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과거에 사랑을 앞에 두고 아끼지 못하고
잃은 후에 큰 후회를 했습니다.
인간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 후회하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다시 기회를 준다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겠소.
만일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
저에겐 3년 반 넘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아는 누나의 도움으로 그리 친하지도 않았던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을 모아다 놓고
레스토랑에서 큰 소리로 편지를 읽어 고백했습니다.
장미 꽃다발과 함께.
그녀는 그 자리에서 거절하지 않았고
그렇게 고백을 한 뒤 며칠이 안 되어 사귀게 되었습니다.
제 고백이 너무 쉽게 받아들여져서 그랬을까요?
아마 한국인이 아니었던게 가장 큰 이유였을지도 몰라요.
한국인도 아니고 집안 형편도 그리 자랑할게 못 되어서
가족과, 제 주위의 가까운 사람 만 빼고는 친한 동창에게도 알리지 못했습니다.(지금도 이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그리고 그녀가 과연 나를 정말 사랑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그녀를 죽어라 쫓아다니던 남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사실을 군대에서 알 당시에 저는,
자신을 믿어달라고 부탁한 그녀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그 남자에 대한 지나친 친절을 의심하고
그녀가 원하던 믿음 대신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지금 그녀는 그녀를 쫓아다니던 그 남자와 교제를 시작 중입니다.
이런걸 자업자득이라 해야하나요...
헤어진 후에 혼자있을 때면
후회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주었던 상처를
몇 배로 돌려 받았습니다.
헤어진지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동안 다른 사람을 만나보려 노력도 해보았지만
그 사람들에게 푹 빠진 척 해보려 하였으나 결국 그것은 연기였기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다시 잘될 기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저와 그 남자를 두고 고민하는 그녀를 보며 자존심이 상해
"왜 자신을 위해 싸우지 않느냐"라며 말하던 그녀에게
"3년 반 동안 사귀던 여자친구를 뺏어간 놈과 내가 경쟁해야해? 내가 그 놈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나를 비참하게하는 거"라며 제가 먼저 연락을 끊었습니다.
혼자 계속 생각하다가 그녀에게 다시 돌아갈까 생각하며 비행기 표도 구매했지만
2주일 전 그녀는 저에게 더 이상 가슴 아프기 싫다고 얘기했습니다.
이미 모든 것은 변해있었네요.
제가 좀 더 일찍 받아들이지 못했나봐요...
제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2주 동안 폐인처럼 동네를 거의 나가지 못했습니다.
아직 매듭 짓지 못한 제 마음과
헤어질 때 좀 더 따뜻하고 남자답게 하지못한 아쉬움을 덜기위해
예약한 비행기표를 태운지 2주가 지난...
제 삶에서 가장 힘들고 길었던 그 2주가 지난...
오늘 새벽
맥주 한 잔을 들이키고 혼자 노래방에 가서
평소에 제 노래를 좋아하던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전화해,
그녀가 가장 즐겨 듣는다는
정엽의 'nothing better'이란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던지, 누구를 만나던지 행복하라는 얘기, 니가 나의 처음이자 최고의 여자친구였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었다구요...
그리고 건강하라는 말...남자친구로써 헤어질 때 해야하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진심으로요.
그녀도 울먹이며 건강하라고 말하더군요.
그렇게 그냥 전화를 끊고 잠시 혼자 서 있다가
저 자신을 위해
트렉스의 '가슴이 차가운 남자'를 불렀습니다.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는데 딸랑 3곡만 부르고 가냐고 말씀하시는 노래방 사장님을 뒤로 한 채 밖으로 나왔습니다.
비가 내리더군요.
아...
모든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이 슬픈 상황에서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쓰고 난 다음에는 냉장고 속에 든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보며 잠에 들 것 입니다. 위에 있는 대사가 나오는, 저에게 있어 정말 최고의 영화를요.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가 궁금하실 거에요.
그 이유는 위에 포스팅된 대사와 같은 이유일 겁니다.
the reason why I'm posting this thread is cuz I feel sad about myself not having been able to realize I was, indeed, in love with her, to be proud of her and to share our stories with others.
먼 훗날, 언젠가 이름 모르는 나라, 거리에서...
서로 마주치게 될 때,
그때는 서로 좋았던 추억만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정만 남아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건 처음이지만 여러분의 한 줄 응원이 저에게는 큰 힘을 줄 것 같네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