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기대도 안했는데 톡이 되었네요^.^ 두번째 톡이에요 감사합니다.
슬쩍..
싸이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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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거주하고있는 20女 입니다.
저번에 한번 글을 썼다가 판이 되었네요.^^ 그래서 이번에 제 편의점 짬밥으로
예전에 고등학교때 소설같은 이야기가 있어서 한번 써보려고 해요.
제 편의점 사랑이야기, 들어주실꺼죠?!
시작할게요!
아.. 몇년전이었지. 그래요, 2년전인 2008년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전 그때 18살이었어요. 아직 아르바이트 할 나이는 안되어서 이리저리 알바자리를
구해다니고 있었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결국 저희 언니 이름으로
나이를 속이고 편의점 알바를 하기로 결심했었죠. 편의점 알바는 대부분 면접 붙으면
등본만 가지고 가서 일할수 있잖아요. 그걸 이용하려던 거였고, 나쁜짓인줄 알았지만
저희동네의 유흥가 주변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이자리를 빌어 점장님..
죄송해요..
)
처음엔 편의점 알바를 몇번 안해본 상태여서 그곳에서 일하는게 좀 어려웠어요.
유흥가 주변이었구요, 술 담배 많이 사가시고 그래서 꼬장 받아주는게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점장님이 참 좋으셔서 긍정적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이었어요. 편의점 알바 해보신 분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그
편의점 하다보면 맨날 오시는분들은 맨날 같은 편의점만 오신답니다. 저희 편의점은
근처에 편의점이 잘 없어서 단골손님들이 많았는데요, 그중에서도 유독 제
눈에 들어오는 남자분이 계셨어요.
키도 훤칠하게 크셨고, 항상 정장 비슷한
수트를 차려입고 다니는, 언뜻보면 배우 이정진씨와 비슷하게 생긴 분이었어요.
항상 와서는 딸기우유랑 빵이나 삼각김밥 같은것을 사가시길래, 그분도 이 근처에서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땐 딱히 관심이 있었다기보다
그냥 궁금했거든요. 맨날 오시니까요 ^^;; 하지만 딱히 그분과 말을 섞을일이 없었고,
그렇게 제가 편의점에서 일한지 3달정도가 지나갔습니다.
3달정도가 지나가니까 편의점 일도 익숙해지고, 단골손님들 전화번호는 현금영수증
끊어드려야 해서 거의 다 외우게 되었죠. 물론.. 그 남자분도 외웠었어요.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그 남자분, 저녁 7시 쯤 되면 항상 편의점에 들렀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7시쯤 편의점에 들어오시는 거예요. 그러고서는 어김없이
음식이며 각종 주전부리를 사셨는데, 정확하게 딸기우유 2개랑 빵 1개를 사셨었어요.
그래서 계산해드리고 "2200원입니다." 했는데 계산을 하심과 동시에 갑자기 뭘
제 쪽으로 쑥 미시더라구요. 놀란 토끼눈을 하고 보니까, 그곳엔 빨대와 같이 계산하셨던
딸기우유가 놓여있었습니다. 그리고.. 쌍커플이 한쪽에만 지셨었는데. 그 눈으로
절 보면서 씩 웃더니 "이거 드세요." 하시더라구요. 그리고는 제가 "어.. 저기.." 할 틈도
없이 휙 하고 나가버리시는겁니다.
....한참동안 계산할때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저도 솔직히 그분 마음에 조금
들었던 상황이었는데, 이게 저한테 하는 마음의 표시인가, 했었죠. 근데 곧 설레설레
했어요. 그냥 가끔씩 알바하다 보면 음식 주시고 가는 아저씨들도 계시고, 그냥
아무뜻 없이 주고 가는거일수도 있었으니까 저 혼자 김칫국 마시지 말자 했었습니다.
하지만 왜였을까요, 그날 이후부터 알바를 나갈때마다 저녁 7시만 되면
가슴이 콩닥 콩닥 뛰는거예요. 전 그때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아서
좀 외로운 상황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죠.
전 주말알바여서 주말마다 편의점에 나가는거였고, 드디어 딸기우유를 준 그날이
지나고 그 다음주가 되었습니다. 그때도 정확히 7시가 되니까 딸랑 하고 그분이
들어오시더라구요. 수트를 대충 풀어헤치고 성큼성큼 걷는 모습이
어찌나 멋있던지 ㅠㅠ.. 그때도 막 먹을걸 사시더니, 이번엔 삼각김밥 하나하고
딸기우유를 내미시는 겁니다. 그러면서 "저녁 안먹었죠? 이거먹고 해요." 이러고
휙 나가버리시는 거예요. 전 가슴이 콩닥콩닥 뛰긴 했지만, 매번 와서 음식만 달랑
주고서 가버리는 그분이 야속했습니다. 그분의 마음을 확신할수 없었으니까요.
단순한 호의인지, 아니면 제가 좋아서 주시는건지.. 그래서 다음번엔 그분이 오면
팔을 잡고서라도 꼭 물어보리라 결심했었습니다. ![]()
그 주도 무사히 지나고, 그 다음주가 되었죠. 저녁 7시가 되었고, 전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분, 역시나 편의점에 '딸랑'하고
들어오셨어요. 전 안녕하세요~ 하면서도 '이쉐키 오늘은 절대 안보낼테다'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처음에 들어오면서 부터 이러시더군요. "밥 먹었어요~?"
