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매우 찌글찌글함.
다짜고짜 음슴체로 나오는 거 이해해주기 바람.
나님은 광주광역시에 사는 남자 사람임.
나이는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로 밝힐 수 없음...
Out Of 관심이었다면 미안함.
지금부터 쓸 이야기에 대해서는 실화이고,
일기일지도 모름. 그리고 태클 엄금이라 미리 밝혀두겠음.
===========================================================================
아침 퇴근길이었음.(나님은 직업의 특성상 아침에 퇴근함.)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이상하게도 평소 다니는 빠른 길이 아닌 조금은 돌아가는 느린 길쪽이 땡기고 해서 그쪽으로 달리고 있었음.
참, 나님의 직장은 전남 담양, 나님의 집은 광주광역시임.
(전라도 광주는 틀린 말임.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확실히 다름.)
1시간 내외 걸리는 거리를 매일 출퇴근하고 있음.
비오는 국도를 빅뱅의 하루하루를 따라부르며 집에 가고 있었음.
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이는데, 도로변에 뭔가가 있었음.
자세히 보니 왠 새끼 길냥이 한마리였음.
그렇지만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이 피같은 게 몸에 묻어 있었음.
깜빡이를 켜고 차를 갓길에 정차해놓고 자세히 살폈음.
비에 흠뻑 젖은 길냥이가 뒷다리와 배부분에 피를 흘리고 있었음.
가까이 다가가자 이빨을 드러내며 '콱!(물어버린다)'소리를 내며
앞발로만 다다닥 도망가는 거임.
아마 뒷다리쪽을 다친 것 같았음.
순간 나님은 갈등했음.
어미는 근처에 없는 것 같은데, 고양이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고,
그냥 두고 가자니, 울집에 있는 뿡이가 아플 때의 모습이 겹쳐지는 거임.
참고로 뿡이는 나님의 무서운 강쥐님임..
사연을 말하자면 길어 생략하지만 이때까지 3번 죽을 뻔하다 살아남.
그 뿡이가 아플 때처럼 두발을 앞으로 모으고 거기에 턱을 괸 채로,
큰눈을 꿈뻑이며 주변을 살피다 슬픈 눈으로 저를 쳐다보는데...
나님은 나도 모르게 트렁크에서 헝겊(수건이지만...쿨럭... 다른 건 없었음...)과 종이가방을 꺼내어 길냥이에게 다가갔는데,
녀석은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며 '콱!(진짜로 문다)'고 하는 거임.
나님은 남자 사람임... 무시하고 길냥이를 종이가방에 넣었음...
길냥이는 결코 나님을 물지 못 했음, 아니 못 물었음...
나님은 길냥이가 추울까봐 헝겊으로 길냥이를 덮었음.
종이가방을 조수석에 놓고 광주를 향해 출발했음.
나님의 동네에 우리 뿡이를 2번 살려준 실력 및 사람 좋은 동물병원이 있음, 그곳으로 가야 겠다고 마음먹음.
평소보다 천천히 안전하게 갔음.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길냥이가 아플까봐...
간혹 길냥이는 아프다는 것인지 몇 번씩 울고는 했지만,
나님은 길냥이보다 몇 배는 큰 얼굴을 내밀며 괜찮다고는 했으나,
길냥이는 그 때마다 울음을 그치며, 흠짓 놀라는 것 같긴 했음... '' ;
서둘러 도착한 병원, 반기는 원장님께 길냥이를 내밀었음...
원장님 깜놀, 평소보다 3배는 커진 눈으로 이게 뭥미 하심.
나님 대충 설명함. 원장님 일단 X-ray 찍어보겠다 하심.
X-ray찍는데, 병원에 놀러온 건지, 강쥐를 진찰하러 온 건지 모를 아주머니 한 분 계셨는데, 그분은 유기견을 데려다 키우는데 각막종양이라 치료중이라 하심.
판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의외로 착한 사람들도 꽤 있는 듯...
이런 저런 이야기하는데, 길냥이 진찰대 위로 올라감.
체온이 많이 떨어진 터라 전기장판, 헤어드라이기로 열을 넣어주는데,
아까보다 조금 나아졌는지 길냥이 뒤척거리며 나 살아있다고 꿈틀거림.
X-ray 현상이 끝난 뒤 상태를 보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했음.
뒷다리쪽 골반 중 하나는 부러져 안으로 들어간 상태고,
그보다 더 심각한 건 비장이 파열되어 내출혈을 일으키고 있었음...
원장님 평소의 온화하던 표정은 사라지고, 완전 심각해진 전문가의 표정으로 바뀌며 급히 치료 준비를 하심.
출혈 과다로 쇼크가 몇 번 왔었다면서 수액을 주입하기 위해 혈관을 찾으심.
그러나... 냥이가 어리기도 했지만 출혈을 오래한 터라 혈관을 찾기 어렵다 하심.
앞발에 3차례 시도하다 혈액이 나오지 않아 결국 목에도 시도했지만
마찬가지로 피가 나오지 않음...
거즘 30분 이상은 혈관 및 혈액을 찾아 헤매신 듯...
