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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장진영’ 이아이 “철저히 버리고 싶다”

고추잠자리 |2010.09.27 22:17
조회 1,574 |추천 0

[TV리포트 2010-09-13]

 

 

 

 

 

 

 

 

 

 참 맑은 소주 한잔. 마주 앉은 이아이(27)가 보여준 첫 느낌이다. 동글한 얼굴에선 깨끗한 첫 맛, 깊은 눈망울과 낭랑한 목소리에선 ‘짜릿’한 끝 맛이 느껴진다. 수다를 떨수록 쏘는 맛이 더해 알싸하게 취기가 돈다. 순간 故장진영이 보여 ‘부들’ 떨린다. 또렷하지만 착한 상(相), 치밀한 몰입도, 기를 죽이는 카리스마를 가진 이아이는 장진영과 닮았다.


◆“운이 좋은 아이”



장진영씨와 많이 닮았어요


제가 어찌 감히! (두 손을 내저으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외모는 약간 비슷할지 모르지만 배우로서의 자질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어요. 영화 ‘청연’, ‘싱글즈’, ‘국화꽃 향기’ 등 장진영 선배님이 출연한 작품은 전부 다 챙겨봤을 정도로 팬이에요. 특히 ‘소름’을 봤을 땐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카리스마가 대단하셨어요. 여배우임에도 불구,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버리는 모습을 봤을 때 가슴이 먹먹했어요.


KBS 기획드라마 '자유인 이회영' 여주인공인 ‘홍정아’에게서 장진영씨가 보였어요. 다양한 색을 갖고 있다고 할까



이아이는 정말 운이 좋은 아이에요. 홍정아만큼 여러 성향을 가진 캐릭터를 보통 만나기 힘드니까요. 일제 강점기, 애국을 위해 아나키스트가 됐던 정아는 독립운동에 나설 때면 철저히 냉철한 면모를 보여주죠. 총을 손에 들면 한없이 거칠고 미인계를 쓰기 위해 적 앞에 설 땐 관능적인 요부가 되죠. 반면 가족들에겐 한없이 사랑을 주는 여자에요. 이처럼 다양한 성향이 깃든 캐릭터를 만난 건 로또 당첨과 다름없죠. 캐스팅을 결정해준 신창섭 PD께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어떻게 ‘홍정아’와 만날 수 있었는지 궁금해요


재학 중인 일본대학 방학 기간이라 한국에 들어왔는데 마침 ‘자유인 이회영’ 제작사 측에서 오디션을 보라고 연락이 왔어요. 영화 ‘대한민국 1%’에서 정아와 비슷한 느낌인 여전사 역을 했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해요. ‘이회영’ 대본을 보고 홍정아에게 홀딱 반해서 오디션에 참가했어요. 당시 정말 잘 하지 못했는데 뽑아주셨어요. 맞죠? 저 정말 운이 좋다니까요(웃음).


조선말 이회영을 도왔던 아나키스트 ‘홍정아’는 어떤 여성?


총 잘 쏘는 터프한 여전사지만 활발하고 자상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에요. 이회영의 가노 홍흥순의 딸로 이회영 일가의 망명 당시 아비 흥순과 함께 이회영을 따라 만주로 떠나죠. 아비 흥순이 만주에서 병사한 직후, 사실상 회영이 딸처럼 여기고 키워요. 낮에는 상해 프랑스 조계지 내 전철 안내양으로 일하고 밤에는 흑색공포단의 임무를 수행하며 살죠. 또 정아는 이회영 부자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역할도 해요. 이회영에 대하여 절대적인 신뢰와 존경심을 갖고 있지만 마음의 한 켠에 여자로서의 어쩔 수 없는 감정이 숨어 있죠.


여전사가 해내야 할 액션을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한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영화 ‘대한민국 1%’에서도 여전사로 등장했죠. 그때도 위험한 액션장면이 많았지만 대역을 쓰기 싫었어요. 제가 맡은 배역은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아무리 위험성이 따른다고 해도... 액션스쿨에 바로 등록했고 태권도, 검도는 물론 쿵푸까지 배웠어요. 싸움꾼 다 됐죠(웃음).


◆“애국하는 아이”



연기를 배우러 바다 건너 일본까지 간 이유는?


영화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어요. 아시다시피 일본 영화기술은 우리나라보다 10년 정도 앞서있어요. 보다 풍부한 지식을 쌓고 싶었고 넓은 시각을 갖고 싶어서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어요.


일본대학 영화학과에 입학하기가 쉽지 않은 걸로 아는데요, 실력이 대단하네요!


