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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나라

자유시론 |2010.07.13 21:23
조회 468 |추천 0

박수칠때 떠나라- 고생많았습니다.

 
작가 이옥수가 쓴 ‘푸른 사다리’는 서울 서초동 법원단지 앞 꽃마을에서 사는 초등학교 6학년 윤제의 이야기다. 윤제네 가족은 꽃은 없고 쓰레기만 가득한 이곳 비닐하우스에서 하루 벌어 하루를 연명하는 삶을 이어간다.

 

어느 날 철거반원이 닥친다. 술만 먹으면 어머니를 때리던 아버지였지만, 둥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저항한다. 아버지는 결국 다리를 다치고, 가족은 보상금으로 낡은 상가의 옥탑방으로 옮기게 된다. 이사 가던 날, 윤제는 옥상으로 향하는 사다리 위로 넓고 푸르게 펼쳐진 하늘을 본다.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사다리다.

 

‘북회귀선’의 작가 헨리 밀러도 사다리 이야기를 썼다. 우화소설 ‘사다리 아래에서의 미소’다. 어릿광대 어거스트는 사다리 곡예가 즐겁다. 사다리 아래서는 손가락질을 받는 하층민이지만, 사다리에만 올라가면 박수 갈채를 받곤 했다.

 

어릿광대의 삶이 오래 가지는 않았다. 어거스트는 문득 우스꽝스런 분장으로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삶이 행복한가 하는 의문을 갖고 서커스단을 떠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뒤로 한 채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택한 것이다.

 

최근 총리를 비롯하여 청와대 비서관들이 세종시 수정안 폐기, 민간인 사찰 의혹 문제 등으로 사퇴를 표명한바 있다. 벌써 새로운 인물에 대한 하마평까지 나오고 있다. 권력무상을 실감하게 한다.

 

당사자들도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가난한 독학생에서 최고 학부를 졸업하고 권력의 최정상의 권좌까지 올라갔지만 정상 바로 아래 사다리에서 만난 시련은 모든 것을 잃게 할 수도 있어서다. 두려울 것이다.

누구에게나 사다리는 있다. 더 높은 곳에 닿고 싶은 욕망이며, 이상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누구나 내려와야 한다.

 

총리, 비서관, 주요 각료 모두 어려운 국정난제와 여론의 역풍에 맞서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고민했다. 그들의 노고에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며 박수를 쳐 본다. 지금은 힘들고 괴롭겠지만 실력을 연마하고 낮은 곳에서 준비한다면 다시 한번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  "주머니 속에 송곳을 넣어두면 반드시 삐져나오듯이 걸출한 인재는 드러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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