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평행이론이라는 영화를 다운 받아봤습니다. 과거 일어났던 일이 오늘날의 누구에게 똑같이 일어난다는 내용의 영화이었어요.. '이론'이라는 고지식한 단어가 들어가니 왠지 모르게 제목이 더 그럴듯해 보이더군요. 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들은 이미 과거를 답습하여 오늘날을 예측하며 살고 있기에 이미 평행이론을 경험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저는 요즘 중국에 있으면서 그 점을 나는 더욱 더 실감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주가가 폭락', '부동산 경기침체', '제조업 수익 약화' 등등… 최근 중국 경제 신문을 뒤덮는 이슈들인데요. 중국의 경기침체가 이미 가시화된 듯 보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중국의 경기침체 양상이 과거 1980년대 라틴 아메리카가 장기 불황에 빠질 때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합니다. 특히 브라질이 몰락하던 모습과 많이 닮았더군요. 2010년도 중국과 1980년도의 브라질, 두 나라는 30년의 주기를 다른 시기를 똑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두 나라가 마주한 경제침체의 공통점을 살펴보도록 하죠.
첫 번째 공통점은 지니계수입니다. 1970년도 라틴아메리카의 대표국가라고 할 수 있는 브라질의 지니계수는 0.226이었다가 1985년 경제거품이 거치면서 브라질의 지니계수는 0.522로 치솟았었죠. 한편 중국의 1985년도 지니계수는 0.286이었으나, 2009년도 중국 지니계수는 0.490에 이르렀답니다. 국제적인 기준에서 지니계수가 0.4에 근접하면 불평등 위험수위라고 부르는데. 중국은 이미 과거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지니계수를 꺼내든 이유는 뭘까요? 왜냐하면 경제 성장시기에 가장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빈부 격차이기 때문입니다. 빈부격차가 불황을 부르는 주된 원인이로써 실질적인 소비를 해야 하는 기층민들이 계속해서 가난해져서 생산이 둔화되고 경제가 둔화되기 때문이지요. 중국은 불과 20여년간의 경제성장 중에 빈부격차 폭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뒤늦게 정부가 많은 정책들을 내놓으며 빈부차를 해소하려 하고 있으나, 이미 빈부격차가 체질화 되어버린 현시점에서 그 국면이 쉽게 변화되리란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요컨대 요즘 인민들이 갖는 중국정부에 대한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많은 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지요.
<중국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마천루 그 옆 판자촌>
두 번째 공통점은 수출과 투자에 의한 발전 방식입니다. 1980년대 브라질은 극도로 빈곤했던 국가였지만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수출과 인프라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두 자릿수로 유지했었지요. 하지만 그런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는 통화위기를 한차례 겪자 급소를 공격 당한 거인처럼 한 순간에 무릎을 꿇게 되고 결국 브라질은 10여년간의 장기 불황에 빠졌지요.
중국도 6년이란 시간 동안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여왔다. 그런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마찬가지로 수출과 거대 규모의 기초설비 투자였다. 중국에도 80년대 라틴 아메리아카와 같은 경제적 풍파가 몰아친 지금 앞서 말했듯 이미 인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정부가 얼마만큼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 듭니다.
세 번째 공통점은 자산가치 팽창의 위험성이지요. 요즘 들어 내수시장을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가 무성하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경제발전은 무역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무역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가 이제 충분한 실물적인 가치를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달러는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중국에 수입되는 주요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고 있고, 철광석, 알루미늄 등 광물가격이 모두 대폭 상승하는 등 장기적으로 경제발전에 위협이 될만한 신호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당시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화폐를 찍어내는 방식으로 비정상적인 소비능력을 충당했는데 결국은 통화팽창으로 말미암아 경제가 쫄딱 망해버렸습니다
물론 중국은 그때의 라틴 아메리카와는 다릅니다. 런민비의 가치하락을 우려한 중국 민간 투자자들은 통화대신 대량의 금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 이래로 국제시장에서 금을 가장 많이 사는 투자자는 바로 중국인이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시장의 73%를 점유했다고 한다. 2010년에도에는 90% 이상의 황금을 중국에서 구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금값이 중국인들의 불안 심리에서 기인했단 얘기도 가능하겠군요. 뭐…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금값 거품도 대규모 자산거품 소멸됨과 동시에 사라질 것이기에 중국 자산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2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 중국이기에 라틴아메리카처럼 폭삭 쓰러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하지만 넘어지는 정도의 충격은 아니더라도 무릎 꿇는 정도의 충격은 받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네 번째 공통점은 부채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입니다. 중국에 있으면서 날마다 마천루 건물이 세워지고, 아우토반 같은 도로들이 마구마구 들어서는지 신기했었는데, 불과 얼마 전에 이런 중국 발전의 비밀은 지방 정부의 부채에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름아니라 2009년 1년사이에 중국 지방정부들의 부채가 4조 위안이나 증가해서 전국 정부기관 부채가 약 7.38조 위안에 달하고 있다는 는 것이죠. 이대로라면 2010년 지방정부의 부채는 10조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GDP대비 부채율을 볼 때, 현재 중국 지방정부가 갖고 있는 부채는 브라질이 1980년대에 갖고 있던 부채 총액을 상회한다고 합니다. 공식발표에 따른 중국 지방정부 부채율은 365%이라고 그러더군요.
결론적으로 제 생각에는 중국경제가 걷고 있는 길은 일본식 장기불황이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식 장기불황에 가까워 보입니다. 앞서 나열한 조건들만 보면 평행이론이 얼추 맞는 것 같지 않은가요? 평행이론이 끝까지 맞으려면 중국이 장기침체에 빠지는 수순을 밟아야 하는데… 그건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결말은 아닌 것 같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중국이 빨리 지금의 위기상황을 대응해 내가서 평행이론이 틀렸음을 증명해주었으면 하네요. 이상 조족지혈에 불과한 지식으로 써내려간 경제 이야기였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