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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3 우리집 강아지를 죽인 오토바이 뺑소니..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사는 20중후반의 여자입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저는 아주 어렸을 때 부터 강아지와 항상 함께 지냈을 정도로

강아지를 좋아하고, 정말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물론 엄마의 영향도 있었겠지만요..^ ^

아빠가 동물을 굉장히 싫어하셨는데, 엄마와 저 때문에 지금은 울 강아지들 없음

허전하고 보고싶어서 못 산다는 말씀까지 하신답니다.

 

2005.06.03 저녁 6시~7시즈음.. 5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날입니다.

남자친구와 집 근처에 있는 곳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음식을 시켜놓고

음식이 막 나올 즈음에, 엄마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그렇게 당황한 엄마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는지...

없었기 때문에 무슨일이 생겼음을 직감으로 알았죠.

"oo아.. 돌이(13년을 함께 산 울 강아지 이름이에요)가 죽었어.."

말도 끝맺지 못하시고 전화가 끊겼고, 음식이고 뭐고 남자친구와 집으로 급히 달려갔어요.

 

돌이가 밖에 나가는걸 좋아해서, 목욕 시키기 전에 엄마가 산책을 데리고 나갔었다네요.

돌이는 말티즈인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말티즈는 굉장히 똑똑하고

주인밖에 모르는 면이 있어요. 누구를 보고 반가워 한다던가 쫓아간다던가 하는 일이

절대로 없는 아이죠.

그런데 배달하는 것으로 보이는 오토바이 한대가

우리 돌이 앞에서 계속 약올 올리더랍니다. 부릉부릉 소음을 내면서..

엄마는 그러지 마시라고, 왜 그러시냐고 말렸지만, 어린 '인간' 이었는지

계속 강아지를 불안하게 했다고 합니다.

오토바이의 소음에 사람도 자주 놀라곤 하는데, 사람의 몇분의 일밖에 안되는 크기의

강아지는 얼마나 놀랬을까요..?

안절부절 하는 중에 그 '인간'이 우리 돌이를 치고 도망갔습니다..

 

돌이는 반사 신경 때문인지 치이자 마자는 풀숲으로 튀듯이 도망갔다고 합니다.

엄마는 그래도 움직이기에 다리를 다쳤는가 싶어 급히 돌이를 찾아 안았는데..

끌어 안자마자 입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다네요.

우리 엄마 상의며 바지며 신발까지 새빨갛게 물들일 정도로 많은 양의 피가 났습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도 흥건히 뭍었을 정도로..

 

돌이가 남자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정말 엄마의 분신, 보디가드 같은 아이였어요.

누가 엄마에게 큰소리를 내거나 툭툭 치면 영악하게 반응 했으니까요.

 

다행이 아빠가 집에 계실때였고, 부모님은 돌이가 항상 다니던 동물병원으로 급히

차를 타고 갔습니다.

아빠는 운전석에 계시고 엄마는 옆 자리에 앉아서 돌이를 안고 돌봤는데,

왜 그런얘기 있잖아요. 소는 자기가 죽을때를 알아 눈물을 흘린다는..

우리 돌이 눈에서 눈물이 주륵주륵 흘렀답니다.

 

사람은 아프면 아프다고 말이라도 하지, 말 못하는 동물은 그 고통과 슬픔이

그 눈물에 다 담겨 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능한 수의사이지만, 우리 돌이 상태를 보시고는 이미 내장이 다 파열되서

살아있는 1분 1초가 돌이한테 너무나 괴로울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편히 가라고 주사를 놓아줬습니다.

 

이미 5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27년이라는 내 인생에서 13년을 함께 했던 아이입니다.

인간 같지도 않은 양아치같은 오토바이 모는 '것'때문에

우리 가족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네이트 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공간이기에 말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그저'개 한마리' 쳤다고 뭐ㅎ, 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것도 엄연한 살인입니다.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고 하여 누가 살인이 아니랍니까?

 

적어도 그렇게 강아지를 오토바이로 쳤다면,

내려서 사과라도 했어야 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저 오토바이가 옆에만 지나가도 소스라치고 놀라고,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얼마전 고양이를 죽인 그 미친 여자를 보니 제가 겪었던 일이 떠올라

긴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저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강요를 하고 싶지도 않고,

그것은 개인의 취향이니 제 생각이 맞다 고집을 부릴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당신의 꼴난 짓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에 상처를 남겼으면 최소한

진심 담긴 사과라도 하는게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발 강아지던 고양이던 그 아이가 죽을때까지 책임져주지 않을거라면

제발.. 애초에 키우지 말아주세요.

동물이 아기였을때는 너무 예쁘죠. 하지만 인간과 똑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커지고, 병도 생기고 어쩔 수 없습니다.

인간한테 생길 수 있는 모든 병이 동물들에게도 생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누군가가 당신이 가장 예쁠때 보듬어주다가 순간의 변심으로 아무데나 버리고,

죽게 만든다면 어떠실거 같나요..?

 

오늘 판에 강아지를 차창 밖으로 집어던진 인간같지도 않은 쓰레기를 본 분의 글을 읽고

감히 적어봅니다.

 

우리 돌이는 시골 뒤뜰에 잘 묻어주었고, 신기하게도 돌이가 묻힌 그 자리에만

초록색으로 이불이 덮이듯 이끼가 끼었네요..^ ^

우리 돌이 사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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