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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관련 판을 보고서....

냐핫 |2010.09.09 17:01
조회 2,191 |추천 4

 

 

헤드라인에 방송작가 일 했다가 돈 못 받으신 막내작가 이야기가 올라왔더군요.

궁금한 마음에 관련 판들을 뒤적거리다가 어느 분이 쓰신 리플을 보니 좀 황당하기도 하고, 이쪽 관련 일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하고 싶은데 막막한 분들도 있는 것 같아서, 몇 가지 팁을 드리고자 씁니다.

 

관심 분야가 아니거나 긴 글 싫으시면 스압 있으니 쭉쭉 내려 주시거나 뒤로 클릭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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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4년)-서브-(3년)-메인

이렇다고 들었는데

보통 막내 3년차에 거의 나간다더라~

그만큼 예능 작가는 작가라기 보단.. 잡일 담당이지.

글을 쓴다거나 이런 쪽을 바란다면,

차라리 드라마 작가를 해~

진짜 나도 구성작가 하고싶지만 구성작가는..... 힘들어.

 

지금부터 작가 준비한다기 보단,

우선 한국 사회에서 배제 될 수 없는 학력부터 키우는게 나을껄.

그러려면 수능 공부가 우선이지. 좋은 대학 국문, 문창 쪽으로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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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글이 제가 보았던 리플인데요.

방송작가 관련 글들 보다 보니 한참 전에 작성하신 이 글까지 왔네요.

 

저기서 막내 4년 서브 3년을 거쳐야 메인이 된다고 하시는데.................

정말 저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지 궁금하네요.

전 참고로 방송작가입니다. 실제 제가 걷고 있는 길이니 잘못 알고 있지는 않겠죠?

막내 4년은 말도 안 되는 얘기고요.

 

2년 지나고 3년차 정도 되면 다들 막내작가에서 '입봉'이라는 걸 거칩니다.

스스로 섭외, 취재, 아이템 서치, 자료 조사, 촬영 구성안부터 편집 구성안, 그리고 자막과 내레이션까지 모두 쓰게 되는 거죠. 프로 내 코너 하나를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긴 VCR은 아니고 10분 정도 하나 하신다고 보면 되는데 그게 바로 '입봉'입니다.

입봉을 잘 마치고 나면 그 때부터는 진짜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고요.

대부분 이 '입봉'은 빠르면 2년차, 대부분 3년차에 하게 되고요. 입봉 후에는 서브 작가가 되는 거죠.

 

방송작가가 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관련 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관련 대학 나오면 분명 어느 정도의 메리트는 있으나 사실,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면접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그 사람의 열정과 하고 싶은 목표가 분명하냐입니다.

막내 작가를 뽑을 때 자기 소개서를 유심히 보는 것도 이 친구가 글을 '잘' 쓰냐 보다는 글을 '좋아하는가'를 더 보게 되는 거죠.

아카데미를 나오는 것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관련 과정을 배우고 열심히 하시다 보면 추천을 받아 작가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관련 학과, 아카데미 졸업하지 않고도 구성작가 하실 수 있어요. 이력서 넣고 좋은 프로 만나 열심히 하시겠다는 열정 보여주시면 경력 없어도 작가 다 하게 됩니다. (제 밑에 있던 막내들도 관련 전혀 없는 과 나오고 아카데미 과정 수료 안 한 아이들 수두룩 했습니다)

 

일을 하시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분야를 찾게 됩니다. 시사, 교양, 예능, 정보, 다큐 등등...

하지만 일단 세컨 작가 정도가 되지 않는 경력이라면 그 전까지는 다양한 분야를 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각자의 하는 일과 성격, 그리고 글을 쓰는 것, 어투, 구성 자체가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하나만 고집한다면 그만큼 갇혀있는 작가가 되겠죠? (세컨작가는 메인작가 바로 아래 있는 작가를 말하고요. 경력은 6년 차 정도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돈 부분.................. 막내작가의 페이는 평균 80~100만 원입니다. 외주 제작사는 80만 원을 주는 곳이 더 많고, 케이블이라도 본사는 대부분 100만 원을 책정합니다. 요즘은 협찬 많이 받는 곳에선 막내 작가 페이를 140만 원까지 책정하는 경우도 듣긴 했습니다만.......... 저런 경우는 정말 운 좋은 거고,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막내에서 서브 작가로 올라가고 나면 페이가 오릅니다. 1년 지날때마다 연차가 오르고, 그에 따라 페이도 오르죠. 한 달 월급처럼 주는 곳도 있고, 편당 금액으로 주는 곳, 그리고 주급으로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헤드라인에서 봤던 리플 중 아무 통장으로나 받는다는 경우 있던데 알바라서 그런 것 같고요. 계속 일하는 스텝들은 방송국이나 제작사에서 요구하는 통장이나 일정 통장을 만들라고 해서 그 통장으로만 입금됩니다.

 

외주제작사의 문제점은................. 확실히 존재는 합니다.

방송작가가 프리랜서이고 정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4대보험, 복지 등의 혜택이나 퇴직금 전혀 없습니다.

월급에서 기본 세금 떼고 그냥 통장으로 받고, 일 그만 두면 끝인 시스템이죠.

계약서도 대부분 작성하지 않습니다(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계약서 한 번도 안 써봤습니다).

본사야 시스템이 잘 되어 있고 당장 망할 일이 없어 페이 지급도 크게 늦어지지 않고 다 받게 되지만

외주제작사는 대부분이 소규모이고 수주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 조달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떼이는 경우도 더 많은 거구요. 이건 외주제작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 작가가 프리랜서이고 정규직이 아닌 것, 그리고 계약서를 쓰지 않는 오래된 관행의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구성작가협의회에서는 계속적으로 계약서를 쓰고 권리 보호를 위한 노력을 한다고 들었으나... 아직 그 관행이 사라지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방송작가는 어떠한지, 그 이미지가 안 좋은 경우는 어떠한지도 익히 알고 있습니다. 힘들기도 하고요. 실제로 막내 작가 생활할 때는 많은 작가들이 견디지 못하고 그만 둡니다. 인간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가장 힘든 시기니까요. 그 시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모든 일에서 그렇듯 성실함과 끈기, 그리고 어느 정도의 오기도 필요합니다. 센스와 눈치는 능력따라 겸하면 더 좋겠죠.

 

어렵고 힘든 고비를 넘기고 내가 온전히 내 글을 쓰고, 그 내레이션이 전파를 타고 TV에 나와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 혹은 감동, 재미를 느끼게 되는 순간에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위해 아마 많은 작가들이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 그렇구요.

 

어느 직업도 힘들지 않은 일이 없듯이 안 좋은 이면만 보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분이 없길 바랍니다.

그래도 스케줄 조정이나 자기 시간, 그리고 어느 정도의 연차가 되면 투잡도 가능한, 정시 매일 출근도 안 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해요(물론 연차가 어느 정도 높아야 겠지만............) ^_^

 

열심히 하셔서 언젠가 같은 방송 하길 바랍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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