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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그리고 그녀.

하니아빠 |2010.07.24 00:18
조회 396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뭐 이렇다 할 큰 일은 없었지만..

여자친구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에 이렇게나마 글을 써보게 되네요.

비록 글재주도 없고,두서도 없겠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전 어릴 때부터 사고뭉치였습니다.

어려서부터 복싱을 해서인지 저는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녀석이었죠.

그래서인지 거의 매일 싸움이 났었고,

학교의 선생(선생님이라고 부르기도 뭐하네요..^^;)들은 절더러 인간쓰레기라고 했었죠.

그 때의 저에게 누군가 따스한 손길 한 번, 따스한 말 한마디..건네준적도 없었고,

저 또한 이게 남자답고 멋진거라 여기며 살았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 전 더 나쁜 길로 빠졌습니다.

그 당시에 고등학교 3학년이던 형들과 어떻게 친해져서 어울리게 되었고,

술과 담배, 그리고 해서는 안 될 위험에도 손을 댔었습니다.

싸움에도 자주 휘말려서 수십번은 더 싸웠었구요.

친구따위는 필요없다고 사귀지도 않았습니다.

나보다 약한 놈들은 필요없다...이것이 그 때의 제 생각이었으니까요.

어느샌가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땐..

이미 조직에 들어간 형들의 권유를 많이 받았습니다.

졸업하면 자기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같이 일하자고.

정말 이 때...

저에게 친구라는놈이 있었다면...

때리면서라도 말려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제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줍잖게 스물한살이 되었고,

전 형들과 같이 일하며 우리 나이대에서는 드물게 외제차까지 타고 다녔습니다.

누군가를 괴롭히고..돈을 뜯어내고...협박과 폭행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것이 멋진 삶이다..라는 헛된 생각은 변함이 없었지요.

이렇게 또 한 일년이 흘렀을까요.

우연히 담배를 사러 들린 편의점에서 한 여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제가 만나오던 술집여자들보다 이쁘지도, 상냥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기억납니다.

제 심장이 '두근'했거든요 정말.

여지껏 어딜 가도 당당하던 내가,

처음으로 그녀 앞에서 말을 더듬으며 계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별 이상한 사람도 다 있네'라는 표정으로 절 보며 웃었고..

전 얼굴이 빨개져서 잔돈을 받고 도망치듯 사라졌습니다.

그 뒤로 무조건 그 편의점에만 갔고,

갈때마다 장미꽃 한송이씩을 계산대 위에 놓아두고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전 데이트 신청을 했고,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맛있는거 사주실꺼죠?라는 말로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것이 그녀와의 시작이었고,

얼마 후, 우리는 남부럽지 않은 연인처럼 지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떳떳하게 제 직업을 밝힐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의 맑은 눈망울을 실망으로 물들이긴 정말 싫었거든요.

그리고 제 직업(직업도 아니지만요..)을 알게되면 그녀가 떠날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전 대학생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그녀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자기도 대학생활을 하다 휴학을 하고 학비를 모으고 있다했습니다.

내가 며칠 술값으로 날려버릴 돈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그녀를 보니,

가슴이 아프긴 했지만..

달리 어떻게 해 줄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일년정도가 흐르고..

그녀와의 관계는 이제 미래를 그려 볼 정도로 진전했습니다.

전 정말 막연한 미래에 그녀와 나의 모습을 그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생각할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생각하기 싫었다는게 더 맞는 표현이겠지만요.

 


그러던 어느 날.. 전 또 다시 나쁜짓을 저질렀지요.

으슥한 골목에서 이해관계가 맞지 않았던 누군가를 마구 때린 후,

적당히 마무리 되었다 싶어 같이 있던 동생들과 골목을 빠져 나가고 있을 때..

전 가로등 뒤에 서 있던 그녀를 보았습니다.

그녀가 어떻게 여기 있는지 궁금함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전 그냥 말 없이 눈을 질끈 감아버렸습니다.

언젠가 그녀가 이 사실을 알게 되리라고는 생각했었지만요..

만약 제 인생에 지우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바로 이 때.

이 순간을 선택하겠습니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무릎을 꿇고 울면서 사과했습니다.

처음으로 제가 살아온 인생을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을 증오했습니다.

겨우겨우 그만두기로 약속하고 그녀를 달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뜻대로 그만둘 수는 없었지요.

방금 전까지만해도 동료였던 이들에게 무참히 맞았습니다.

정말 죽을듯이 아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주었던 상처가 이렇게 아프다는 걸..

지금까지 몰랐었습니다...

 


그녀에게는 언제든지라도 좋으니..

좋은 남자가 나타나면 떠나라고 했습니다.

전 제 죗값을 치르고 이젠 떳떳하게 살고 싶어졌거든요.

그리고 만약..수년 후..그 때라도 내가 좋다면...

언제가 될 지 모르는 미래에도 날 좋아해준다면..

그 때는 청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녀는 기다리겠다 말해주었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다녀와서는 이제 그녀만을 위해 살기로 약속하며..

그렇게 떠났습니다.

 


수년 후,

그녀와 다시 만났습니다.

중간중간 많이 만나긴 했지만 안에서 만나서 답답했거든요.

그녀는 더 이뻐졌습니다.

기다린다는 약속을 그녀가 지켜주었으니,

이젠 제가 그 약속을 지킬 차례죠.

하지만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는 저는..

무작정 조선소에 들어가 일했습니다.

힘들었지만,

그녀가 날 기다려 준 시간들을 생각하면..

나의 힘듦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죠.

전 그렇게 다시 미래를 그려 나갔습니다.

 

 

그리고 3년 후 지금.

이젠 직장에서 자리도 잡혔고..

그 동안 부은 적금으로 작은 전셋방을 하나 구했습니다.

방도 하나뿐이고 좀 작긴 하지만요.

갑자기 방을 왜 구했냐구요..?

다음 달에 우리 결혼하거든요..^^

제 여자친구...이제 와이프네요....뭔가 부끄럽고 어색한 호칭이지만요 ^^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여자친구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 때 날 기다려 주지 않았다면...

결과는 뻔했겠죠..

이젠 제가 진 빚 평생 와이프에게 갚으며 살려고 합니다.

이젠 정말 정신차리고 내 여자 하나만 사랑하겠습니다.

여자친구는 이런 글 쓰는 줄도 모르고 곤히 자고 있네요.

 


여러분들은 사랑이란 걸 믿으세요?

전 믿는답니다.

 

그럴 때도 있었지..라며 떠올릴 수 있는 기억들을 정리하려니 웃음만 나오네요.

두서 없이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항상 하시는 일 잘 되시고 행복하세요.. ^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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