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빈 공터에 담을 쌓는다면
시멘트와 블럭을 쌓아도
아니 그냥 싸리들만 둘러도
그것도 아니면
조그마한 막대기 하나만 들고
그 공터에 줄이나 하나 쭈욱 그어준다면
그걸로도 담이 될텐데
참 신기한 물건
어린 시절 오징어달구지라는 놀이 때처럼
맨땅에 선만 그어도
마치 커다란 담이 가로 막힌 양
거길 통과하지 못했던
마음밖에 담쌓기는 비교적 쉽지만
마음 안에 담쌓기는 너무 힘들다
담이라는 것이 원래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는 것이니까
사람의 마음을 나누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담 밖에 서있으면 담 안이 그립다
담 안에 서있으면 담 밖이 안타깝다
난 지금 마음의 담을 쌓고 있다
담 밖의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담 안의 사람이 담 밖으로 혹시나 길을 잃지 않게
마음에 담쌓기
조금은 힘겨운 작업
Written by 트리스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