으로 적어도 우리나라 클래식계에선 나름 영향력있지 않은가!
(아닌가? 맞을껄?)
여튼 전에 잠깐 광고만 보다가 꼭 가고 싶다 가고 싶다
소녀(?)처럼 열병만 앓던 내게 초대권 소식은
만세삼창을 마음속에 영롱히 울려퍼졌다
그렇게 아기다리고기다리 (-_- 아..노인네 표현...) 던
일요일이 다가오고 그전날 새벽까지 술은 많이 안먹었지만
여튼...그래도 이젠 몸이 자꾸 그런걸 잘 못받아내는...(아직 젊은데 ㅠ_ㅠ)
여튼 그런상태에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다소곳이 목욕을 하고 크크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상쾌하게 밟...
으려고하는데 뭔놈에 우라질 날씨가!!!
완전 쨍쨍 모래알이 반짝해서 소꿉놀이라도 해야 할것 같은 더러운기분!
땀을 죽죽 흘려가며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일단 나는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 언저리에서 서식하깅
예술의 전당까지 가장 상큼하게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
돌곶이 역을 찾았다
서울에서도 좀 살아봤다는 지하철 좀 타봤다는 사람도 아예모르거나
정확한 위치를 꼬집어 말하기 힘들어하는 매니아적인 동네!! 돌곶이! 석관동!
6호선은 언제나 뭔가 한산한 분위기다 뭐 출근때는 나름 붐비기는 하는데
6호선 타다가7호선이나 1호선으로 갈아타면 그것은 아귀지옥!
한산한 6호선을 타고 약수역에서 약수를 뜬...미안...3호선으로 갈아타기!
나란 남자 못난 남자라 깜빡하고 남부터미널 역을 안찍었다
하지만 기껏해야 남부터미널인데 사진을 안찍었다고 아쉬워 할 사람 있을까?
에이~ 왜그래~ 다 아는 사람이 으크으크
명랑한 발걸음으로 3호선 남부터미널 역 4-2번 출구로 나와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작년까진 없었는데!! 싶었던 물이 철철 흐르는;; 육교가 보였다
오왕 'ㅁ')
육교를 건너다 보니 삿갓처럼 생긴 예술의 전당이 살꼼 보이기 시작!
주구장창 태양이 작렬하는 탓에 내 등에 땀도 저렇게
철철 흐르고 있었드랬다 오왕 역시 서울은 조쿠나
이런 범상치 않은 육교도 있고 정말 쩐다 'ㅁ')
라고...촌티 내는...킁...
예술의 전당에 만남에 장소같은 비타민 스테이션을 거쳐
음악당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벽에 저런 멋진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이곳은 진짜 진짜 진짜 음악당가는 길' 이라고 설명해주는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도배를 해놨다 오왕 'ㅁ')
로비엔 사람들이 북적북적 거리고 있었다
그곳 한가운데서 고독을 씹던 나는 로비에 저런 화려하고 유치한 색상으로 장식된
하지만 동시에 탐나서 집에 두고 싶지만 집에 공간이 없는 설움을 동시에 안겨주었던 이 피아노를!
낼름 사진부터 찍었다 뭔가 연주 해볼까 했으나 다가서기도전에 격추되는 스콜지 느낌이라 포기...하는 순간에!
어떤 아이가 멋지게 브루크뮐러 연습곡중에 한곡을 아기자기 하게 연주하고 있었다
그래 나같은 곰아저씨가 괜히 연주하면....ㅜ_ㅡ
참한바이올리니스트처자동생이 일러준데로
티켓을 겟! 하고 냉큼 사진부터 찍었다
디토 심포니 그레이트 브람스!! 그래 오늘 브람스 전곡이다!! 야호!
이곳은 일종의 포토존인데 알다 싶이 나는 혼자 노는 남자 아닌가
저렇게 찍고 놀고 하다가 집에와서 이 사진을 보니
아...셀카라도 찍을껄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부탁이라도 할껄
에잇 혼자노는 남자 첫 이야기니까 어설플수밖에! 다음에 이딴 빈틈따윈 개나줘버려야지!
잠시 밖으로 나와 상쾌한 공기..는 커녕 폭염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던 순간
하늘을 바라보니 나를 조롱하듯 맑게 개인 모습으로 쨍쨍거리고 있었다
그래도 멋지네 음음 멋진 하루야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면 이런 하늘 볼 여유도 없었겠지 흥!
내가 알기론 어느 공연장이든 공연장 내부에서 사진촬영하는것은
대부분 금지된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공연장 내부의 사진을 찍온 이유는
이러면 안된다~~ 라고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_- 응? 진짜야
이렇게 파노라마 컷도 안된단 말이다!
그날 공연의 핵심 주제는 바로 '브람스'!!
산타클로스 정강이를 걷어찰정도로 (뺨때리는건 식상해서..) 멋들어진 수염을 길렀지만
산타만큼이나 호쾌한 웃음보다는 긴 침묵과 침묵과 침묵 만이 연상되는 무거운 인상의 브람스
(사실 젊을때 사진 보면 꽤 호남형! 뭐 나만큼은 아니지만..)
