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 번 이혼의 아픔을 겪고 재혼한 대한민국의 보통 남자입니다.
먼저, 저는 제 글솜씨가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글이 오늘의 판까지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유는, 많은 분들(특히 아내분들)의 고견을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작합니다.
제 나이는 31이구요, 인천 살고
현재 재혼한 마누라와의 사이에 씩씩한 아들하나 낳았습니다.
제가 처음 이혼하게 된 것은......
별 건 아니고, 결혼 반년도 안되어 마누라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맨날 야근에 치이다보니 마누라에게 신경도 많이 못쓰고, 여름휴가도 반납하면서
일에 매달렸는데, 저도 모르게 그런 일이 생겨버렸더군요.
평생 그 일을 안고 살 자신이 없어서 서로 더 좋은 길을 찾자고 했습니다.
그여자는 냉큼 아이 아버지에게로 갔구요.......
많이 아팠지만 더 열심히 일하면서 잊었습니다.
이혼하고 1년 반쯤 후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일단 저의 모든 상황을 가감없이 받아들여주었고, 그 모든 것을 보듬어주었습니다.
또 대화가 잘 통하고 깊은 대화 속에 서로를 깊이 이해할 수 있어서
평생 좋은 사이가 될 것 같은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의 실패를 하고 나니 내가 전보다 더 잘해야되겠다, 이 사람에게
내가 정말 모든 걸 다 걸겠다....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 사랑을 다 바치기로 했습니다.
참, 제 아내는 저보다 수입이 훨씬 많습니다.
저도 일단은 대기업에서 많은 돈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긴 하지만,
이 직장에서 내 미래를 끝까지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더 나은 길을 찾던 차에
공부를 더 해서 좀 더 발전된 미래를 설계하기로 둘이 합의하고
저는 직장을 퇴사한 후 집에서 모든 가사를 도맡으면서 동시에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아니 매달리려 했습니다.....
마누라는 저의 뒷바라지를 해줬구요....
그런데 아기가 생기고, 아기가 한 번 유산된 후 저희 부부는 상처를 추스르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마누라의 투정과 원망도 받아내야 했구요.
그 후 다시 아기가 생기고, 이번엔 정말 조심조심하면서 아기가 태어날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아기는 채 7달도 다 채우지 못하고 태어나 천사가 될 고비를 여러 번 넘기고
이제 겨우 안정을 찾았습니다.
앞으로 아이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지만,
두부부는 살아줬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며 아기를 돌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시험의 결과(법학적성시험)가 다행히도 잘 나와서(10% 안에 든 것 같아요)
내년에는 학교에 다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저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정말 여러분들께 조언을 구하려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아내는, 시댁과 모든 것이 정 반대입니다.
저는 처가집에 가면 아주 좋은 대우를 받습니다. 그만큼 저는 장인장모님을 좋아하구요.
근데 아내는 시댁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내도 처음에는 시댁에 잘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어머니께 좋은 화장품 선물하고 자신은 샘플 쓰고
먹을 것 입을 것 모든 부분에 있어 시댁에 퍼줄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시댁은 아내의 정성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좋은 것이라고 가져오면 그것에 대한 평가를 했고, 남편 뒷바라지하면서
힘들게 살아가는 며느리에게 은근히 용돈도 요구하셨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배움이 거의 없으신데다가 평생 가난하게만 사셨고,
그만큼 돈 앞에서 작아지시고 돈의 가치에 대해 민감하시긴 합니다.
하지만 다른 인격적 부분에서는 격이 높으신 분들이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부모님과 아내의 시부모님이 동일인격체가 아니라는 점을
결혼 후 살아가면서, 그것도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아들을 대하는 태도와 며느리를 대하는 태도가 다른 분들이었습니다.
아들을 대할때의 인자한 모습은 별로 없고
아들 뒷바라지는 뒷바라지대로 다 하면서 힘들게 아기까지 그리 낳고도
쉬지도 못한채 밖에 나가 돈 벌면서 살림 꾸려가는 며느리에게
사소한 서운한점까지 놓치지 않고 질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에게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는 결혼하기 전에 시부모님에 대한 많은 환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항상 바랬던 결혼 생활이니까 정말 잘 할 자신있다고 제게 여러번 다짐했었습니다.
