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유람선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눈 앞에 들어온 것은 저 외도 푯말이야.
너 그 이야기 알아?
외도는 오래전에 어부가 살던 초가집에서 시작한 작은 섬이었대.
근데 여기에 7개중에 5개가 사라지고 현재 2개만 남아 있는데 고 이창호씨가 많은 돈을 투자해서 개인섬으로 가꾼 곳이야.
신기하지 않아? 보통 섬이라고 생각하면 지방자치단체의, 국가의 소유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여기는 개인 소유자가 있거든.
기후 조건이 좋아서 많은 열대 식물들을 가져와 심기 시작한 게 30여년 전이라고 하던데...
이창호씨 부부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 바로 이 외도란다.
어쩌면 그래서, 그만큼 많은 노력이 들어간 섬이기 때문에 보호에 대한 애착이 더 큰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외도에서는 식사도 안되고, 1시간 30분만 머물 수 있는 곳이거든. 숙박같은 것은 아예 허용이 안 되는 곳이야.
그 짧은 시간 때문에 아쉬움이 있는 곳이지만 넉넉히 외도를 거닐며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적당한 시간이기도 해.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관계로 차근차근 외도의 여러 곳을 둘러봤어.
열대 식물들에 대해서 잘 알아야 되느냐고 묻는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
여긴 푯말들이 세워져 있어서 어떤 열대 식물인지 알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중간중간에 안내해주시는 분들께서 답을 해 주시더라.
근데 하나 유의해야 할 점은 겨울에 가면 바람이 꽤 많이 부니까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야 할 것 같아.
여름에도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일 것 같고.
그리고 여긴 그 유명한 겨울연가의 촬영지야.
마지막에 배용준이 실명하고 마지막 생애를 보내는 별장으로 나오는 곳이 바로 이 곳인데
수능 끝나던 고3 시절, 친구들과 자취방에 모여서 열심히 방영이 지난 겨울연가를 몰아서 봤던 기억이 나네^^
어쩌면 그래서 난 이 곳을 꼭 와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해.
겨울연가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걸 모르고 여길 찾아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곳이 이 곳 외도지만
관심이 더 간다면 겨울연가를 한 번 보고 오는 것도 여행의 매력을 더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날씨도 정말 좋아서 산책 겸 걷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었어.
난 이 곳에서 그야말로 피곤에 지친 여독을 충분히 풀고, 다음 여행을 향한 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저 멀리 지나가는 배 한 척의 여유도 멀리서나마 느껴져서 기분이 참 좋았어 :)
언뜻언뜻 보이는 저 멀리의 바다는 차갑기보다는 외도를 감싸고 있는 따뜻함 때문에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었어.
그리고 내가 꼭 추천해 주고 싶은 건 외도의 정상을 올라가보라는 거야!
정상이라고 하면 높게만 느낄 수도 있는데 금방 올라가거든.
왜냐면 바로 이 비를 볼 수 있기 때문이야 :)
이 비는 외도의 설립자인 이창호 씨가 2003년에 세상을 떠나면서 그 아내인 최호숙 씨,
지금은 외도의 대표를 맡고 있는 그녀가 남편을 기리며 쓴 추모비라고 하는데 읽어보면 구구절절해서
남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데 꼭 여기 들러봤으면 좋겠다 ^^
그럼 한 번 읊어 볼까?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그러워하는 우리를 여기에 남겨두시고
그리움의 저편으로 가신 당신이지만
우리는 당신을 임이라 부르렵니다
우리모두가 가야할 길이지만
나와 함께 가자는 말씀도 없이 왜 그리 급히 떠나셨습니까
임께서는 가파른 외도에 땀을 쏟아 거름이 되게 하시었고
애정을 심어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지게 하시었으며
거칠은 숨결을 바람에 섞으시며 풀잎에도 꽃잎에도 기도하셨습니다
더 하고픈 말씀은 침묵 속에 남겨두시고 주님의 품으로 가시었으니
임은 울지 않는데도 우리는 울고 있고
임은 아파하지 않는데도 우리는 아파하며
임의 뒷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임이시여. 이창호씨여
임꼐서 못 다하신 일들은 우리들이 할 것으로 믿으시고
주님의 품에 고이 잠드소서
이제 모든 걱정을 뒤로 하신 임이시여
임은 내 곂에 오실 수 없어도
내가 그대 곂으로 가는 일이 남아 있으니
나와 함께 쉬게 될 그날까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주 안에서 편히 쉬세요
2003년 3월 1일, 하늘나라에 가시다
부인 최호숙 드림
최호숙 씨는 그 이후로 외도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묶어서 책으로 냈다고 하는데 관심 있으면 한 번 읽어봐 :)
그리고 이 문을 통과해서 들어가면 작은 성당을 볼 수 있어.
그 전에 에덴의 정원이라는 작은 공원을 지날 수 있는데 조각상들이 특이해서 한 번씩 보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아담과 하와의 사과 이야기를 생각하게 하는 조각상도 있고 재밌는 조각상도 참 많거든!
이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 성당하고 연결이 된단다.
여기는 아담하고 예쁜 성당인데 가끔 미사를 직접 보기도 한다고 해 :)
바다가 보이는 탁 트인 성당에서 미사를 드려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지 않을까?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특이해서 인상적인 곳이었어 ^^
마침 크리스마스 기간도 다가오고 있는 즈음이라서 예쁘게 꽃 장식도 해 놨더라고.
짧은 시간의 아쉬움을 남기면서 난 외도에서의 1시간 30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단다.
이 길은 특이하게 소라껍질 같은 모양으로 이루어진 길이라 독특해서 더 인상 깊었던 곳이기도 해.
외도의 입구로 나오면서 참 많이 아쉬웠지만 외도와 나의 첫 번째 만남을 이렇게 마무리했지.
점점 다가오는 배와 외도를 번갈아 보면서 외도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가슴으로 담아 두려고 했어 :)
" 어서들 타세요. 재밌게들 보셨나요? "
오차도 거의 없이 시간에 딱 맞춰서 나타나신 선장님이 얄밉기도 했지만 여기까지 데려다주시느라 고생하신 선장님께
떠나면서 외도 감사히 보고 간다고, 오징어 특히 맛있었다고, 선장님 구수한 말투 잊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 내게
선장님은 이 한 마디로 내게 답을 해 주셨단다.
" 이게 내가 해야 할 일이고, 여러분들이 즐겁게 머물다 가는 게 내 행복이니까요."
유람선 터미널에 내려서 다음 일정을 재촉하는 내게 작은 즐거움을 선사해주신 아주머니들이 계셨어.
오징어와 갈치, 넙치, 황태 등을 말리고 계시던 아주머니들이셨는데
서울에서 왔다니까 신기해 하시면서 이것 좀 먹어보라고 하시며, 가면서 심심할 때 먹으라면서 오징어를 조금 잘라서 주시는 거 있지.
혼자 여행하면 외로울때도 많지만 이렇게 따뜻한 인심을 만날 수 있고, 그 안에서 정을 느낄 수 있어서
난 혼자 떠나는 여행도 참 좋아해 :)
오징어 맛있어 보이지? 거제 오징어 사랑해 ♡
내일로여행 6일차
20091216 경남 거제 외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