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많은 분들이 귀신에 대한 경험담을 올리시길래 저도 한 번 올려봅니다.
재미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재미있으시다면 다음 얘기도 올려드릴게요 ^^
어릴 땐 그닥 무섭지 않지만 클 수록 점점 무섭다는..ㅡㅡ;
이야기는 이상한 일이 시작된 제 기억의 첫 부분인 8살 때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8살 때 친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다리에 중풍이 오셔서 돌아가실 때까지 걷지도 못하시고
앉은뱅이로 살아야 하셨던 할아버지.
움직임이 불편하시니 간단한 일은 모두 나에게 시키셨다.
내가 살면서 들어야 할 내 이름을 그 당시 다 들을 정도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야 했다.
하루 100번은 부르시는 거 같다며 집안 어른들이 농담을 하실 정도로
난 바닥에 엉덩이가 닿기도 전에 할아버지가 부르는 소리에 다시 달려갔다.
그런 할아버지께서 내 나이 8살 때 갑자기 돌아가셨다.
상을 치르고 난 후에 할아버지방은 내 방이 되었다.
그 방은 내 방임과 동시에 제사를 지내는 방이었다.
방향이 그 쪽이어서 그 곳에 이사 와서부터 줄 곳 그렇게 해왔었다.
항상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내 방이 생겼다는 거 자체로 어린 나이에 많이 신났었던 기억이 난다.
내 이상한 증상의 시작은 이 때부터였던 것 같다.
#1.
천장에 달린 줄을 잡아당겨 키는 형광등을 혹시 아는가?
어릴 때 이후로는 본 적이 없다.
아무튼 내 방 형광등이 그랬다.
잡아당길 때 마다 빨간불, 하얀불, 점멸로 세가지 기능을 하던 형광등이었다.
이상한 일이 일어났던 그 날 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내 방엔 빨간불이 켜져 있었고
난 창문이 있는 창가에 벽 앞에 앉아 인형놀이를 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기 이전의 기억은 전혀 없다.
정신을 차린 시간이 새벽 3시.
빨간불만 켜진 묘한 분위기의 방 안에 나 혼자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왈칵 겁이 난 나는
벌떡 일어나서 방문을 열고 2층 엄마방으로 후다닥 올라갔다.
집 안 어른들은 모두 잠들어있었고 불도 꺼진 상태였다.
보이지 않는 나무계단을 간신히 올라간 나는 급하게 엄마 이불속으로 파고들어가 금방 안정을 찾고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다음날 엄마한테 새벽에 있었던 일을 말하던 나는 소름이 확 돋고 말았다.
나 : 엄마 나 어제 안 잤는데 왜 내 방 불 껐어?
엄마 : 무슨 소리하는거야? 보니깐 이불 덮고 자고 있길래 불 껐구만.
나 : 아니야~ 나 기억은 안 나는데 인형놀이 하면서 안자고 있었단 말이야.
엄마 :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지 말고 가서 숙제나 해!
도대체.. 난 밤새 뭘 하고 있었던 걸까..?
#2.
막내고모가 택시 기사를 할 때 있었던 일이다.
택시에 탄 손님이 큰 고릴라 인형(내 등치만한 크기)을 갖고 탔는데
그걸 놓고 내렸다면서 나 가지라며 내 방에 있는 세 칸짜리 서랍장 위에 올려놨다.
그 날 친척동생과 오빠가 놀러와 내 방에서 나란히 누워 자게 되었다.
항상 벽에 붙어 자는 걸 좋아하는 내가 안쪽에서 잤고 오른쪽으로 여동생,
그 옆에 오빠가 누웠다.
오빠 옆에 바로 고릴라가 앉아있는 서랍장이 있었다.
이불 속에 누워 늦게까지 장난을 치며 노닥거리던 우리는 어느 순간 지쳐 잠이 들었다.
그리 깊게 잠에 들지 않았던 나는 조금 이상한 기분에 눈을 떴는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던 터라 바로 고릴라가 보였다.
그런데 고릴라가 조금 이상했다.
고릴라의 두 눈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듯 했다.
자세히 보니 두 눈 속에 작은 손이 이리온~ 하는 듯한 손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뭔가에 홀릴 듯 그 손짓을 계속 응시하다가 순간 겁에 질려 눈을 질끈 감았다.
이 때부터 인형을 싫어하게 되었던 듯 하다.
다음날 어른들한테 이 이야기를 했지만 헛개비를 본 거라며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는 말만 들었고, 인형만 거실로 내 놓아 졌을 뿐이었다.
계속 그 인형이 신경 쓰였던 나는 주말에 엄마가 대청소를 할 때 내 손으로 버려버렸다.
난.. 그 날 밤 꿈을 꾼 게 아니다. 분명히 맨 정신이었다.