그의 음악들은 그의 인상과는 달리 따듯하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하지만 그 안에 비통한 아픔이 실핏줄처럼 아슬아슬하게 흘러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고독이나 아픔들
나에 내면에 숨어있던 마이너스적 감성들을 하나둘씩 끄집어 내는 음악들이 많다
특히나 내가 이날 공연을 기대했던 이유는 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브람스 교향곡 3번!! 을 연주하기 때문이다
보통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면
서곡을 제일 먼저 하면서 몸을 풀고 흥을 돋우며
그다음에 협주곡이나 교향곡등을 연주하는데
이날 연주된 곡 리스트는 대략 이렇다
01. 대학축전서곡
02. 바이올린 협주곡
03. 교향곡 3번
이렇게 모두 브람스 곡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사실 어디하나 빠지지 않는 명곡들의 연속이였다
하지만 단 하나 마음에 걸리는것은
항상 몇번이고 감상을 시도했지만 날 재워버린 곡
바이올린 협주곡!! ㅠ_ㅠ
어떻해보면 이날 공연의 메인일지도 모를 이 곡은
바로 협주곡인 만큼 독주자가 유명한!! 사람이라는데
(사실 난 잘 모른다..연주자쪽은..공부가 부족해서...)
여튼 고토 류 라는 바이올린 연주자!!
고토 류의 누나도 세계적인 바이올린연주자!!
(라고 하는데 난 잘 모르니까 검색을...)
저~~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난 음악이 잘 안맞으면 잔다
정말 잘 잔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공연을 울산에서 보았을때도
아까 말한 부천시향때도 연주가 좀 안맞으면 잔다
(차이코프스키때는 1악장 듣고 잤다...-_-그 사람 협주곡은 뭐든 1악장만 좋은거 같아
내가 잠들어서 모르는건가 으크으크)
여튼 협주곡의 모든 악장이 끝나고 고토 류의 앵콜 독주때 깨서
그의 현란하고 화려하고 우와 뭐 저런게 다있어! 싶을 정도에
신들린 연주를 감상하고 열나게 박수를 쳤다
근데...?
오호 이게 뉴규?
용재형이 나타난거다!!
사람들 난리나고 나도 굉장히 놀랬었다
마치 울산섬머페스티벌때 슬기둥 공연보다가
재즈색소폰연주자 이정섭이 깜짝 등장했을때 만큼이나
와우 깜놀!
고토류와 둘이서 뭐 친분이 있는지 어땠는지
굉장히 친해보였고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그토록이나 현란한 대화는 하악관절이 마비될정도! 우오오!
여튼 그렇게 서곡과 협주곡 그리고 용재형의 깜놀등장에 이어
인터미션으로 접어들었고 화장실이나 다녀올까 하다가
괜히 사람들 부비부비 할것 같아 쾌적한 공연장에서
협주곡 연주동안 잠들었던 심신에 구석구석 깨우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교향곡 3번!!
지금 배경음악으로 흐르고 있을 이 슬프고 무거운 음악이
바로 교향곡 3번 모든 악장중에서 가장 유명한 악장일 터이다
굉장히 낮이 익을수도 있는 곡인데
사실 나는 찌르고 찌르다 살살 달래주는듯한
1악장의 압도적인 힘이 더 좋긴 하다
1번 교향곡도 그렇고 브람스는 대체적으로 2악장이 좀 존재감이 안습이고
(사실 굉장히 아름답지만!!) 1악장은 사람을 참 압도하는 느낌이 있다
여튼 2악장때는 좀 긴장 풀고 듣다가
지금 흐르는 무거운 3악장에서부터 뭔가 슬슬 기운이올라오더니
4악장에이르러서는 왠만한 연주들보다 좀 템포를 땡기는듯한!
(그냥 기분탓인가!!) 여튼 의자 등받이에서 등을 떼고 연주를
감상 할 정도로 신명났다! 으크으크
하지만 뿜빠뿜빠 빠빠빠빠빠아아아아~ 끝나는
다른 교향곡들의 피날레 와는 달리 잔잔히 끝맺음을 하는
3번 교향곡이기 때문에 뭔가 오금언저리가 가려운듯한
찝찝함이 알게 모르게 남지만
역시나 그냥 물러서지 않고 앵콜곡을 안겨주었는데
그곡이 바로 그 유명한 헝가리무곡이였다
역시나 달려주는 곡이기때문에 화려하고 즐겁게 끝마치게 된 공연이였다
사실 서곡에 협주곡에 교향곡에 인터미션 까지 생각해보면 꽤나 긴시간 동안
이루어진 공연이였고 나야 초대권으로 가긴 했지만
돈내고 직접 가족들이랑 연인들이랑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은
아마 기쁨이 따따블이였을지도...
그 이유는 나는 초대권이였기 때문에 그런거야
혼자라서 그런게 아니라 흥! - _-
밖을 나와서 좀 거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건물을 한카트 찍어봤다
아마 저기에 음악원이랑 무용원이 있는걸로 알고 있음
우리동네에 연극원 영상원 전통예술원..등등이 있고...
노을이 뉘엇뉘엇할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더웠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셀카! 하지만 그것은 훼이크!
역광이다! 아하하하하
아마 공연이나 이런 문화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혼자서 공연보는게 결코 부자연스러운일이 아니다
자신이 즐거워하는 영역에 시간과 돈을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쓴다는것이 생각해보면 참 의미있는 일이다
뭐 공연을 보고 같이 감상을 나눈다던가
이러질 못해서 일뿐 혼자서 감동과 공연을 통해 얻은 감정을
마음속에 가지런히 정리해보는것도 나쁘진 않은 일이다
나 역시도 이렇게 혼자 공연보러오는게 처음도 아니고
익숙해지면 할 만 하다니까!?
같이 갈 사람 없다고 징징대지 말고 -_-)
혼자 다녀봐
좀 더 시야에 여유가 생길껄?
By. 이상한 로멘티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