감사하죠. 저처럼 부족한 학생을 뽑아주신걸 보면. 영화학과도 여러 분야로 나뉘는데 전 배우가 되고 싶어 연기과로 지원했어요. 최초였대요. 담당 교수님께서 외국인 유학생이 연기자 코스에 합격한 사례는 없었다며 분에 넘치는 칭찬을 해주셨어요. 부담이 됐다고 해야 할까. 강의시간에 교수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농담까지 다 필기하고 외우는 등 악바리처럼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초창기에는 일본어도 유창하게 못했기 때문에 방과 후 친구들이 놀 때 전 머리 싸매고 어학, 연기공부 등에 매진해야했어요. 덕분에 꽤 빠른 시간 내에 학우들을 따라갈 수 있었지만, 주변에 남은 친구가 없어서 아쉬웠죠.


일본 톱스타 아오이 유우도 같은 학교 아닌가요?


동기지만 친한지 않아요. 아오이 유우를 본 적은 많지만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는걸요(웃음). 아오이는 대학 입학 전부터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그대’였어요. 영화 ‘하나와 엘리스’로 이미 톱스타 대열에 오른 후 대학생이 된 친구에요.


일본 친구들은 독도에 대한 어떤 사고를 갖고 있나요?


화가 날정도 무관심이에요. 대학교 1학년, 교양수업 중 한 과목이었던 국사시간이었죠. 일본 국사책 지도에 독도가 일본 땅으로 그려져 있었는데 분노가 치밀더라구요! 흥분해서 일본 동기들에게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주장했죠. 설득하기 위해 한국에서 배웠던 지식을 총 동원해서 열변을 토했어요. 심지어, 친구들 국사책을 모조리 빼앗아 일본 지도 안에 있는 독도에 태극기를 일일이 그려 넣었어요. 헌데, 김이 팍 새더라구요. 일본인 친구들에게 돌아온 말은 ‘그래. 너 독도 가져라. 우린 관심도 없다’ 그때 깨달았죠. '일본 학생들은 애국심과 역사의식이 없는 무지한 친구들이구나'라는 점을요. 9월 말, 다시 일본으로 떠나는데 친구들에게 재차 강조할거에요. 독도는 우리 땅!


드라마 ‘자유인 이회영’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애국을 실현하고 있네요.


학창시절 때부터 유독 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독립 운동가들이 쌓은 공로를 배울 때면 ‘나도 커서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드라마를 통해 독립운동을 해 볼 수 있어서 의미가 남달라요.


◆“사랑해야 하는 아이”



차기착은 정해졌어요?


신인배우라 다음 작품이 바로바로 정해지지 않아요. 다시 ‘기다림’의 시작이죠. 홍정아 다음엔 어떤 캐릭터와 만날지 궁금하고 설레요.


그럼, 일본가기 전까지 마음 편히 쉬면 되겠어요


아니죠! 방학숙제가 산더미에요(웃음). 드라마 촬영에 전념하느라 과제를 깜빡 잊고 있었어요. 아!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네요. 방학숙제를 끝낸 후 종일 집에서 영화만 볼 생각이에요. 별다른 취미는 없고, TV 앞에 앉아 있을 때가 가장 신나요.


온통 연기 생각뿐이군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장진영 선배님처럼 제 자신을 철저하게 버릴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관객들이 이아이가 맡은 배역과 만났을 때 전혀 배우 이아이를 찾아볼 수 없도록, 완벽하게 캐릭터를 흡수할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독한 ‘깡’소주다, 이아이. 그저 착하지만은 않다. 아니, 무섭다. “연기를 할 수 없다면 죽은 거나 마찬가지” 배우에 대한 집착과 쉼 없는 도전, 매서운 자책. 욕심은 ‘놀부’ 저리가라다. 물론, 막무가내가 아닌 땀 내나도록 바란다는 점에서 다르다. ‘사랑은 하니?’ 보이스리코더를 끄고 묻자 금세 시무룩해진다. 연애도 취미도 마다하고 오직 한 길만 걷는 이아이, 물건(?)이 될것 같은 느낌이 온다.

TIP> ‘이아이’는 이런 아이?


본명은 이영은. 올해 27세로 일본대학교 영화과 재학 중이다. 3남매 중 장녀인 이아이는 마냥 밝지만 책임감이 강한 성격을 지녔다. 2006년 KTF 전속모델로 데뷔, SBS ‘나도야 간다’ MBC ‘태왕사신기’ KBS ‘투명인간 최장수’ ‘며느리 전성시대’ ‘한성별곡’ ‘자유인 이회영’ 영화 ‘대한민국 1%’ 등에 출연한 바 있다.


〈티브이리포트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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