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일차(단편!)
총 이동 구간 - 포항역~경주~언양
총 이동 거리 - 약 75km
6일차 거점 - 언양평화교회
관련 키워드 - 안압지 첨성대 포항역 언양 가지산 영남알프스
4시 30분 경.
대합실 문이 열리자 마자 들어가서 상태를 확인한다.
제법 평온(?)해보이는 표정이지만 이 땐 정말 찌뿌둥~하고 피곤했었지..
대합실에 이른 새벽부터 나온 어르신들이 많이 보였다.
이런말 해도 될까?
정말 새벽에 막 열린 역 대합실에는 한눈에 봐도 노숙인임을 확인 할 수 있을 듯 한, 그런 차림의 어르신들이 많았다.
분명 나처럼 4시 30분을 기다렸겠지.
사진의 슨샌님은 술이 많이 취한 상태였는데, 나에게 다가오시더니 자판기 커피도 뽑아주시고
왕년에 여행했던 경험들을 속사포 랩 마냥 빠르게 알려주시곤
배가 고플꺼라며 잠시 어딜 나가시더니 빵이랑 우유를 잔뜩 사오셨다.
감사합니다!!
나에게 빵을 준 슨생님과 역무원과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한차례 대판 설전을 벌이신 후에,
나를 파출소로 데려갔다.
그 파출소에서 내가 오니까 첨엔 이상하게 쳐다보시더니
무전여행하는 학생임을 밝히고 나니 엄청 친절하게 이것저것 알려주신다.
그렇게 파출소에서 한 30분 앉아서 길도 여쭙고 우유랑 빵도 먹고 그러고 있었더랬다
파출소를 떠나 다시 길을 나서며
남은 우유와 카페라떼..
파출소에서 알았는데, 알고보니 저 우유와 빵은 경찰 슨생님들이 그 아저씨한테 사준거더라고...
저 우유가 1000ml 였나.. 암튼 먹다 먹다 진짜 뒈지는 줄 알았다.
양이 장난 아니고 일단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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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원더키디의 배경을 방불케 하는
세련된 도시의 느낌(?)
어느 덧 해는 저~~짝에서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습했던 기온도 점차 사그러짐을 몸이 차츰 느끼기 시작한다.
어느 곳이던 아침의 광경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다!
걸으면서.. 포항의 여행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얼마나 걸었을까?
좁은 골목길에서 갑자기 큰 국도변이 나오기 시작하더라고.. 이 날을 꼭 경주쪽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지금 히치하이킹을 안하면 왠지 힘들어 질 것 같은 생각에 길 가장자리에서 슬슬 준비를 했지.
마침 큰 도로로 나가기 바로 직전에,
작은 도로와 큰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있고 차가 설 공간도 제법 넉넉해서 히치하이킹 하기에는 적당한 장소라고 생각.
...
...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많은 차가 섰지만
목적지가 다르거나 혹은 바로 요 앞을 가신다는 선생님들 밖에 없었다.
기다림의 연속.
하지만 조급한 마음 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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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차 한대 얻어 타고!! 고고싱!
이 선생님께서 경주까지는 안갔지만 경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며
거기로 데려다 준다고 하셨지.
무전여행이란걸 신기해 하면서도 은근 부러워 하는 눈치다.
별거 엄서요 슨상님! 떠나세요!
휴가 받고 한 번 가보세요!
..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현실적으로 좀 힘들다는 대답 뿐..
어딘지 모를 곳에 날 떨궈주신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에이 아니에요. 경주까지 못가서 미안하네."
90도 배꼽인사 작렬!
여행지에서 90도 인사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느낌이다.
필요에 따라 110도 가량 허리가 꺾어지는 초절정 감사의 인사도 종종 필요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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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기다리자.
버스 한 대가 츠츠츠차팟삿팟 하고 선다.
재빨리 근처에 있는 어머님께 물었다.
"어무니 이거 경주 가요?"
"가가."
난 버스에 올라 기사 아저씨께 당당하게 말한다.
"안녕하세요 슨생님! 저 무전여행 하는 학생이라 돈이 없는데, 경주까지만 좀 태워주심 안될까요??"
흔쾌히 허락하시며 얼른 올라 타라고 손목을 까딱까딱 하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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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앉아 내달리는 뻐쓰 창 밖의 풍경을 본다.
첨엔 그저 무념무상이다.
대한민국의 구름과 강과 들판이 한 눈에 들어오면 그제서야
"오호호..호... 좋구나!"
탄성이 절로 나온다.
흐린 날씨가 좀 걸리긴 했지만 여행에 있어 날씨란 그저 택할 수 없는 옵션일 뿐이다.
경주에 도착해서 어느 시장통이 보이고..
경주에 도착한 느낌을 물씬 풍기게 해주는 '경주'스러운 역의 모습.
드디어 경주를 왔다.
땡전 한 푼 없이 6일만에 삼척에서 경주까지 왔구나..
이대로 가면 '無錢'으로 전국일주도 가능할게야!
서서히 내 마음속에 확신이 들기 시작한다.