저또한 결혼하기 전 아내에게 실컷 자랑해서 기대치를 높여놓고
가정을 천국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었지요.
근데 아내의 실제 결혼생활은 지옥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시댁도 며느리를 파악하고 우리는 어찌돼도 괜찮으니까
너희들끼리 행복하게 잘 살아라...그게 효도다 하고 저희를 놔주셨습니다.
아들과 며느리의 분란을 최소화하려는 생각이셨겠지요.
추석이든, 올해 아버지 환갑이든 아무것도 챙기지 않아도 좋고
얼굴 보여주지 않아도 좋으니까 우린 잊고 너희끼리 잘 살아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그게 반갑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 얼굴만 보면 부모님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이혼하고 싶다고 합니다.
결혼하기 전이 훨씬 나았다고, 나 혼자 돈도 더 많이 벌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마음 편하게 살았다고........
그런데 저를 만나서 이 엄청난 지옥도를 경험하게 되었다고.......
처가집은 제가 직장을 그만둔 것을 모릅니다. 올 연말에는 말씀드릴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아직 처가집만 가면 한없이 작은 존재입니다.
따라서 아내는 이 문제를 가지고
친정에 가서 깊게 하소연 할 수도 없습니다.
오로지 소통의 창구는 저 뿐이지요.....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참, 저는 이 모든 문제에 있어서 철저하게 아내의 편에 서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아내가 맞는데다가, 아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아내의 편에 서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님 눈물나게 한 적도 많아요.
그리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지만 제 아내와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걸었습니다.
남자는 결혼하면 효자가 된다지요. 저는 반대입니다. 더 불효자가 되었습니다.
결혼하면 남자는 자기 가정에 충실하기도 바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과 아내를 고른다면? 이란 바보같은 질문에도 저는 당연히 아내라고 답합니다.
힘들다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냥...나랑 아기랑...이렇게만 행복하게 사는 건
안되냐고...... 나는 널 위해서라면 호적도 파버릴 용의가 있다(실제로 파버릴 뻔 했습니다)
너만 있으면 된다. 부모님이야 명절때 보고 가끔 연락하면 끝 아니냐.
내가 불효자여도 하는 수 없다. 내게 제일 우선순위는 너니까........
아내도 저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어디가면 이런 사람 없다고
항상 자랑하고 다닙니다. 그런데 저를 보고 있으면 시댁이 생각나고
그러다보면 지금 현실이 너무 힘들어 벗어나고 싶다고 합니다.
만약 제가 아내와 아이를 잃게 된다면...... 전 모든 것을 잃는 게 됩니다.
당장에 겪게 될 경제적인 어려움.....사실 그런 건 별 것 아닙니다.
먹고 살 수야 있겠지요....... 목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혼자 살아가는 것에 대한 막막함 정도가 아닙니다.
아내와 아이가 없는 상황 자체를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생각할 수도 없구요.
그만큼 아내와 아이를 사랑합니다.
지금 공부하는 것도 사실 아내와 아이가 없다면 아무 필요 없습니다.
저는 제 안에 제가 없어도 좋으니 아내와 아이랑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내를 설득합니다. 마음을 고쳐먹어라. 너와 맞지 않는 시부모님이라면
그냥 거리를 두고 살자. 그쪽또한 연락 없어도 좋으니 그냥 우리 잘 사는 것만을
바라지 않느냐. 밥상은 다 차려졌으니 그냥 이대로 가면 된다고 수차례 얘기했습니다.
근데 아내는 시댁에 대한 마음의 문이 닫혀서 어떤 식으로든 얽히기 싫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저도 죽고 싶습니다.
날마다 아파트 베란다 내려다보면서 이렇게 떨어지면 금방 가겠지.....
하루에도 몇번씩 이런 생각 합니다.
아내에 대해서 좋지 않은 말만 남기시려면 그냥 backspace 눌러 주세요.
저에겐 현실적이고 적용가능한 의견이 필요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