결국 혈관은 포기하고 주사기로 몸에 수액을 투입했으나...
이미... 길냥이는 많이 힘들어하고 있음...
원장님과 직원분 표정은 어두워지고... 왠지... 나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옴...
antemortem이라고(나중에 찾아보니... 이 단어였음) 죽기 전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상태라고 함...
원장님, 갑자기 나갔다 오시더니 담배냄새를 풍기시는 게...
담배를 끊은 지 6년째지만 그 기분이 이해가 됨...
숨을 몰아쉬며 까딱까딱 간헐적으로 발작하듯 몸을 꿈틀대는 냥이를 보며...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음...
차안에서 이 녀석 나으면 어디에서 키우나, 이름은 퍽이나 콱이라고 할까나, 아니 길냥이가 좋겠다... 몸 나으면 이 근처에 다시 풀어줘서 가족들과 만나게 해줘야 겠다... 집에 가게 되면 뿡이랑은 어떻게 인사시켜야 하나, 뿡이랑 싸우면 어떻게 하나... 계속 그런 생각뿐이었는데, 막상 그렇게 되니...
코끝이 시큰거림, 나님은 남자임, 절대 눈물 보일 수는 없다고 없다고 틀어막았건만...
기어코 한 방울 떨어짐... 원장님과 직원분이 1시간 넘게 X-ray찍고
체온 올리려고 간호하고, 혈관 찾고 그 모든 노력이 결국 허사가 되어
이런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정말... 정말...
새끼 길냥이의 임종을 확인하기 위해 녀석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며 고개를 젓는 원장님...
나님은 입을 열었음...
'얘도 이렇게 죽을라고 태어난 건 아니겠지요...
지도 지 어미랑 잘 지내고 잘 먹고 잘 지낼라고 태어났겄지요...'
원장님은
'그래도 고양이가 뿡이 보호자님이 이렇게 노력한 거 알거예요...'
나님은 그냥 이대로 보내기는 뭔가 서운했음...
그래도 몇 달동안 지 어미 뱃속에서 세상에 나오려고 꾹 참고 있다
나온 놈일텐데, 지도 태어났을 땐 지 살아있다고 울어제꼈을 건데...
마지막 숨을 거둔 길냥이의 사진을 찍었음...
죽은 녀석의 사진을 왜 찍었냐, 뭐하려고 했느냐고는 묻지 말아주셈.
다만, 나는 녀석의 죽음을 나만이라도, 사진으로라도 기억해주고 싶었음...
지금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도 어쩌면 그런 생각인지 모르겠음.
그리고 솔까말, 길냥이를 차로 친 사람이 원망스럽거나 밉게 생각되지는 않음.
어쩌면 그 커브길에서 길냥이를 피하려다 자신이 사고나서 죽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비가 와서 못 봤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혹시라도 아까 떠난 길냥이가 이글을 보게 된다면, 말해주고 싶음.
비록, 네가 그렇게 사고가 났고 다쳤지만, 대신 내가 미안하다고...
그래도 원장님이나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그리고, 너의 마지막을, 도로변이 아닌 병원에서,
나와 원장님, 병원 직원분, 정체모를 아주머니와 함께 했다고...
다음생에 태어나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
더 즐겁고 좋은 삶을 행복하게 살아라고...
그리고, 더 빨리 병원에 데려가지 못해 미안하다고...
혹시 길냥이의 어미가 본다면...
네 새끼는 어쩔 수 없었다... 혹시라도 찾고 있다면, 그만두어라...
아마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다... 너한테도 미안할 따름이다...
혹시 애완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름.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하지만, 사람이건 동물이건 간에 그의 '죽음'을 욕되게 하지는 맙시다!
지라고 길냥이로 태어나 그렇게 살고 싶었겠음???
그렇게 죽고 싶었겠음???
휴...... 미친 눈에서 눈물이 아른거리는 게... 나님 남자 맞나 싶어짐...
====================================================================
참, 우리 뿡이를 2번 살려주시고 길냥이를 위해 1시간이 넘게 고생하신 광주 남구 방림동 XX동물병원 김X운 원장님 감사합니다...
광고라 생각할지도 모르고, 원장님이 친절하고 실력도 좋으셔서(원장님 서울 S대 출신임... 자세한 사연을 적기엔 좀 복잡함, 나도 들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원체 잘 되는 곳이라 너무 붐비면 우리 뿡이 진료 및 미용이 너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남김.
병원비도 주사비, X-ray값만 받으시면서 그것도 깎아주시면서도
미안해라 하시던 분이었음...
하지만 돈보다도 그 정성, 그 마음이 더 고마웠음...
사진을 첨부함....
도로변에서 만났을 때의 인증샷 따윈 없음...
종이가방에 넣고 광주로 이송할 때... 기운빠진 모습이...
보내기 직전...
나님 남자 맞음??? 또 코끝이 시려옴... 휴....
==================================================================
기분이 찌글찌글하다는 건, 얘를 이렇게 보냈는데, 출근길에 도로에서
또 한 마리, 이번엔 먼저 가버린 녀석을 보게 되어서임...
기억하마... 너도 이렇게 모진 목숨, 잠시나마 살다 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