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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와규의 고장 타카야마 이야기 (1)

쥬쥬 |2010.08.01 02:38
조회 1,565 |추천 0

사실 이번 일본여행은 원래 작년 가을쯤에 갈 계획이었다.

항공권까지 모두 사놓고는 아저씨와 삐걱하는 바람에 원천 취소하고 반년 후인 이번 해 봄에 다녀왔다.

역시 현지인(?)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 이제껏 해 온 여행 중에 가장 안락한 여행이었다.

나고야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끝내고 나오니 좁은 도착게이트에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서핑 다닌다고 하더니 정말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서 보자 마자 풋! 하고 웃어버렸다.

아저씨가 살고 있는 토요타시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 일찍 준비해 나와서 4시간 정도 소요되는

타카야마까지 이동 시작.
아저씨가 자주 간다는 편의점에서 과자와 음료수로 만만의 준비를 하고는 차에 탔다.
음~ 이래서 차 있는 남자가 좋다고 하는군!
내 생애 처음으로 이렇게 안락한 여행을 하는 것이었다.

이집트에선 에어컨도 잘 나오지 않는 버스를 타서 거의 탈진 직전까지 가보기도 하고,
일본에선 좁아터지는 야간 버스로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7시간을 달려 본 적도 있고,
베트남에서 라오스로 넘어갈 때 장장 24시간을 얼음같은 추위 속에 벌벌 떨면서 이동하기도 하고,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끝도 없다.

그런데 이렇게 편안하게 여행을 하다니. 흐흐 넘 좋아!!

 

 

 

 

 

 

 

다카야마는 시골의 중소도시이다. 와규(일본쇠고기)가 유명한 히다 라는 곳에서 얼마 멀지 않기 때문에
보통 히다 다카야마라고 불려지는 곳인데, 쇠고기와 전통적인 도시분위기가 유명해

일본인 내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있었다.
마침 때가 골든 위크(Golden week : 5월에 열흘정도의 연휴)라 도로를 달리다보면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도시의 차번호도 많이 보였다.

열흘이나 쉬니까 가능한 일일 수도 있지만, 아마 해외로 나가기엔 항공권이 너무 비싸고,
일본정부가 소비 촉진을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파격적으로 내려서 엄청나게 오래 달렸는데도

1000엔으로 해결이 된다.
사실 골든 위크도 소비 촉진을 위해 '돈을 좀 써!'라는 일본정부의 바람에서 만들어졌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여하튼 열흘이나 되는 연휴이니 멀리에서도 충분히 올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공식적으로 연휴를 길게 잡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대학교 4학년, 이제 곧 사회인이 되는 나로선 참 부러운 제도가 아닐 수 없다.

 

 

 

타카야마에서는 료칸(일본식 여관)에 묵었다. 우리는 그래서 이번 여행의 메인을 '료칸' 체험으로 정했다.
아저씨는 일본인인데도 불구하고 료칸에 한번도 간 적이 없다고 했다. 아마 보통은 잘 가지 않는 곳인가 보다.
우리나라도 전통한옥 민박이 아주 비싼 걸로 알고 있는데, 일본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비싼 가격이었다.
가격대는 천차만별인데, 저녁에 진수성찬까지 생각하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음식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이 나온다.

료칸 이야기는 일단 접어두고,
먼저 우린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그 유명하다는 히다규(히다 쇠고기)를 먹으러 돌아다니다
쇠고기 전문점이 너무 많아 이러다간 도저히 고를 수 없겠다 싶어서 그냥 눈 앞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외관이 미술관처럼 아주 럭셔리해 보였다.

예전에 아저씨가 한국에서는 소혀를 먹지 않냐고 물어봐서 기겁한 적이 있었다.
소의 혀라니... 그걸 어떻게 먹는다는 건지 솔직히 비위 상하는 상상만 될 뿐이었다.
일본에 와서 결국 그 맛을 보게 되었는데, 으와... 단백하고 꼬돌꼬돌(?)한 맛이 너무 맘에 들었다.
이렇게 맛있는 걸 왜 여태껏 안 먹고 있었는지.

이것이 바로 소의 혀!!!

 

 

 

 

 

 

일본에는 대대로 가업을 이어가는 일이 참 많은데, 이 집 역시 타카야마에서 꾀나 유명한 당고집이다.
할머니께서 내가 사진기를 들어보이니 "그래그래, 아줌마 많이 찍어줘."라며 밝게 웃어주셨다.
협소한 장소에 그저 작은 당고집이었지만 안내문을 읽어보니 거의 100년이 넘은 집이었다.
이렇게 대대로 당고집을 하는 것도 굉장한 신념이 아니면 불가능할 법한데, 생각의 차이일까,
우리나라는 자신의 자식들이 대개 자신이 하는 일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그래서 공부를 그렇게 시키는 거겠지.

통계에 의하면, 일본에서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회사(혹은 가게)가 3000개사 이상이라고 한다.
그만큼 오래된 회사나 가게가 많다는 것인데, 세월이 가면 갈 수록 전통이 깊어지고, 노하우도 축척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200년 이상 된 회사는 하나도 없다. 그나마 두산이 가장 오래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나마 12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몇백년 전에 생긴 가게가 21세기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일본이 신기하면서도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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