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위조 논란으로 아직까지도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 타블로는 지금 그의 형 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가족이 학력이나 수상경력등을 위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타블로가 하는 말이 사실인지, 네티즌들이 하는 말이 사실인지 별 관심은 없습니다. 하지만 타블로가 이렇다할만한 뚜렷한 증명을 해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자칭, 혹은 타칭 네티즌 수사대라는 사람들이 결정적으로 던지는 의혹 몇 가지가 생각보다 강력한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
재밌는 것은 학력위조 논란이 일기 전까지는 타블로는 꽤 괜찮은 가수 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 의혹을 받고 있는 학력부분을 제외하더라도, 그는 가수로 성장하기 위해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만 했고, 여태 행실이 불량한 몇몇 가수와는 달리 모범적으로 공인의 삶을 살아온 가수였다는 점에서는 아마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겁니다. 가히 세계 최대의 음원 판매 프로그램이라고 여길만한 '아이튠즈'에서 국내 최초로 미국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으며, 영화배우 강혜정씨와 결혼하여 2세를 낳고 왠지 어리숙해보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우리는 그를 통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딱히 이렇다할만하게 지적할 것이 없는 바른 행실의 청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아티스트, 그리고 아름다운 한 아내의 남편.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학력위조 논란이 불쑥 튀어나오게 됩니다. 처음에는 모두 다들 '아니겠지'하며 별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사건이 점점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자 '설마, 그럴리가 있겠어', 그리고 지금은 타블로의 학력위조는 기정사실화되어, 타블로는 학력을 속여 스타덤에 오른 뻔뻔한 인간이며 사람들을 속여 부와 명예를 얻은 댓가를 치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은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이 깔끔하지 못했고, 공식적으로 인증을 회피하고 그저 '아니다'라고 만 말하는 본인의 태도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만,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식속에서는 타블로는 더이상 뛰어난 아티스트가 아니라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이는 뻔뻔한 거짓말쟁이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타블로의 학력위조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나게 되면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 물론 학력을 위조하여 자신의 명예와 부를 쌓는 도구로 이용하는 짓은 아주 파렴치한 짓이고, 그에 응하는 댓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옳습니다. 과거에도 몇 차례 학력을 위조하였다가 그 사실이 발각된 이후 공식적으로 대중 앞에서 사과를 하고, 공인으로서의 자격을 박탈당한 이들과 같이 그들과 같은 잣대로 우리는 그가 댓가를 치루게 해야 합니다.
다만 제가 의구심을 가지는 것은 현재 타블로에게 가해지는 압박과 비난의 정도가 우리가 최근에 겪었던 그 어떤 중범죄자들 보다 강력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입니다. 최근에 벌어지는 몇몇 강력범죄들, 김길태 사건이나 얼마전에 있었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그녕의 엄마를 살해한 한 인질범 사건 못지 않게 우리는 '김선웅'이라는 사람에게 압박을 가하고 비난을 하고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습니다. 조금 과장하는것 같다고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사람을 죽인 살인범에게 비난을 가할때는 그 본인에게 화살이 집중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 그가 소속한 가족 전체를 매도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경우는 적습니다. 아니 오히려 가끔은 그들의 부모를 동정하기까지 하지요. 허나 타블로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가족 전체가 사기꾼 집안이다.', '타블로 가족이 한국을 가지고 놀고 있다.' 등등 가족 전체를 싸잡아 비난을 퍼붓는 글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는 살인을 저지른 인간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강력하게 그를 비난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결정적으로 본인이 밝히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분명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미 그를 범죄자 취급하기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많은 이들이 타블로가 공식적으로 제대로 된 인증을 해서 다시 당당하게 가수로서의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 가장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물론 만약 그가 잘못한 행동이 있다면 그에 대해 반성하고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것이 옳습니다만, 설사 그가 학력을 위조한 것이 사실일지라도 우리가 그에게 가하고 있는 공격은 과연 그 도를 지나치지는 않았는지요. 샤덴 프로이데. 우리는 그저 우리보다 뛰어난 한 사람의 추락을 통해서, 쾌락을 느끼고 싶은 것은 아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