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밝히면 워낙 좁은 세상이라 조금의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세상에는 드라마같은 현실이 참 많다.
특히 결혼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돈이나 신분상승을 위해 과감하게 버린 사례들을 많이 접한다.
여기 등장하는 두사람은 그런 경우가 아니다. 그래서 한번 소개하려고 한다.
첫번째 친구...
사법고시를 합격하려고 무진장 노력했지만 번번히 낙방한 친구가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 취직할 기회도 잃게 되고 고시도 안되는 경우 그들이 받게 되는 정신적인 고통 내지는 공황상태는 당사자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다.
좋은 학벌이고 뭐고 필요없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이 허무하고 로또 마냥 다음 시험 다음 시험 하다보면 서른 넘기기 쉽상이다.
이 친구가 그랬다. 물론 1차는 몇번 붙은 적이 있다. 그래서 아마 포기를 못한듯 하다.
여자친구는 대학교때 미팅에서 만난 사이로 첫사랑이자 그 뒤로 변함없는 연인관계였다.
시간이 갈수록 여자집에서 반대가 심했다. 헤어질 것을 노골적으로 표현했고 나중에는 남자친구로 인정도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강제로 선도 보게 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여자친구도 왜 취직을 하지 않느냐고 재촉하기도 했다. 그렇게 절망적이던 나날이 계속되면서 이 친구도 지쳐갔다.
이번에도 1차는 붙었지만 그 해 2차에서 떨어졌던 걸로 기억한다. (1차가 합격하면 그 다음에 1차가 면제되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 내년에 대한 기대감이야 있었지만 나이가 너무 많아서인지 여자친구도, 그녀의 부모님들도 여전히 고시공부에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물론 1차가 붙고는 덜해지긴 했지만.
그리고 그 다음해 2차에서 모든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덜컥 합격하고 말았다.
연수원에서도 성적이 좋아 지방에 판사로 발령도 받았다.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이 갈것이다.
어느 순간 여자부모님의 태도가 180도 돌변하고 여자친구도 훨씬 더 다정하게 바뀌었다.(여자친구에 대해서는 우리가 보는 관점과 그 친구가 보는 관점이 다를수도;;;;;;; 그 친구는 늘 다정하게 느꼈을지도;;;;;;;;;;;;)
한마디로 판사 사위가 생기고 판사 부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갑자기 찾아 온 것이다.
그간의 사정을 다 알고 있었던 우리는 그 친구의 선택이 몹씨 궁금했다.
판사가 되면 마담뚜들이 기가 막히게 찾아 낸다고 들었다. 과연 그럴까.. 근데 그렇더라. 장난이 아니었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귀신같이 연락처를 확보해서 막무가내로 접근했다고 했다. 구체적인 신부감들의 프로필이 모여 하나의 앨범이 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내용들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걸 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런 속물같은 현실을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이해해 주시길.
아름다운 외모, 화려한 집안(특히 이 부분. 매스컴에서나 접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치인, 기업가, 재력가 등등;;;;;;;;), 빠지지 않는 학벌, 원만한 성격...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조건의 신부감들이 그와의 만남을 기다렸다.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 다가왔다.
아마 이 친구가 여자친구를 버렸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를 욕하진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이전까지 그녀의 부모님이 보여준 마지막 태도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으며 이 친구가 가장 힘들었던 때, 그녀의 태도 또한 애매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친구는 단 한번도 마담뚜가 주선하는 선을 보지 않았다.
대단한 녀석이다. 어찌보면 무서운 녀석이다.
내가 들은 건 아니고 다른 친구녀석이 술자리에서 들었다고 그러더라.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배신같은 건 없다" 라고.
난 참 존경스럽더라. 같은 또래지만. 그러기 쉽지 않은데...
의식도 참 깨어있고 아마 멋진 판사노릇하고 있을 거다.
또 한명은 의사다.
난 그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친한 친구였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다. 결혼했다는 것을.
내심 친구들이 다 서운해 했다.
하지만 사정을 듣고 보니 이해는 되었다.
부모님이 결사반대하는 결혼이었고 그래서 양가 가족들만 참석해서 비밀결혼에 가까운 결혼을 했다고 했다.
여자는 장애인이었다. 심각한 장애는 아니었지만. 그밖에 조건도 부모님이 탐탁치 않은 부분들이 있었고.
부모님이 도저히 이 녀석의 의지를 꺾지 못할 걸 아시게 되자 대신 비공개로 가족끼리만 참석해서 식을 올리는 걸로 합의를 보고 허락하셨다고 한다.
결혼전이었나. 한번은 연애문제로 이 친구에게 상담을 했던 적이 있다.
짝사랑이었다. 나만의... ㅠㅠ
나는 내 바보같은 사랑을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이 친구에겐 말하고 싶었다.
늘 힘들 때 나에게 위안과 피난처를 제공해 왔었기에.
물론 그땐 이 친구가 여자친구랑 그렇게 어렵게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지는 모른 상태였고.
그때 내 바보같은 사랑을 듣고서 이 친구가 내 손을 따뜻하게 잡으며 말하더라.
그건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소중한 사랑이라고....
사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고. 사랑은 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라고.
어쨋든 난 그 뒤 그녀를 포기하고 말았지만 그 때 그 말은 꼭꼭 가슴속에 묻어 두고 있다.
언젠가 나도 그가 말한 것처럼 세속적인 것에 휘둘리지 않는 멋진 사랑을 하게 되기를 바라며.
어쨋든 나만 알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이어서 한자 적어 봤다.
당신들의 앞날에 순수하고 멋진 아름다운 사랑이 찾아오길. 이미 찾아 왔다면 잘 가꾸어 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