그래서 전 대답을 안하고 그분이 음식을 다 가져올때까지 기다렸죠. 그리고
계산을 한 다음에 항상 그랬듯 현금영수증을 끊어드릴 차례가 되었습니다. 전
현금영수증 번호를 누르지 않고 그분을 빤히 쳐다봤어요.
.
.
-_-.. 지금생각해보면 무슨 용기였는진 잘 모르겠지만요.
그랬더니 그분, 생글생글 웃으시며 "왜요?" 하시기에, 전 물었습니다.
"이거.. 저한테 왜 자꾸 주시는거에요..?" 했죠. 그랬더니 그분, "아.. 그냥 드리는건데.."
전 그때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었어요. 그분이 그냥 드리는거라고 말할때 태도가
굉장히.. 뭐랄까요.. 표정이랑 말투가 꼭, 불쌍한 사람한테 음식 줬더니 왜 자기한테
동정하냐고 물었을때 그냥 준거라고 대답하는 얼굴이었달까요. 전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죠. "저 거지 아니에요. 밥 사먹을 돈 있는데..." 하니까 그분
그냥 나가버리시더라구요. 현금영수증 끊지도 않고 말이죠.
... 전 괜한 사람한테 화를 낸건가, 생각했지만 곧 잊어버렸어요. 뭐 그럴수도 있는거죠.
그리고 또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
.
그 다음에 그 남자분, 다시 편의점에 오셨어요. 그땐 좀 늦은시간 이었구요,
친구 한분이랑 같이 오셨었는데, 왠일인지 츄리닝 차림이었고, 술을 드셨는지
술에 좀 취하신 상태인것 같았습니다. 친구와 함께 음료수를 하나씩 사시더니
오늘은 딸기우유를 가져오지 않은채. 이러시는 겁니다.
"밥 먹었어요?"
아마.. 그때 그분이 그렇게 말씀하셨던건, 동정한게 아니라는 뜻 같았습니다.
전 그때서야 이분이 나쁜 의도로 그런게 아니었구나, 했었고 자연스럽게 말을
트게 되었죠, 말을 하다보니 이분은 바로 옆에 노래방에서 알바를 하는 분이셨고,
25살의 남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언제언제 편의점 오시냐기에 전 주말에만 오는거라고
했더니, 아 자기도 주말에만 알바하는 거라며 시간대가 같아서 맨날 보겠다고 웃으시더
라구요. 그 후로, 그분이랑 저. 정말 많이 가까워졌었습니다.
하루는 눈이 참 많이 오는 날이었어요. 저희 편의점 입구에 있던 철이 미끄러워서
박스를 올려놔도 손님들이 넘어질 정도였어요. 그날 손님이 너무많아서 정신없이
계산만 하다가 용변을 보러 화장실에 잠깐 갔었는데, 편의점 앞에 그분이 비니 모자를
쓰고서 츄리닝 차림으로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정말.. 잘생기긴. 허벌나게..
잘생기셨었어요. 진짜 제기억에도요. ![]()
전 "아.. 죄송해요. 늦었죠." 하며 편의점 문을 열었고, 편의점에 들어가려는 순간
쇠가 미끄럽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휙 다리가 미끄러져서 허둥댔었죠.
근데 신기하게도 꽈당 하고 별이 보일줄 알았던 눈 앞엔, 그분의 츄리닝이 덮여있는
팔이보였습니다. 넘어질까봐 뒤에서 잡아주셨었나봐요. 저희는 어색하게 웃으며
편의점에 들어섰고, 그날도 이것저것 사시더니 딸기우유 하나를 내밀고 가셨죠.
전 싱글벙글 웃으면서 딸기우유 먹지도 않고 보관했다가 집에갈때 쪽쪽빨며 행복
해했어요.
솔직히 어느새 그분, 제 마음속에 자리를 점점 잡고 계셨었거든요.
.
.
그렇게 또 한달이나 지났었을까요, 어김없이 편의점에 오신 그분이 저에게
뜬금없이 묻더라구요. "일 열한시에 끝나시죠?" 이렇게요. 전 제 퇴근시간을
알고계신다는 거에 놀라서 "네.. 열한시에 끝나요." 하니까 알았다며 씩 웃고
언제나 그렇듯 또 휙 하고 나가버리셨어요. 전 편의점 알바가 끝나고 나서 틈만 나면
그분생각이 났었습니다. 왜 나한테 퇴근시간을 물어본걸까, 끝나고 차라도 한잔
마시자고 하면 좋겠다 헤헤헤헤헤헤헤헤헤 하면서요.
그런데.. 그후로, 일주일이 지나도.. 이주일이 지나도.. 왠일인지 그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녁 10시가 되도, 끝날시간이 되도.. 그분은 보이지 않았고,
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알바 나갈때마다 기다렸지만.. 그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요. 결국 전 고3이 되었고, 이제 편의점 알바를 그만두기까지 일주일 정도를
남겨놓을때까지. 그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 한번도 안오셨어요.
그리고.. 알바를 그만둘때쯤.. 그분의 모습을 본적은 있지요. 어떤 긴 생머리의
여자분 한분과 다정한 모습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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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쓰고 나니 좀 오글거리는 이야기네요. 저 후로 어떻게 됬냐구요?
저, 그날 아무렇지도 않게 계산해주고 나선.. 저사람이 날 가지고 논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혼자 꿈같이 상상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때문에 그냥
쿨하게 넘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그 딸기우유
로맨스는 잊혀지지 않네요. 제가 그렇게 사람이 순수하게 좋아진적은 처음이었거든요.
뭐.. 그리고 지금은.. 한 겨울밤의 꿈이라고 생각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도 있구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