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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할아버지 병간호를 해야하나요..?

길냥이 |2010.07.31 16:32
조회 3,349 |추천 2

오늘 아침에 대뜸 아빠한테서 문자가 왔네요

'xx야 할아버지 때문에 죽겠다 한달 간병비가 270만원 xx가 조금 도와주면 안되나

아빠가 가게문 닫으면 모두 포기해야 되고 아빠 넘 힘들다 할아버지보다 아빠가 더 힘드네' 라고 말이죠

(할머니는 예전에 돌아가셨고 할아버지는 시골 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응급차로 가셨더라구요..의식은 조금 있는 상태시고 거동이 힘든 상태이신거 같아요)

 

엄마한테도 아빠가 그냥 혼자 할아버지 모시고 시골에서 살까 라고 말하셨다더라구요

근데 그건 진심이 아니죠. 아빠가 일 그만 두면 돈 벌수도 없고 (그러니까 일종의 협박)

'당신이 좀 모셔주면 안되나' 뉘앙스죠.

법적으론 이혼한 상태라서 남남이고(아빠의 상습적인 바람과 폭력..이혼후에도

찾아가서 폭력, 행패..이혼 해놓고 길거리에서 엄마 때리고 경찰서 간 적도..)

엄마나 아빠나 서로 돈 각자 벌고 각자 쓰죠.

딸들 때문에 한집에 살지만 남이나 다름없죠.

아빠는 엄마가 싫어하는 짓들 하시고.

(집안에서 담배 피고 집안에 담배 냄새, 술먹고 집에 와서 씻지도 않고 자고,

집밖에서 집안 가정사 다 얘기하고 다니시고, 누가 옆에 있을때만 걱정하는 척 안부전화, 

화장실가든 쓰레기를 만지든 분리수거를 하든 손 안 씻고 엄마 안으려고 하시고 등등)

근데 엄마한테 그런식으로 말하고, 엄마도 일하시고 허리 디스크 있으신데

엄마한테 직접적으로 당신이 가서 모셔라 말 할 수 없으니까

나한테 바라시는거죠. 공짜 간병인 노릇요.

 

집은 부산인데 병원은 진주에 있습니다. 혼자 가 있으라는 거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병간호를 ..

엄마가 가든 내가 가든..아빠는 그냥 부산에서 일 하고.

 

진짜..

아빠가 평소에 우리한테 잘하면 모르겠으나

휴가라면서 가족 다 놔두고 혼자 아는 사람들이랑 계곡이니 산이니 다녀오고

자식들은 나중에 돈벌면 즈그들끼리 맛있는 거 사 먹으니 괜찮다며 맛있는거 먹으러다니시고

전 초복이니 중복이니 아직 여름에 보신이라며 삼계탕 한번 먹은 적 없는데.

 

제가 아직 구직 전이라 살림을 맡아 하는데 마트에서 고민하고 골라내고 담은거 빼내고

그래서 찬거리나 이것저것 살림거리 사서 아빠 카드로 4~5만원치 그으면

넌 또 뭘 그렇게 사느냐며..요즘 5만원치 장보면 얼마나 된다고..

아빠가 정수기를 싫어하셔서 제가 아빠 카드로 인터넷에서 물을 주문해도

그 돈은 '제가 쓴것' 이 됩니다. 정말...짜증나요 ㅠㅠ..

낮에 전기세 아까워서 아무리 더워도 에어콘 안 틀고 선풍기 하나로 버텼는데

아빠 들어오시면 문 다 닫고 에어컨 터보로 돌리고 잘때까지 켜놨다가

자기 잠들면 에어컨 꺼 달라며 ..-_- 그 뒤부터 저도 그냥 에어컨 씁니다..

 

저도 환자입니다. 우울증 환자요..

각종 사건들과 가정사 때문에 틀어진 케이스인데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상담 선생님께서 병원과 약물치료를 권하셨습니다. 습관적인 자살시도 때문에..

부모님들은 모르죠. 누구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는데..

근데 혼자 진주가서 할아버지 간병 하라구요..?

병원비 달라고 말 못해서 아르바이트라도 찾아보는 딸한테?

이제 겨우 살 마음 다 잡고 자격증도 준비하고, 영양사 면허도 따고..

영어 공부도 시작하는데, 집에서 공부하는 딸이 아빠한테는 집에서 노는걸로 보이겠죠..

(언니는 새벽에 나가서 공부하고 자정에 들어옵니다. 집에서는 공부가 안된다고

대학 교수님 밑에서 CPA 준비를 그룹으로 합니다..)

저때 할아버지 무릎 수술했을때 내려가서 수발 들어드리고 온 적 있습니다.

진짜 스트레스더군요..몇일도 안되는데..

친하지도 않은 할아버지, 나이 많으신 분들 특유의 고집 다 들어드리고 귀저기 채워드리고

소변 비워드리고 병실은 거의다 소변 주머니 하고 계셔서 그 짠내 때문에

안에서 잘 수도 없고..

솔직히 제가 착한 딸한다는 셈 치고 간다고 쳐도 오래 버틸 자신도 없습니다.

 

아빠가 장남이긴 하지만 고모도 계시는데, 그 집안도 좀 콩가루 입니다..(빚, 이혼)

고모가 자식 공부욕심이 엄청 나셔서 아들 딸 엄청 좋은 대학 보내놓고 일하시죠..

할머니 파킨슨병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실때도 제가 중학교 여름방학 반납하고

할머니 옆 지킨 적도 있고 병원비니 뭐니 아빠가 다 대고..

고모는 병원에 코빼기 비추는 것도 한두번이고 장례식에 와서야 울더군요..

명절에 할머니 집에 온적도 없으면서..

빚때문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서 할아버지 앞으로 대출을 몇천 받고

또 그 이자는 아빠가 내주더군요...

자기 아버지가 저렇게 되셨으면..고모도 뭔가 해야 되는거 아닌가요..?

자기 어머니 죽어갈때도 얼굴 한번 안 비췄던 사람이니 얼마나 할까 싶지만

차라리 아빠가 고모한테 얼마 줄테니 간병해라 이리저리 말 해보고

아무도 돌볼 사람 없어서 나한테 말했다면 이해하겠지만.

 

제가 아빠 부탁 들어드려야 하나요?

상담선생님은..제가 "싫어요"란 단어를 제대로 뱉어내질 못해서 마음에

병이 든 상태라고 합니다. 마음에 병이 든 이유는 이것 뿐만이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어른 말은 무조건 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교육받았고,

아무리 힘들거나 싫어도 어른들 앞에선 예의바르게 생글생글 웃고 말씀도 잘 듣고

싫거나 그런 내색 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귀에 못이 박도록 교육 받았죠.)

아빠한테 어떻게 거절을 해야 할지 하루종일 생각하니 더 스트레스고..

선생님께선 저한테 하루빨리 가족들에게서 독립하는 게 제가 살 길이라고 하시네요..

남자친구도 제가 가족들때문에 얼마나 상처받는지 잘 아니까..내년이라도 당장

둘이 돈 번 거 합쳐서 월세라도 살자고 하고..

빨리 병원 다녀서 마음 건강해지자고..같이 병원 가자고 하는 남자친구한테..

이런 집안 모습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추천수2
반대수0
베플흠...|2010.07.31 17:25
제발...아닌건 아니다...싫은건 싫다 라고 말하세요!!! 착한 며느리병도 아니고,,,착한 딸이 못되어서 안달이라도 나셨습니까??? 정말 이런식으로 담아두기만 하니까 병이 생기죠!. 아버지한테 따지세요. 당당하게요... 어후...갑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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