...
그리고 사진도 조금씩 찍는 횟수가 줄어들고, 눈으로 보는 것이 우선시 되기 시작하더라고..
첨엔 내가 눈으로 뭔가 보기전에 사진으로 찍어발겼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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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동안 나라의 수도였던 경주.
신라천년의 고도!
인포메이숀 센타에 가서 대략적인 루트를 생각해 본다.
1박2일 방송에서도 나온 경주 스템프 투어.
스템프 투어를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여행 중에 도움이 될까 싶어 한 장 얻어 나온다.
불국빵 하나 얻어 들고
나무.
첨성대 주변에는 아이 어른 누님 동생 형님 할아버지 할머니 부터
내 눈앞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커플 색기들..까지ㅋㅋ
참으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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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첨성대 입장료 500원.
매표소에 가서 당당하게 외친다.
"슨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무전여행하는 학생인데..."
"500원....."
결국 못들어 가고 밖에서 ZOOM으로 땡겨 찍는다.
여기저기 보이는 모든 풍경들은
여기가 경주 임을 물씬 느끼게 해준다
자전거 하이킹 족(?)
천 년 고도라 역시 다르긴 다르다.
많은 유적지나 문화재들이 조밀하게 모여있다.
사실 경주에서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은 안압지!
안압지의 야경이 너무나도 이뻐서, 비록 낮이지만 안압지는 꼭 가봐야지! 하면서 안압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꽃
정리가 잘 된 꽃 길은
사진 찍는 사람들에겐 보석같은 장소다.
나도 여기서 셀카를 찍었지만, 이 글을 보는 누군가가 혹시나 식사시간 일까봐 예의상 올리진 않겠다.
곡선의 아름다운 길.
이 길이 직선으로 쭉 뻗은 길이었다면 재미가 없었겠지
사랑하는 요원이 누님께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작은 다리.
무슨 사연인고 보니..
천애교라고라..
아놔, 여자친구 없는 나에겐 실로 개같은 다리 중에 하나일 뿐.
흐흐흐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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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꽥꽥"
유치원생의 소풍장소로는 딱이다.
드디어 안압지로 들어선 나!
들어가기 전에 역사적 배경을 살펴본다.
안압지.. 얼마나 기다렸던가!
나 말고 관광객이 많아서 살짝 눈치를 보다가..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저기~ 꼬깔 쓴 누님께 다가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전 무전여행하는 학생인데요 제가 돈이 없어서 그런데.. 잠깐만 들어갔다 오면 안될까요? ^^"
했더니..
당황한 반응을 보이시더니, 이내
"입장권이 없으면 못들어가염..."
난 굴하지 않았다.
"아, 그럼요 제가 빨리 들어가서 안압지 사진만 딱 찍고 나오면 안될까요?? ^^"
"매표소에 가셔서요..."
실로 충격이었다.
바로 눈 앞 어딘가에 있는 안압지를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해 온다.
결국 안압지를 못 보고....
'한 청년의 꿈이 신라 천년 고도에서 꺾이는구나.'
급 침울해 졌다.
다른 곳을 서성이다가 찍은 사진.
들판의 꽃
연인들과 자전거 여행 혹은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로 경주는 평일에도 인산인해..
털렁털렁 길을 걷고 있는데 석빙고가 나오네
그 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에 다가갔는데, 와 진짜 시원하다.
얼음은 없지만..
시원시원.. 당장이라도 철망을 뜯고 안으로 들어가서 눕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경주..
난 이 돌빠구에 앉아 내 여행의 목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과연 이게 내가 하고 싶었던 여행인가?
정말 한 40분 이상은 쪼그려 앉아 있었던것 같다
경주 여행 책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내 여행에 대한 후회를 쏟아내기 시작했지.
경주에 있는 난 여행객이 아니라 영락없는 관광객이었다
관광도 여행의 범주에 있긴하지만
내가 바라던 여행은 누군가 만나고 이야기하고 길에서 배우는 여행이었기에
하트가 보이시나요
영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길..
이쁘다
결국 길은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그렇게 마구 싸돌아 치기 시작한다.
궁예와 관심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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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만난 우유 파는 어머님과 근처에서 주차요금 받는 일을 하시는 어머님과의 조우.
한참을 서서 이야기하고..
경주는 어떤지 그리고 내 여행에 대해서..
용감하고 대견하고.. 그리고 중요한 건 나보고 너무 잘생겼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ㅋㅋ
감사합니다 어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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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를텐데 우유 아무거나 하나 먹으라길래 딸기구유 하나를 집어들었더니,
어머님께서
"에이 왜 제일 작은걸 골라, 그럼 두개 가져가서 먹어! 힘내고"
하시네..
코 끝이 찡하다.
우리 어머니 같다.
"잘생긴 총각하고 사진을.. 아니 나 화장을 안해서 몰골이.."
안해도 아름다우십니다요!
보이는 길대로 그냥 걷기 시작한다.
