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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운명

미처리 |2010.09.11 14:22
조회 120 |추천 0

" 철썩! 철썩! 철썩! "

10번째 휘둘러진 그의 손에 한 움큼의 붉은 액체가 뭍어져 나왔다.

그의 오른 손가락에 끼워진 다이아 반지에 의해 굵게 패어진 뺨 한편에서 주르륵~ 흘러내린다.

[.....나가봐!]

[쉬십시요]

굳게 닫혀진 문소리에 주변을 서성이던 한 사내가 황급히 뛰어온다.

[이..이런..이럴 수가...괜, 괜챦은 거야?]

그는 서둘러 손수건을 뺨에 대고는 상처를 확인 한다.

[꿰메야 겠는데]

[...현인?]

[걱정마! 그녀석 체력하난 A급이니까. 뭐...늑골이랑 쇄골, 팔목이 부러지긴 했지만...어? 어디가?]

예상은 했었다.

먼저 도착하지 못한 나의 실수

아니,

처음부터 막지 못한 나의 부주의

그래, 나는 그의 보디가드...방패...그림자...

그것을 원했던 것은 나다.

우빈의 차가 멈춰진 곳은 인적이 드문 한 주택가

그는 단숨에 뛰어올라 전자키를 누르고 현관을 열어 안으로 들어섰다.

[?? 뭡니까?]

[자리좀 피해줘]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닌것 같은데, 얼굴 상처나 치료하시죠]

[J....부탁하자]

[...10분만 드리죠]

그는 자신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인 우빈을 바라보곤 어쩔수 없이 외투를 손에 들고 현관을 빠져 나갔다.

우빈은 닫혀진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안을 확인한다.

어깨엔 흰 붕대가 감싸져 있고, 목엔 보호대를, 오른손 역시 깁스를 착용한 신현의 모습이 침대위에 드러났다.

문이 열리자 시선이 잠깐 마주친다.

[얼굴......뭐야?]

[왜.....하필 J였지?]

[....믿을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으니까]

[난..믿지 못한다는 거냐?]

[형은...내가 사라지길 바라쟎아. 미안하지만...난 지금 살고 싶거든]

[하?.....그 아이 때문인가? 신 현주...]

[그래. 내가 살아야할 이유]

[!!!...니가 아무리 원해도 ... 그 아인 너랑 맞지 않아]

[영감 한테 말할꺼야. 풀어 달라고]

[!!!!!!!!!!!!!]

우빈의 두 눈이 놀란 아이마냥 바르르 떨고 있다.

반면, 신현의 눈가엔 엷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어쩌면...죽을지도 모르지만....]

우빈은 밖에 우두커니 서 있는 J에게 눈인사를 건네곤 차를 향해 발길을 내딛었다.

[신현...뭔가 있죠?]

[...무슨 의미지?]

[왠지 달라 보여서요.]

[글쎄...]

우빈은 그대로 차에 몸을 실었다.

시동을 켜고 그곳을 빠져 나가는 동안 머리속은 신현의 미소로 가득하다.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없는 평온한 미소...

살아가길 원한다고?

언제나 죽음을 동반하며 살아온 네가 이제와서....

....위험해....

결코 넌 벗어나지 못해.

그 사람은 널 보내지 않아

죽어도...아니, 설령 네가 죽는다 해도 보내지 않아

유일하게 인정한 인간....

이 세상에 단 하나...

사람으로 보는 또 다른 자신인 너인데...

신 현주......

그 아이가 다쳐....

아니,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꺼야.

넌 아직 어르신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어.

그 사람이 네게 보이는 미소가 어떤 의미인지...

그 사람이 얼마나 힘이 있고, 얼마나 무섭고 또한 잔인한 존재인지..

우빈은 흘러 내리는 볼의 액체를 닦으며 핸들을 꺾었다.

도윤은 지금 상황을 이해할수가 없다.

분명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사라졌고,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과 사진 파일이 삭제되어 있었다.

본인 아니면 처리할수 없는....비번과 아이디 마저도...없다.

학교 또한 ...알수가 없는 일들 뿐이다.

갑자기 사라진 최 진명과 신현...그리고 폐쇄된 독서부

난데없이 나타난 신임 이사장.

술렁이는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점점 커져만 가는 무성한 소문들..

학생 회장은 해외 유학을 갔다고 했다.

왜? 갑자기?

신우회 리더이자 이사장 아들인 그가, 아무런 말도 없이 유학을?

신우회는 또 어떠한가?

우왕좌왕 하다가...불과 일주일만에 각자의 학교로 복귀했다.

이런 의구심을 아이들은 그냥 흘려 버릴뿐 아무도 진실을 파헤치려 하지 않는다.

[......점...심...같이 먹어도 돼?]

도윤의 생각이 거의 고점에 다다랐을때 작은 소리의 울림이 귀를 간지럽힌다.

옥상 한켠에 자리한 그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현주.

얼마만 인가?

보고 싶어 찾아간 그의 집앞을 몆번이나 망설이다 돌아왔었다.

미안하고...또한 괴로워서...사과하려고...다시는 못볼까봐...

목소리만이라도 듣고 싶었는데...이번 일만 잘 마무리 되면 너와 다시 예전처럼 웃으며 지낼수 있을거라 간절히 바랬는데....

다....끝나 버렸다......

[!!도, 도윤아?]

갑자기 흘러내린 도윤의 눈물

그리고 멈춰지지 않는 그의 설음

억울하다

그저 내가 바란것은 너의 곁에 있는것 뿐이었는데, 전처럼 나를 의지하며 내게 기대는 널 지켜주고 싶었는데....

현주는 자신을 바라보자 울음을 터뜨린 도윤을 바라보며 어찌할바를 몰라 안절 부절 하다 결국 자신도 모르게 같이 울음을 터뜨리며 그를 껴안는다.

[왜 그래 너...도윤아 너 왜그래...]

[욱....흑...욱..흑흑....]

언제나 당당하고 멋진 친구 였는데...

항상 앞에서 나를 이끌어주고 토닥여 주던 형같은 존재였는데...

대체 왜... 이렇게 슬프게 우는거야....

한참을 그렇게 서로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던 그들은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예비종에 의해 진정된다.

[...미안해...사과..못할줄..알았는데...]

[...울지마....]

또다시 도윤의 볼을 타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내가 미쳤었나봐...어떻게 내가...너한테...]

[그만.... 괜챦아]

현주의 손이 도윤의 뺨을 스치며 눈물을 거둬들인다.

[이제 특별 수업은 끝난거야?]

[...응... 수업 괜챦아?]

[ㅋㅋ 어차피 자율학습이쟎아...^^]

어느새 오후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학교안에 울려 퍼진다.

도윤과 현주는 오랜만의 재회에 가슴 한켠에 웅크리고 있던 응어리가 서서히 풀어지는걸 느낀다.

 

[한 승주!!! 너 대체 어딜 간다는 거야?]

클럽 입구까지 따라나선 건영이 승주의 팔목을 강하게 잡아 챈다.

[이거 놔!!]

[정신차려!! 지금까지 견뎌낸거 다 물거품 만들고 싶어?]

[놔줘~ 건영아]

[승주야!!!]

애원하는 승주의 눈빛

강하게 거부하고 부여잡는 건영...보낼수 없다.

못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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