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 최 모 씨는 날씨가 쌀쌀하고 건조해지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지하철 좌석에 앉아 있노라면 바짓단이 살짝 올라가면서 그의 검은색 양말이 드러나는데, 글쎄 그 양말 위에 비듬 같이 허연 가루가 떨어져 있지 뭔가. 소위 '때가루'라 하는 것.
이런 현상을 몇 번 경험하면서 최 씨는 이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저녁이면 때수건으로 다리를 벅벅 문질렀다. 그러나 아침이면 여지없이 양말 위에 때가루가 떨어져 있었다. 저런, 때를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피부의 가장 바깥은 각질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각질세포가 물을 잘 머금고 있어야 피부가 탱탱하고 촉촉한데, 날씨가 건조하면 각질세포에 있던 수분이 증발해버리기 쉽다. 그러면 세포의 노화가 금방 일어나서 피부에서 탈락한다. 이게 허옇게 가루로 떨어져 내린다. 최 씨는 이걸 '때'라고 생각하고 타올로 벅벅 문질렀으니, 결국 피부를 더 망가뜨리고 증상을 키운 셈이다.
요즘 같은 날씨에 비누칠 샤워를 자주 하는 것은 피부 건강에 좋지 않다. 샤워는 2~3일에 한 번 하고, 하더라도 꼭 필요한 부위에만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비누칠을 자주 하면 피부에 있는 유분이 다 없어져서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꼭 비누를 써야 한다면, 쓰고 나서도 피부를 매끄럽게 하는 보습 비누나 순한 유아용 비누를 쓰는 것이 좋다. 그리고 때수건으로 때를 미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하며, 샤워 뒤에는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피부건조증이 있는 사람들은 찜질방에서 몸을 덥게 하거나, 뜨거운 물에 오래도록 몸을 담그고 있는 것도 좋지 않다.
지나친 난방도 피부 건조를 악화시킨다.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화장실 문을 열거나, 빨래라도 널어놓아야 한다. 습도가 적어도 50% 이상은 돼야 하기 때문이다.
피부건조증을 고치려면 영양소를 골고루 잘 챙겨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타민A 혹은 베타카로틴은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데 당근, 늙은 호박, 시금치, 달걀, 동물의 간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콩이나 생선을 즐겨 먹고, 호두나 잣같은 견과류를 간식거리로 먹어주면 좋다. 이런 음식에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지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을 하루에 열 잔 정도는 마시자.
필자 : 이재성님 한의사, MBC 라디오 〈동의보감〉진행자
출처 : 월간《좋은생각》 2006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