마음이 평화로워 짐이 느껴지더라고.. 여행이 그래 내가 원하던건 이런건데! 하면서
그냥 기분 좋게 걷는다
돈 없으면 어떠냐, 당장 먹을 딸기우유 두 개가 있는데
ㅋ캬캬캬
약수물
한바가지 시원하게 먹으려고 했지만, 안전을 생각해서 얻은 생수를 먹는다.
그래서 손과 팔에 물만 적셨지..
물론 분홍바가지로 떠서 개념있게
경주빵의 모태가 된 경주 황남빵 본사가 나온다..
들어가서 봤는데
와 장난아니야!~~~
사람들이 한 20 명이 동시에 앙꼬를 북북 파내고..
하나 얻어 먹으려했는데 너무 장사가 잘되고, 낱개로는 안팔아서 과감히 포기한다.
사실 일하는 사람들 표정이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소도시의 다운타운 인가..
소도시의 공통점은 시내에 전기줄이 거미줄 마냥 널부러져있다는 것..
강릉이랑 닮았구나.
경주는 곳곳이 문화재다.
삼우문구완구 라는 문방구 앞에서
간만에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옛날 장난감들을 구경하면서 추억을 곱씹어 본다..
예전에 가지고 놀던 것들이 상당수 아직도 팔리고 있더라고 ㅋㅋ
한 참 구경하다가,
너무 지쳐서 문방구 건너편에 쪼그리고 쉬는데 하~얀 트럭이 지나가더라고
그냥 손을 흔들었다 앉은 채로.. 건방지게스리..
내가 왜 그랬을까?
그런데 그 트럭이 쪼르르 내 앞에 서더니
30대 돼 보이는 선생님께서 무전여행 중이시냐고 물으시네?
어떻게 무전여행인 걸 알았을까?
"네!!!선생님 어디가세요?"
하니까,
좀 멀리 가신다네, 양산아리고..
감이 안잡혔다. 양산이 어딘지 정확하게는 모르니까.
"탈래요?"
잽싸게 탔다.
사마귀가 메뚜기를 사냥하는 속도로..ㅋㅋ
이 선생님은 물류일 하는 선생님인데 포항에서 양산 가는 일이 있어서 가신다고..
부랴부랴 지도를 꺼내서 보니 양산이 장난 아닌거야.. 거리가ㅡㅡ
고민을 좀 하면서..
아까 내가 무전여행 하는지.. 그걸 한 눈에 어떻게 알았는지 너무 궁금하더라고,
그래서 물어봤다.
"선생님 근데 저 무전여행 하는건 어떻게 아셨어요?"
하니까,
"무전여행을 어렸을 때 해보고 싶었는데, 저번에 무전여행하는 학생을 한 번 태운 적 있어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내가 언양에서 내린다는 얘길 했고,
..
와.. 정말 이 선생님께서 내 표정을 보시곤 한 숨 자라고!
너무 온화한 표정으로 말씀하셔서 정말 푹잤다.
실례인건 알았지만. 너무 편안하게 의자 뒤로 땡겨서 푹 잤지..
얼마나 감사했던지..
내려서 같이 사진 찍자고 부탁했더니, 사진만은 안되다고 하시네 한사코;;
인연이라면 또 어딘가에서 만나지 않겠냐 하시며...
언양에 내렸는데 어둠이 스물스물 내렸다.
배도 고프고 잘 곳도 없고..
근처를 돌다가 짜장면 집에 무작정 들어가 얘기를 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무전여행하는데 진짜 배가 너무 고파서...흑(살짝 연기톤)"
와! 멋진 사장님 밥과 짜장과 탕슉도 챙겨주시고.. 진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언젠가 언양에 오면 꽃 다발 들고 한 번 찾아 올게요"
했더니, 너털웃음을 ...
정말 너무 잘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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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에 용마루 사장님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용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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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문드문 보이는 교회.
교회에서 잘까 하다가.. 텐트에서 자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이 날은 텐트에서 자고 싶어서
초등학교로 들어가 지붕이 있는 체육관 앞에 배낭을 내려놓고..
114에 물어 이 학교 당직실에 전화해서, 새벽 6시에 나가겠다고 말했으나
요즘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 때문에 뒤숭숭해서 안된다며...
"오호!!"
당장 일어나 자리를 떴다..
교회를 찾는데 비가 쏟아지더라고.. 당장 레인코트 꺼내 입고 도둑 포스 작렬하며 돌아다니다가
결국 어느 교회로 들어갔다.
마침 교회에서는 삼겹살 파티를 하고있었고,
용마루에서 맛있게 배불리 먹어 식욕은 없었지만.. 나에게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접하는 삼겹살과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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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한민국은 살만해
감사합니다 목사님..
중보기도 방이라고..
기도 방이 있는데 여기서 하루 묶게 됐지..
정말 행운이 가득한 날이었다...
6일차 끝~~~
7일 차에서는 영남알프스의 최고봉.. 가지산 등정 특집


































