#3.
내 방을 가진 이후에도 가끔은 할머니방에서 자곤 했다.
포청천을 재미있게 보고 “카이퐁~유~홍~”(포청천의 O.S.T 시작 부분)을 흥얼거리면 잠들었던 날.
그 날도 새벽에 깼었다.
내가 누워 있는 왼쪽엔 은은한 자개를 박은 까만 장롱이 있었고 그 옆에 기다란 옷걸이가 있었다. 그런데 그 곳에 얼굴이 하얗고 까만 옷을 치렁하게 입은 무언가가 날 응시하고 있었다. 날 보고 있는 게 맞는 건가? 눈, 코, 입이 없었는데..
자꾸 보면 나한테 올까봐 조심스럽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숨을 죽였다.
그러다 잠이 들었지만.. ㅋ
다음날 할머니한테 말하니 맹꽁이 귀신이란다.
어린게 허깨비나 자꾸 본다며 또 괜히 한 소리 들은 날이었다.
#4.
학교에서 친구들과 무서운 이야기를 했던 날이다.
혹, ‘빨간 눈깔 1212(십이십이)’라는 이야기를 아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 당시에는 엄청 무서운 이야기였다.
친구들하고 얘기를 하면서 서로 놀래키고 왁자지껄하게..
아무튼, 학교에서 까지는 좋았다.
그날도 할머니 방에서 잠들었던 날이다.
앞에 맹꽁이가 서있는 옷걸이 옆으로 장롱과 같은 자개가 박힌 칸이 많은 문갑이 있었는데
거기에 빨간 점이 동동 떠 다녔다.
낮에 학교에서 떠들었던 ‘빨간 눈깔 1212’가 생각이 나 무서운 와중에도 정말 12개인가 해서 하나씩 세어보니 12개가 맞더라.
날 죽이러 왔다 보다 하는 공포감에 서둘러 할머니를 깨웠는데 할머니는 꿈쩍도 안하시고
점점 다가오는 ‘빨간 눈깔 1212’를 보며 식은땀을 흘리다 정신을 잃었다.
그 다음날은 할머니한테 또 혼날까봐 말은 안했다.
이 때 난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면 그게 밤에 보이는 줄 알았다.
#5.
초등학교 4학년 때 수원으로 이사를 했다.
18층 꼭대기 집.
꼭대기만 19층까지 이어져 복층으로 되어있는 구조였다.
이 전 집에서부터 1년에 한 번 꼴로 꾸던 꿈이 있었다.
아버지가 거실에 신문지를 천장까지 닿을 만큼 여러 줄을 쌓아놓고 미친듯이 웃는 꿈이었다.
한 두번 꾸는 꿈도 아니고 난 그냥 개꿈이겠거니 하고 넘겨 버렸다.
그런데 수원으로 이사 가서는 그 꿈을 너무 자주 꾸기 시작했다.
5학년 말.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갔더니 위암 말기 선고를 받고 오셨다.
그리고 한 달 후, 병마와 싸우다 돌아가셨다.
그로부터 한참이 지나 알게되었다.
산사람이 꿈에 나와 크게 웃는 건 그 사람이 죽을 꿈이라는걸..
#6.
이상한 일은 계속 됐다.
우리 할머니는 예지몽을 잘 꾸시는 분이셨다.
가끔 이야기를 들으면 섬뜩한 얘기가 한 두개가 아닐 정도로..
수원으로 이사오는 걸 할머니께서 크게 반대하셨는데 어찌어찌해서 수원으로 이사오게 되었던 우리 가족.
아무래도 그 때부터 일이 꼬였던 듯 싶다.
할머니 꿈에 자꾸 조상님들이 보인다며 크게 노하셨다고..불길하다고 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수원으로 이사한 다음부터 기이한 일들이 일어났다.
서울집 마당에 있던 큰 나무에 이상한 벌레들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죽어버렸고,
정원에 가득 심어져 있던 다른 나무들도 덩달아 죽어나갔다.
제일 먼저 죽은 나무는 옛날 고조 할아버지께서 심으신 나무로 서울집으로 이사 올 때 그 전에 살던 집에서 이전해 서울집 마당에 심은 나무라고 했다.
아무튼, 나무들이 죽고 집에서 키우던 개까지 미쳐 버렸다 했다.
그리고 제일 충격적이었던건..
그 집에 이사한 가족이 큰 집에서 명절을 새고 서울집으로 올라가던 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온가족이 몰살하고 아줌마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지만,
그 충격으로 정신지체가 오셨다고했다.
그 집은 몇 년간 폐가로 남아있다가 5년 전에 재건축에 들어가
그 자리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있다.
우리 가족은 지금껏 그 일을 조상신이 노하셨다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