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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는 병 갱년기 우울증

 

 

 

본의 아니게 두명의 의사로부터 진단을 받았다. 내가 간혹 히스테릭해지는 이유와

소녀처럼 해맑게 웃다가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눈물 한 방울, 우울함의 증거는 바로

내가 갱년기라는 증거라는 거다.

 

 

내가 지금 가장 활짝 핀 꽃이라며 꽃은 지기 직전에 가장 만개한다고 설명한다.

의사의 소견인지 남자의 견해인지 헷갈리지만 곧 미모와 젊음이 한꺼번에

사라질 날이 곧이어 도래할 것이라나?

 

 

내 나이가 46살이니 사실 갱년기에 접어들 태세이긴 하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집에서

요즘 나름 집필(?) 활동으로 경제적인 문제 해결과 하루 보내기를 대신하는 내 일상을

비춰 봐도 그렇다. 정말 우울하다. 공사나 작업을 할때는 새벽에 나가 저녁 늦게까지

내 애마를 몰고 다니던 고단한 삶이 어느 날 운전을 다시 못할 정도로 심약해져 있다니...

 

 

주변 사람들 중에서 내 나이에 폐경을 겪은 사람도 있으니 어쩌나... 곧 폐경도 오려나?

나는 폐경을 바란 적도 있다. 바쁠 때는 달마다  변함없이 계속되는 그 붉은 꽃잎들을

보면서 귀찮아 한 적도 있었다.

 

 

여자들은 그럴 때마다 다시 기저귀를 차야하는 어린애로 살아야 하니 그 불편함이

바로 신경질로 변하고 귀찮은것은 둘째치고 초기에 잠시 잠깐 수반되는 허리 뻐근함이

은근 환자도 아닌데 환자처럼 나약해지게 하기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고 시간이 많아지니 이제 폐경이 두렵기도 하다. 여성성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갔고 곧 들어갈 예정이니

다시 아기를 가질것도 아닌데 그 꽃잎들이 마치 나의 모든 가능성을,여성성을 함께

증명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사라지는 순간 내가 여자가 아닌 그냥 사람으로

변하는 것일까  두렵다.

 

 

그로 해서 여성으로의 아름다움도 함께 사라질까봐 두려운 것이 요즘 나의

지상 최대 고민이다.

 

 

게다가 의사의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몸매가 두리뭉실 해지기 시작하면

좀 더 빨리 늙을거란 말도 한다. 점점 숱이 없어져 가는 내 머리카락도 함께 걱정해 준다.

 

 

나 참 우습게도 며칠동안 마음 상하게 하는 일이 있어 일주일을 꼬박 온갖 주전부리로

입을 달래고 일주일간 폭식으로 마음 위로하고 있었던 후라서 그런 소릴 들어야 했는지

모르지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았던 사람에게 들었던 터라 그만 울컥해서 또 울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 대성통곡이 나오려고 해서 얼마나 버티고 참았는지 집에 돌아와서 샤워하면서

물을 틀어 놓고 통곡하고 말았다. 갱년기 우울증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그냥 마음을 허전하게

했던 슬프고도 슬픈 이유가 다시 가슴을 후벼파서 그랬다.

 

 

샤워 끝나고 전신 거울에 비춰 몸을 바라봤다. 옷에 가려져 있던 물에 젖은 몸을 바라보니

아직 가슴도 괜찮고 허리 라인도 아직 약간 있었다. 물에 젖은 허리까지 오는 머리카락의

물방울이 군살로 더 도드라져 보이는 엉덩이에 떨어질 때 다시 기분을 다 잡았다.

 

그리고 속으로 말했다.

 

"아직 나, 괜찮은데 뭐!"

 

 눈물때문에 충혈되긴 했지만 눈에 다시 웃음이 묻어나온다. 그런데 지워진 화장때문에

드러난 기미는 치료 좀 받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편에게 몸으로 위로 받으려고 했는데 이 사람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고단했는지

넘치는 그의 성욕도 머리가 베게에만 닿으면 잠으로 변하곤 한다. 내가 샤워한 몸을

가만히 붙이면 정답게 부부의정을 나눠 주던 사랑스러운 우리 낭군인데.

 

 

할수 없이 침대 속에서 그냥 남편을 바라보며 얼굴을 만지며 옆에 누웠는데

식당에서 무심코 먹은 커피 한 잔 속 카페인의 효과였는지 잠을 못들고 계속 훌쩍이게 되었다.

 

 

그래 나는 정말 갱년기 우울증 맞다!

 

 

내일부터 내 유통기한을 늘릴 방법을 연구해 봐야겠다. 의사로 부터 받은 처방전은

좋은 대화 친구를 만들라는 것이였다. 마음에 맞는 친구는 즉 속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없다는 것이 내 문제라는 것. 그런 것은 둘째치고 나는 내가 가진 내 근원적인 힘을 회복하는

것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나를 아프게 하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들도 그 중에 하나다.
그것 부터 정리할 테다. 버림 받는 것이 좋을까?
버리는 것이 좋을까? 그래도 버림 받아야겠지...내가 아픈 것이 더 낫다.

구질 구질하게 굴어야지 최대한  내가 하고싶은 욕망대로  거리낌없이 원초적으로

말하고 행동해 볼테다. 나한테 착한 사람 컴플렉스가는 짐이다.
그리고 이제 음악도 좀 더 신나는 것만 들어야지. 내일 당장 피부과 의사인
동창 놈에게 달려가 싼값에 기미부터 빼달라고 할테다.

 

 

탈모에는 긴 머리가 안좋다니까 머리도 약간 자를것이다.

15cm정도 잘라서 소아암 환자들의 가발을 만드는 곳에 기증해야지.

그래도 내 머리는 그동안 미용실 한 번 안가고 버틴 머리라 어깨를 넘길 것이다.

여자는 머릿발이라서 아니라 남편이 연애시절 부터 봐온 내 긴 생머리에

너무 열광하는 편이라 과감하게 자르기는 미안해서다.

 

 

그리고....운동을 시작할까? 이 참에 몸짱에 대열에 들어가 볼까?

필라테스 전문가로 활동하는 아는 동생의 연락처를 뒤져서 물어봐야겠다.

나는 교정이 필요한 뼈대도 갖고 있다더라.

뼈까지 고쳐야 하는 나는 할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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